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용수의 에세이

 


맥주거리, 장난감거리, 거리거리마다 상품의 종류가 특색이 있고, 지금은 50여 개의 골목이 있다는 골목시장을 돌아 호안끼엠 호수다.
300여 개의 호수를 가진 호수의 도시 하노이의 밤은 깊어 호텔로 돌아오고, 드디어 마지막 날 한기둥사원으로 간다.
지름 1.25m인 한 개의 기둥 위에 세워진 사원이라는 한기둥사원은 ‘일주사’로도 불리우며 베트남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으로 국보 1호이자 하노이를 상징하는 곳이란다.
꿈 속에서 아이를 안고 있는 관음보살을 보고 아이를 얻어 그를 감사하는 마음으로 리왕조가 지었다고 한다.
캄보디아는 소승불교로 자아완성과 실천적 수행과 계율이 근본이며, 베트남은 대승불교로 일체중생 모두의 해탈과 중생구제의 자비가 근본이다. 남방계열의 소승불교가 스리랑카, 미얀마, 태국, 라오스로 전파되고 북방계열의 대승불교가 중국, 한국, 일본으로 전파되었다고 하나 나는 우열을 가리지 않는다. 나만의 깨달음이라는 성문 연각의 자아완성 없이 중생구제도 힘들며, 중생구제의 대자대비가 없는 자아완성의 깨달음이 무슨 필요가 있을까.
소승불교가 뿌리요 줄기라면, 대승불교는 꽃이요 열매라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모두가 하나의 나무다.
나는 불교대학의 강의에서 마음과 부처와 중생이라는 이 셋은, 차별이 없다는 화엄경의 심불급중생 시삼무차별(心佛及衆生 是三無差別)을 자주 들먹인다. 그 중에서도 못난 우리 중생이 최우선이다. 중생이 없는 부처는 물 없는 강이다. 물이 없는데 무슨 강이 필요하랴.
하화중생이 없는데 상구보리가 무슨 소용이 있으랴.
대승불교의 근본이 되는 원이며, 모든 보살(菩薩)이 다 함께 일으키는 원이라고 하여 총원(總願)이라고도 하는 사홍서원(四弘誓願)의 첫째가 한량없는 중생을 맹세코 다 건지겠다는 중생무변서원도(衆生無邊誓願度)다.
모든 불교의식의 끝에다 사홍서원을 방점으로 찍는 것만 보아도 불교의 근본을 알만하지 아니한가.
원력을 세워 극락을 가든지, 공덕을 지어 천상을 가든지, 하늘은 그대로인데 세월이 빠르니 우리는 서둘러야 하리라.
어쨌거나 이 한 기둥 사원을 왼쪽으로 세 번 돌면 딸을, 오른쪽으로 세 번 돌면 아들을 낳는다는 가이드의 말은 들려오는데, 나에게는 전설의 고향 같이 해당이 되지 않아 아내의 엉덩이를 쫄쫄 따라다니며 한 바퀴만 돌고 바딘광장으로 간다. 
베트남의 독립과 통일을 위해 몸 바친 호치민의 묘소가 웅장하다. 지금도 방부처리가 되어 죽어서도 죽지 않은 베트남의 영웅은 이 수많은 관광객의 발길을 알고 있을까.
국회의사당과 공산당본부가 있는 바딘광장의 하늘은 독립선언문을 낭독하는 그날처럼 푸르다.
청렴하여 157㎝의 키에, 검소하여 38㎏의 체중인 베트남의 지도자 호치민. 용의 알에서 태어났다는 베트남의 건국신화처럼 그는 오늘도 여의주를 입에 물고 베트남의 구석구석을 보호하고 있으리라.
여행일정은 하노이에서 전신마사지를 받으며 끝이 나고, 안 산다 안 산다 하면서 아리랑 휴게소에서 무슨 무슨 4종류를 사고, 노니 판매점에서 노니를 샀으니 안 산다는 막말은 살고 싶지 않다는 노인의 거짓말처럼 참으로 조심해야겠다.
하나투어에 지불한 여행의 경비보다 물건 구매가 두 배로 더 많아도 기분이 좋은 건 어디를 가나 대한민국의 모국어가 깃발처럼 펄럭이고, 어디를 가나 대한민국의 자동차가 희망가로 달리기 때문이다.

1달러를 외치는 뜨거운 캄보디아에
앙코르와트보다 더 찬란한 영광 있어라.
1달러를 외치는 뜨거운 베트남에
하롱베이보다  더 푸른 축복 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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