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일기 (29)

입대의 최 병 용 회장
경기 청평 삼성쉐르빌

‘리 분리’ 찬성 서명은 입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10일 만에 95% 이상 받았다. 다음 절차로 청평8리에 삼성쉐르빌 분리에 동의해줄 것을 ‘삼성쉐르빌 주민 리분리 서명지’를 동봉해 공문으로 요청했다. 청평8리에서도 더는 잡아 둘 수 없다고 판단했는지 2개월이 지나서야 총회를 열고 동의를 해줘 4월 초 ‘리 분리’ 신청서류를 청평면에 접수할 수 있었다.
서류 접수 후 한 달이 넘도록 가평군에서 아무런 연락이 없는 것이 이상했다. 청평면에 문의했더니 당시 진행되던 가평군수 보궐 선거업무가 많아 행정처리를 못했다는 변명을 했다. 담당자에게 항의해 조속히 가평군에 공문을 발송해줄 것을 요청했다. 또 2개월이 지났는데 아무런 연락도 없어 가평군에 확인했더니 이번에는 가평군 담당자가 업무처리를 하지 않고 서류를 보관하고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 정상적으로 진행했으면 5월 말이면 분리가 확정될 것이라 믿었는데 마치 공무원들이 ‘리 분리’를 방해하고 있다는 느낌까지 들었다. 6월이 돼 가평군의회 의장을 찾아 ‘리 분리’가 조속히 진행되도록 요청했더니 “가평군에서 서류가 올라오면 의회에서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
그후로도 ‘리 분리’ 진행은 처리가 지연되고 있었다. 8월이 돼 보궐선거를 통해 새로운 가평군수가 선출되자 면담신청을 했고 ‘리 분리’ 절차가 조속히 진행되도록 건의하고 담당자를 만나 조속한 처리를 요청했다. 드디어 10월에 열린 가평군 의회에서 ‘삼성쉐르빌 청평10리 분리안’이 의결됐다는 소식을 듣고 주민들에게 ‘경축 삼성쉐르빌 청평 10리 분리안 의결’을 공지했다.

<공 지>
10월 24일 열린 가평군 의회 임시회의에서 삼성쉐르빌 청평10리 분리안이 의결돼 삼성쉐르빌 자체 이장이 선출돼 자치 활동이 가능해지게 됐습니다. 이에 따라 가평군은 6개 읍면, 126개 리(법정리 60개), 595개 반으로 조정돼 운영되게 됐습니다. 청평10리 분리는 지난 2012년부터 꾸준히 ‘리 분리’를 추진해 온 입대의의 노력과 삼성쉐르빌 가족 여러분의 성원의 결과라 생각합니다. 분리를 계기로 삼성쉐르빌이 한 단계 더 도약,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열정과 덕망을 가진 분이 이장으로 선임되길 기대합니다. 이장은 가평군과 청평면을 상대로 삼성쉐르빌의 이익을 대변하는 대외적인 업무를 맡게 되고, 삼성쉐르빌 내부 일은 입대의가 책임을 지고 이끌게 됩니다.

‘리 분리’ 후 다음 일은 새로운 이장을 선출하는 것이었다. 아파트는 입대의가 모든 권한을 갖고 있는데 이장이 선출돼 아파트 이장 역할을 하려고 하면 둘 사이 갈등은 불을 보듯 뻔했다. 청평 토박이 출신 사업가 1명과 부동산업자가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표현했다. 아무도 생각지 않았던 ‘리 분리’를 혼자서 1년간 싸워 독립 리를 만들었는데 이장 직책을 자기 사업에 이용하려는 이들이 당선될 경우 입대의와 충돌할 것이 자명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입대의 회장이 이장에 출마해 이장을 겸직하는 것이었지만 필자가 교사라 이장은 겸직할 수 없었다. 삼성쉐르빌을 위하는 길이 어떤 길인지 고민하다 입대의 일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유기적인 협조가 가능한 이장이 선출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장 출마가 가능한 10동 대표인 감사에게 부탁을 했다. “회사 일도 바쁘고 감사일도 바쁜 거 알지만 아파트를 위해 출마하면 어떻겠습니까?”라고 했더니 감사도 흔쾌히 수락했다. 부동산업자가 중도에 포기를 하고 2파전으로 진행된 이장 선거는 접전 끝에 14표 차이로 입대의 감사가 당선이 됐고 입대의와 유기적인 협조체계를 이어나가고 있다. 그 후 감사는 2기에서 동대표에 출마하지 않고 이장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며 대외적인 업무만을 전담하고 있다. 앞으로 어떤 사람이 차기 이장으로 선출돼도 입대의 일에 월권하지 않는 이장 역할상을 정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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