박영수의 문화답사


 

 

◈영산루
국보 제14호로 경북 영천시 청통면 신원리에 소재해 있으며 돌계단을 오르는 비교적 높은 기단 위에 소박하고 간결하게 지은 영산전은 거조암의 중심건물이다. 해체해 보수할 때 발견된 목서명에 의하면 고려 우왕원년(1375년)에 건립됐으며 이후 여러 차례 고쳐졌다고 한다.
영산전은 주심포계형식의 정면 7칸 측면 3칸의 맞배지붕 형태의 건물로 남아 있는 고려시대의 건물 중 가장 큰 건물이다. 한국의 목조건축양식은 공포(상부처마)의 무게를 기둥으로 전달하는 부재의 형식에 따라 주심포계와 다포계 양식으로 나누는데 주심포계는 공포가 기둥위에만 있는 형식을 말하며 삼국시대부터 지어졌으며 다포계는 공포가 기둥 위에도 있고 기둥 사이에도 놓이는 형식으로 고려시대 후기부터 지어졌다고 한다. 맞배지붕은 이 영산전과 같이 옆에는 처마가 없이 사람인(人)자 형태를 취하는 지붕형태를 말한다.
영산전 안에는 석가모니불과 526분의 각기 다른 표정을 짓고 있는 석조나한상을 모시고 있다. 나한(羅漢)은 아라한(阿羅漢)의 준말로 최상급의 수행자로 공덕을 구비한 자를 말하며 이들은 무뢰한류의 세속잡인에 불과했으나 불타의 설법에 감복해 하나 같이 인생의 진심을 깨닫고 오도불성한 불제자를 이르는 말이다. 


◈은해사 백흥암 극락전 수미단
보물 제486호(1968. 12. 19.)로 지정됐으며 수미단이란 절의 법당 정면에 상상의 산인 수미산 형태의 단을 쌓고 그 위에 불상을 모시는 대좌를 말한다.
은해사 백흥암 극락전에 있는 1.25m, 너비 4.13m의 수미단은 조선 후기에 만든 불단이다. 앞쪽 면은 5단으로 돼 있으며 각 단도 5등분돼 직사각형 모양을 하고 있다. 제일 윗단은 안상문을 도드라지게 조각했다. 제2단은 봉황, 공작, 학, 꿩 등을 제3단은 용, 어린아이, 물고기, 개구리 등을 섬세하게 조각했다. 제4단은 코끼리, 사자, 사슴 등을 꽃잎 속에 조각했고, 제일 아랫단 양쪽 끝에는 도깨비 얼굴을, 가운데 부분에는 용을 조각했다. 각 단에 있는 새나 동물의 배열이 특색 있고 조각기법도 우수하다. 이런 특징이 있는 불단은 조선 후기 작품으로 더러 남아 있지만 이 불단은 그 중에서도 대표되는 작품이다.


◈영천 청제비
보물 제517호(1969. 11. 21.)로 지정돼 있으며 경북 영천군 도남동 산 7-1에 소재해 있으며 그 시기는 신라시대로 보고 있다. 영천 ‘청못’이라는 저수지를 축조하면서 기록한 내용과 중수에 관한 내용을 기록한 비석이다. 1968년 신라삼산학술조사단에 의해 발견됐으며 흔히 청제비라고 부른다. 전체적인 모습은 화강암의 자연 판석으로 직사각형 형태이고 비의 양면에는 각기 시대가 다른 비문이 새겨져 있다.
신라 법흥왕 23년(536)의 명문이 있는 것은 청못을 처음 축조할 때 새긴 것이고 반대 면의 신라 원성왕 14년(798)의 명문이 있는 것은 청못을 새로 수리했을 때 새긴 것이다. 각기 비를 세운 연월일, 공사명칭, 규모, 내용, 동원된 인원수 등이 기록돼 있다.
청제비 서쪽으로는 조선 숙종 14년(1688)에 세워진 청제 중립비가 있다. 영천 청제비는 신라 수리시설의 실태와 신라 사회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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