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논단

 


하 성 규  한국주택관리연구원 원장


수익 1,200% 향상, 주주가치 54배 증가, 전 세계 40개 나라 진출, CEO 부임 3년 만에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든 사람이 있다. 주인공은 세계적 베스트셀러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의 저자인 스티븐 코비(Stephen Covey)다. 그는 코비리더십센터의 CEO로 발탁되어 초고속 성장의 꿈을 현실로 바꾼 사람이며 코비링크월드와이드의 공동 창립자로서 이러한 경이적 성과를 이룬 원동력은 무엇일까?
코비의 메시지 핵심은 ‘신뢰’라는 단어에서 찾을 수 있다. 그는 진실과 성실을 기초로 쌓은 ‘신뢰’가 유형의 경제자산이라는 사실을 최초로 증명한 기념비적인 책을 발간한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신뢰의 속도’라는 제목으로 2009년 발간됐다. 코비는 이 책을 통해 전통적 명제를 뒤집었다. 즉 많은 사람들이 신뢰라는 것은  관념적으로 인식된 것으로 실증이 불가능하고 윤리적 규범일 뿐이라는 점을 부정했다. 그는 신뢰란 유형 자산이며 인간의 가장 소중한 가치라 주장했다. 신뢰는 일반인들이 인식하고 있는 것 보다 쉽고 빠르게 형성할 수 있고, 실행 가능하며, 바로 성과로 이어질 수 있어 사회기반을 튼튼하게 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기반이라는 점이다.
한국사회는 신뢰가 무너져 갈등의 현장으로 변한 가슴 아픈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그중 가장 적나라한 예가 바로 아파트 단지인 주거공동체에서 많이 발생되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D 아파트, 약 109㎡과 약 155㎡ 일반 아파트 2동, 임대아파트 1동 아파트 3개동의 이 단지에서 발생한 일이다. 단지 내 일반 아파트와 임대아파트 사이의 통행이 불가능하도록 막아놓은 높은 담장이 무너진 신뢰를 말해준다. 임대아파트 주민과 일반아파트 주민 사이에 사사 건건 다툼이 잦았고 불신이 증대해 큰 담장을 만들게 됐다. 이 단지 내 일반아파트와 임대아파트 주민들은 이웃사촌이 아니라 이웃 원수로 변했다.
1980년대부터 공공임대아파트가 많이 공급됐고 재개발 단지는 일반 아파트 주민과 임대아파트 주민 사이에 심각한 갈등과 분쟁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서울 등 대도시 대규모 아파트 단지나 신도시의 아파트 단지 내 일반아파트와 저소득층을 위한 임대아파트 사람들 간의 갈등은 지속되고 있다. 우리나라 임대아파트와 일반아파트가 혼합된 단지는 어른들 간의 편견이 어린이들의 주먹다짐으로까지 비화되기도 한다. 일반아파트(132~165㎡ 아파트) 학부모들이 자녀들에게 “공공임대아파트 단지 애들과 놀지 마라”고 공공연하게 말을 한다. 동심의 세계에 아파트의 면적과 자가와 임대라는 점유형태상의 계층화와 사회적 배제를 부모들이 조장하고 있다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아파트 단지 갈등의 원인은 근본적으로 서로 신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벌어진 일들이다. 신뢰는 가정, 직장, 주거단지 등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면 반드시 필요로 하는 인간의 삶의 조건이자 사회적 자본이다. 사회적 자본 연구의 대표적 학자인 퍼트만(R. Putman)은 사회적 자본의 주요 구성요소로 ‘신뢰’, ‘규범’, 그리고 사회적 ‘네트워크’를 꼽고 있다. 
신뢰가 무너진 아파트 단지나 주거지역에서 공동체적 결속과 이웃 간 친숙한 관계를 기대하기란 어렵다. 신뢰 회복은 편견과 아집에서 벗어나야 형성되며 봉사와 양보의 태도와 정신을 필요로 한다. 우리사회가 선진사회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물질적 풍요 못지않게 이웃 간 신뢰는 매우 중요하다. 아무리 경제적으로 소득이 높다고 해도 서로 신뢰하지 못하고 갈등이 지속된다면 그 사회는 웰빙과 삶의 질을 담보할 수 없을 것이다. 신뢰는 우리 사회의 가장 가치 있는 자산임을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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