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구서태평양아파트

▲ 왼쪽부터 백중기 미화원, 백정옥 미화원, 신순희 선거관리위원장, 강영숙 전 회장, 윤순이 전 총무, 심현미 전 대표, 김상훈 회장, 노명희 관리사무소장, 김경숙 전 감사, 오재엽 이사, 성상한 현 대표, 손봉수 경비원, 이성규 경비원

 

부산 구서태평양아파트는 1994년에 입주한 200가구의 자그만 보금자리로 800여 입주민이 서로 이해하고 양보하며 큰 다툼 없이 평화롭게 생활하고 있다.
아파트 이름이 저 넓은 태평양이라서 그런지 입주민도 대부분 마음이 넓고 좋은 분들이 많고, 입주한 지 20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지만 그동안 근무했던 직원들이 관리에 만전을 기한 결과 단지가 환하고 정갈하다.
교육수준이 학군이 좋아 유치원, 초·중·고등학교와 예술 중·고등학교 등 유명한 학교들이 가까이 있어 자녀가 있는 분들의 입주 선호도가 높은 편이며 근처에 윤산(구월산), 오륜대, 회동수원지가 있어 등산과 아름다운 둘레길 산책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천혜의 자연풍경을 마음껏 누리고 있다.

▲ 시장 표창장 수여

 

대표적인 그린아파트

▲ 단지 내 수목 전정 작업

요즘 회자가 되고 있는 에너지절감을 대표적으로 시행한 이 아파트는 그 결과 몇 년 새 상복이 터졌다.
2014년 4월 이런 공고문 한 장이 게시판에 붙었다.
“우리 한번 음식물쓰레기 확 줄여봅시다”
버리는 비용도 줄이고, 환경도 살려 보자는 취지였다. 오고 가는 200가구 입주민이 조금씩 공감하는 듯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입주민들이 배출한 음식물쓰레기는 그 전년도 총 누적량보다 34.77%가 줄었다. 무게로 따지면 1만486㎏에 이른다. 이 성과를 인정받아 금정구 19개 아파트가 경합에 나선 ‘2014년 공동주택 음식물쓰레기 감량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어느 아파트가 음식물쓰레기를 많이 줄였는지 비교했다.
구서태평양아파트엔 어떤 비법이 있었을까. 우선 시스템이다. 원래 이 아파트는 배출한 음식물쓰레기가 많든 적든 똑같은 처리비용을 부과했다. 전체 처리비용을 가구별로 나누는 것으로 끝. 그러나 2013년 11월 전자태그(RFID) 음식물쓰레기종량제를 도입한 후 음식물쓰레기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
RFID종량제란 칩을 이용해 개개인이 버린 음식물쓰레기 무게를 측정해 그만큼 처리비용을 부과하는 시스템이다. 카드를 기계 투입구에 넣으면 투입구 문이 열린다. 음식물쓰레기를 버리면 ‘쬎쬎g입니다’란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가구마다 한 달 동안 버린 무게를 측정해 관리비와 함께 청구된다. 눈으로 얼마나 많이 버리는지 매일 확인하다 보니 입주민들의 마음가짐이 확 달라졌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노명희 관리사무소장은 “이번 기회에 쓰레기도 줄이고 환경도 살리자는 입주민들의 한마음, 한뜻을 모았다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입주민끼리 서로 노하우도 공유했다. 음식물쓰레기 중 말릴 수 있는 것은 신문지 등에 펼쳐서 말린 뒤 투입구에 넣었다. 물기를 줄이면 무게도 줄어들고 음식물쓰레기를 비료나 가축사료로 재가공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텃밭을 가꾸는 입주민은 가정에서 재활용해 음식물쓰레기를 거름으로 활용했다. 그 덕분에 이 아파트의 음식물쓰레기 처리비용은 절반으로 줄었다. 여름철이면 월 30만원가량 나와 아파트 입주민들이 나눠 냈는데 월 15만원 이하로 떨어졌다. 금정구 경진대회에 참가한 다른 아파트 중 한 곳을 빼면 모두 음식물쓰레기를 줄이는데 성공했다.

▲ 시청 사례 발표

입주자대표회의에서도 발 벗고 나서

또한 전임 입주자대표회의는 어린이놀이시설 교체 비용을 구청에서 일부 지원받아 관리비를 절약했으며 나무심기, 상시 점등하던 백열등 및 형광등을 LED등으로 교체해 전기료 절감, 음식물쓰레기종량제기기(RFID방식)를 설치해 수수료 절감 등 탄소포인트 줄이기 운동에 적극 참여해 2011년도부터 2014년까지 4년 연속 그린아파트 인증을 받았다.
끊임없이 아파트를 위해 일한 덕분인지 2014년도에는 부산시 그린아파트 최우수, 금정구 그린아파트 최우수, 에너지절약 모범아파트,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최우수 등 총 4개의 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가졌으며 부상으로 받은 약 300만원의 상금으로 입주민들에게 종량제 봉투를 지급해 기쁨을 함께 하기도 했다.
현 입대의도 약 600만원의 견적이 나온 단지 내 수목 전정 작업을 봉사하는 마음으로 한 번 해보자는 뜻에 부응해 조경에 지식이 풍부한 입주민과 함께 직원들도 합심해 최소의 비용으로(엔진톱, 전지 가위 등 공구 구입 및 식대 등 약 130만원) 가을맞이 작업을 끝낼 수 있게 됐다.

계속되는 그린아파트 실현

부산시청에서 절감사례를 발표하게 된 노명희 관리사무소장은 “우리는 물, 불(전기), 바람(공기)이 없으면 살 수 없습니다. 무분별한 에너지 낭비, 환경오염, 미세먼지, 아토피…. 물과 불을 아끼면 좋은 공기를 마실 수 있습니다. 물이 없으면, 불이 없으면, 바람이 없으면 어떻게 되겠습니까?”라며 우리가 사는 환경의 쾌적함을 강조했다.
사람은 누구나 좋은 곳에서 편하게 살고 싶어 한다.
좋은 곳이란 시설이 깨끗한 것도 중요하지만 마음이 편한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파트는 여러 사람들이 모여 살다 보니 서로가 이해하고 양보하지 않으면 행복하게 살 수 없으며 조금 안 좋은 일이 생기더라도 입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의 생각을 잠시 접어두고 “내가 저 사람 입장이라면 어떨까?”하고 한 발짝만 물러나 다시 생각한다면 진정 좋은 아파트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노 관리사무소장은 조용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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