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도와주지 말자

 

율산개발(주)
경영·지원 총괄사장 김경렬

 

세상은 내 힘과 능력으로 살아가는 것이지만 모든 일을 혼자서 할 수는 없으므로 남의 도움을 받아야 할 때가 있고, 남을 도와줄 때도 있는데 결과는 만족스러울 수도 불만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믿고 도움을 청했는데 도와준다는 사람이 오히려 일을 망칠 때입니다. 그럴 때 도와준 사람을 원망해야 하나요? 아니면 사람을 잘못 본 나를 탓해야 할까요?

1. 내 일과 남의 일
누구든 자기 일은 모든 열과 성을 다하지만 남을 도와줄 때는 내 일도 하면서 해야 하니 한계가 있습니다. 문제는 자기 일 만으로도 버거운 사람이 의욕만으로 도와주겠다고 나서면 양쪽 모두 망치게 되는 것이지요. 도움을 받는 사람도 약간의 도움이 아니라 아예 대신 처리해 달라는 수준이면 더 큰 문제이겠지요.

2. 누구의 도움을 받을 것인가
사람에게는 시각과 시야가 있습니다. 시각은 방향이니 서로 다른 방향을 보고 있으면 문제에 접근하기도 어렵겠지요. 그러나 같은 시각(목표)을 가지고 있어도 일을 하는 데는 시야가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시야를 전문화의 정도라고 표현해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인데 어떤 분야의 전문가를 Specialist라고 한다면 균형적인 시야를 가진 사람을 Generalist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 누구나 자기만의 노하우를 공부하고 익혀 뒀다가 나는 이런 능력이 있다고, 이런 일을 가장 잘 할 수 있다고 자기 PR을 하고 그 능력을 팔아서 살아가는 것이지요. 그러나 세상의 일은 복잡하고 각자의 욕심에 따라 왜곡되기 쉬우므로 노하우가 필요합니다. 누가 그 일을 가장 잘 할 수 있는지를 알고 있고 그 사람에게 부탁하면 자기 일처럼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주변에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Generalist의 시야로 전체 문제를 검토해 줄 수 있는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데 지금 내 옆에는 이런 사람이 있나요?

3. 남 도와주지 맙시다.
대부분의 조직에서는 직원의 능력발전을 위해 인사이동 제도를 이용합니다. 새로운 업무를 맡으면 공부하고 익혀야 하며 여러 가지 업무를 해보면서 가장 잘하는 일을 찾을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업무분장은 책임자를 지정하고 그 일의 전문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지만 다른 분야의 업무에 대해서는 공부하지 않거나 무관심해지는 단점도 있습니다. 한 아파트에 오래 근무하는 것을 원하는 사람이 많은데 연애할 때는 마음을 얻으려고 온갖 노력을 하다가 결혼 후에는 너무 익숙해져서 상대방에게 게을러지는 사람이 많은 것처럼 “익숙해지면 게을러진다”는 이치도 생각해야 합니다. 근무지를 옮기면 새로운 시설을 확인해야 하고 모르던 사람들과의 친분도 다시 쌓아야 하며 이런 노력들을 통해 스스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니 근무지를 옮기는 것을 두려워할 일은 아닙니다. 모든 일을 관리소장과 현장 직원에게 맡기는 관리회사는 Risk 관리에 한계가 있고, 내가 이 단지의 관리책임자이니 관리회사에서는 간섭하지 말고 내가 알아서 하겠다는 관리소장도 문제가 있습니다. 관리현장에서 발생하는 많은 갈등은 능력이 아니라 선택의 문제인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자기 판단만이 옳다는 확고한 신념이 고집을 만듭니다. 관리현장에서 문제가 생기면 누구와 의논해야 할까요? 주변의 관리소장들에게 요청해도 자기 일이 바빠서 건성건성 도와줄 뿐이나 관리회사에 지원을 요청하면 자기 일로 처리할 것입니다. 남을 아무렇게나 도와주지 맙시다. 잘 못하면 일도 망치고 도와주는 사람과의 관계도 소원해 집니다.
내 일처럼 해 줄 각오와 능력이 없으면 도와줘서는 안 됩니다.

 

저작권자 © 한국아파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