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준 연 여행객원기자
기다림은 설레임이고 희망이다(blog.naver.com/ssolonsun.do)

 

▲ 내소사

초록이 눈부시게 반짝이고 그린그린하는 시간은 6월이 최고다. 어디에 시선을 줘도 파란하늘 아래 초록이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온다.
아름다운 자연의 도시 변산반도 부안은 초록이 예쁜 여행지를 갖고 있다.채석강의 억만년 전 초록과 내소사 천년의 예쁜 초록공간에서 싱그러움을 맘껏 마신 후 세계 최장 방조제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새만금 바다 위에서 환상의 러브스토리를 만나보자.
오늘은 ‘아름다운 숲’, ‘아름다운 길’에 선정된 내소사 전나무 숲길을 먼저 걸어 본다. 하늘을 찌를 듯이 높이 솟은 전나무 숲길을 걷노라면 피톤치드가 폭포수처럼 쏟아진다. 그 피톤치드는 전자파에 얻어 맞은 내 작은 몸뚱아리를 싱그런 초록물 세례로 헹궈주고 키 큰 전나무 숲을 헤집고 드나드는 바람들이 미스트 뿌리듯 가볍게 샤워해 준다. 그렇게 정갈한 몸으로 지저분한 속세의 업겹을 스캔하는 사천왕상을 자신있게 지나간다.
내소사 절 마당에는 아직도 중생들의 바람을 다 들어 주지 못한 부처의 안타까운 마음이 보리수 나무에 매달린 연등 속에서 흔들린다. 철 지난 그 연등의 행렬에 마음으로 합장하고 대웅보전 꽃살문 앞으로 오른다. 내소사 대웅보전의 꽃살문은 현존하는 사찰 꽃살문 가운데 가장 오래 됐다. 불자의 성심이 알알이 박힌 국화와 연꽃 문양들이 꽃밭을 이뤄 천년의 향기를 뿜어낸다. 눈으로 꽃살문을 담았으니 설선당의 따스한 여유로움을 한잔 마시고 직소폭포로 향한다.
전나무 숲에서 피톤치드로 샤워한 가슴은 직소폭포의 시원한 물줄기로 씻어내면 끝장난다. 변산8경 중 2경인 직소폭포를 보지 않고 변산을 말할 수 없다고 하니 꼭 들러봐야 한다.

▲ 직소폭포

 

▲ 채석강

변산에는 억만년의 시간동안 바닷물에 젖어도 찢어지지 않는 수만권의 책이 쌓인 곳이 있다. 국내 유일의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변산반도국립공원에 자리한 채석강은 민물이 아니다.
채석강의 해식절벽은 마치 책을 층층이 쌓아놓은 듯 한데 화강암, 편마암이 기저층을 이루고 있다. 대부분의 여행객들이 격포해변 언저리만 걷고 마는데 해식절벽을 따라가면 유니콘 형상의 해안동굴도 있으니 꼭 들러서 추억의 사진 한장 남기면 좋겠다.
변산 마실길은 1코스부터 14코스까지 있는데 나는 새만금홍보관에서 출발하는 1코스부터 격포항까지 이르는 3코스까지만 걸었다. 변산 마실길은 바닷바람을 맞으며 갈매기를 벗 삼아 즐겁게 걷는 길이다. 바다와 나란히 걷는데 꼭 바다를 밟고 걷는 착각이 든다.
서해바다의 파도는 와일드하지 않고 살랑살랑 가볍게 발바닥을 간지럽히며 안마도 해준다. 변산의 산과 바다로 천년의 이야기를 담았으니 바다 위에서 펼쳐지는 사랑이야기를 만나보자. 여행과 공연,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럭셔리한 힐링의 여정인 듯하다.
바다 위의 만리장성으로 불리는 새만금방조제 한가운데 새만금 상설공연장 아리울예술창고가 있다. 매주 수요일~일요일까지 상설공연 중인 아리울스토리는 아득한 시간과 공간의 저편, 새만금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판타지 러브스토리다. 고군산열도에 전해져 내려오는 풍어제를 모티브로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화려한 퍼포먼스로 보여준다.
아리울예술창고에서는 공연뿐만 아니라 다양한 체험공간도 운영하기에 아이들과 함께 가족여행 공간으로 그만이다. 나도 나만의 머그컵을 만들어 왔는데 아이들이 자기 것도 만들고 싶다고 호들갑이었다.
변산반도 부안을 여행하며 색다른 힐링의 시간이 됐는데 그것은 여행과 공연을 함께 즐겼다는 뿌듯함인 듯하다.
산과 바다 그리고 화려한 퍼포먼스가 있는 변산반도 부안의 힐링여행코스로 떠나보자.

 

쪾부안군 관광안내  www.buan.go.kr/02tour   ☎063-580-4434
쪾아리울예술창고   jbopenrun.com   ☎063-282-8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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