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여행

 

김 준 연 여행객원기자

기다림은 설레임이고 희망이다
(blog.naver.com/ssolonsun.do)

 

산, 바다, 호수가 어울리는 고성은 낭만여행지로 그만이다.
금강산 가는 길목에 자리한 통일전망대와 DMZ박물관은 아이들과 함께 가족여행 하기 좋은 곳이다. 민족상잔의 그날, 처절한 격전지의 흔적을 돌아보는 안보관광지이기도 하다.
고성으로의 낭만여행은 짙푸른 소나무숲과 넓은 호수, 하얀파도가 잘 어울리는 화진포에서부터 시작했다. 화진포는 자연풍경이 수려하고 광활한 호수 주위에 울창한 송림이 병풍처럼 펼쳐진 자연 석호다.
바다와 연접해 자연경관이 빼어나 예부터 유명한 별장들이 많은데 ‘화진포의 성’으로 불리는 김일성별장과 이승만, 이기붕 별장은 우리나라 분단역사를 담은 안보전시관으로 운영하고 있다. 아직도 많은 이들이 추억하는 ‘가을동화’ 촬영지인 화진포해변은 수만년 동안 조개 껍질과 바위가 부서져 만들어졌다.
수심이 얕고 해저가 청아하고 금구도의 절경과 어우러진 해변의 풍경은 김일성 별장의 옥상 전망대에서 내려다 보면 정말 끝장난다. 하얀파도가 무리 지어 푸른 바다를 달리며 화진포해변을 공략하지만 결사항전의 모래들은 백사장을 내놓지 않는다. 올 여름 화진포를 찾을 피서객들에게 선물로 내어 놓으려는 듯. 이기붕 별장 근처의 소나무 명품숲을 거닐면 바다의 비릿함을 머금은 바람과 솔향을 머금은 바람이 조금은 게으른 내 세포들을 깨어 내기도 한다.
솔향과 하얀파도를 남겨두고 대진항 금강산횟집에서 바다향 가득한 물회를 든든하게 먹고 비무장지대를 지나 금강산 가는 길을 달렸는데 마음이 조금 무거웠다.

 

한때는 교과서에서나 봤던 금강산여행의 꿈이 실현되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중단돼 더 아쉬웠다. 하루라도 빨리 금강산여행이 재개돼 즐겁고 가벼운 마음으로 이길을 달렸으면 한다. 고성군 최북단에 위치한 DMZ박물관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비무장지대 안에 있다.
민간인의 출입이 제한되는 군사지역에 들어가야 하기에 출입신고서를 작성하고 안보교육관에서 안보교육울 받아야만 들어갈 수 있다. 이렇게 DMZ박물관과 통일전망대를 들어가는 출입 절차 과정부터가 안보 체험이 되니 여름방학 때 아이들과 함께 고성여행을 계획하면 좋겠다.
DMZ박물관은 암울했던 분단의 역사를 올바로 알리고, 냉전과 갈등의 아픔을 화합의 미래로 승화시켜 나가는 통일 이야기를 써서 DMZ의 유산을 아이들에게 물려 주려고 만들어졌다.
비무장지대(DMZ)는 해방과 전쟁으로 이어지는 어지러운 한반도의 시대의 아픔으로 축복받지 못한 탄생이였지만 역사와 문화유적지, 생태계의 보물창고이며 평화통일을 위한 남북교류와 협력사업으로 다시 꿈꾸는 땅이 됐다. DMZ의 콘텐츠를 담은 다양한 공예체험도 가능한데 커플 군번줄 만들기 체험을 통해 아빠와 아이가 시간과 추억을 공유할 수 있을 듯 하다. 뮤지엄숍에서 시원한 라떼 한잔하며 쉼 없이 반기는 바람개비와 안녕을 하고 통일전망대로 달렸다. 남방한계선과 DMZ가 만나는 통일전망대에 오르면 금강산 구선봉과 해금강이 지척에 보인다. 발아래에는 금강산으로 가는 동해선 남북연결도로가 보이는데 사람 한명, 차량 한대 보이지 않음이 가슴 아팠다. 내 좋아하는 하얀파도만이 남북을 오가며 유유자적하는데 그들을 바라보는 통일 미륵불과 성모마리아상은 어떤 마음일지….

통일전망대를 방문하는 것으로도 망향과 분단의 설움을 그냥 느끼게 되기에 어떤 안보교육보다도 효과적일 듯 싶다. 통일전망대 관람을 마치고 푸른 바다 위에 떠 있는 착각이 들 정도로 조망이 좋은 마차진해변에 위치한 금강산콘도에 짐을 풀었다. 대진항 금강산횟집에서 싱싱한 바다회로 저녁을 제대로 먹고 첫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다음날 일출은 콘도 발코니에서 만났는데 얼마나 황홀하던지…. 조식을 한 후 바로 앞 해변에 가서 모닝 커피를 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즐겼다. 마차진해변의 바닷물이 얼마나 맑던지 발을 담그기 아까울 정도였다. 그 이른 시간에도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젊은부부의 모습이 정말 예뻐 보였다.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이 어울리는 공간에 우뚝 선 대진등대에 올라 금강산콘도가 자리한 마차진해변의 또 다른 매력을 만났다. 사진이든 사람의 눈동자든 보는 각도에 따라 풍경들이 카멜레온처럼 달라진다는 걸 대진등대에 올라 새삼 느꼈다. 고성여행의 마지막은 관동팔경의 하나로 동해안 일출의 최고 명소로 알려진 청간정과 청간해변이였다.

 

청간정 일출 때 부서지는 파도는 뭉게구름이 일다가 안개처럼 사라지는 황홀경을 자아낸다고 한다. 그 황홀한 일출은 다음으로 미루고 청간정에 올라 동해바다를 내쳐 달려 온 정말 시원한 바닷바람과 포옹하고 노송길을 따라 내려왔다.
올여름 피서지로 금강산 가는 길목의 산, 바다, 호수가 어우러진 고성으로 가족과 함께 낭만 여행 떠나 보아요.


여행정보

-DMZ박물관 www.dmzmuseum.com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통일전망대로 369
-금강산콘도 www.mibong.co.kr   고성군 현내면 금강산로 416  033-680-7800
-금강산횟집 m.금강산횟집.kr   고성군 현내면 대진항길 85   033-682-78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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