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

 

김 흥 수 대주관 충남도회장

김 소장님, 평안하시지요? 3월입니다. 만물이 새로 태어나는 계절, 봄을 알리는 꽃소식이 들립니다. 참 반가운 소식입니다.
지난주에는 9년 만에 찾아왔다는 3월 강추위가 맹위를 떨쳤습니다. 온 땅을 꽁꽁 얼렸던 서슬 푸른 동장군도 그 가냘픈 꽃한테는 어쩌지 못했나 봅니다. 꽃은 생존과 관계없이 아름다움만으로도 그 존재 의미를 알린 최초의 생명이라지요. 세상이 꽃 같지 않음을 부질없어 하다가 이내 생각을 고쳐봅니다.
소음 같은 세상이 곧 성경이자 팔만대장경이라고 한 소장님 말씀이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다들 꺼려하는 단지에 자원해 가셔서 말없이 어느덧 조용하게 정리하시는 소장님의 뚝심과 경륜 그리고 평상심은 어디서 나오는지요?
특히 그 힘든 단지를 평정하는 과정에서 입었을 수많은 상처들이야말로 소장님 자신의 삶을 성장시키는 보약이라고 말씀하실 때는 숙연함이 느껴졌습니다.
저는 언제쯤 소장님 같은 마음일까요? 역경에서도 한결같은 웃음을 지을 수 있는 소장님의 깊이를 닮고 싶은 계절입니다. 그 비결을 묻는 우문에는 평소 말수 적으신 소장님답게 조용히 웃기만 하셨지요.
그런 소장님도 목소리에 힘이 들어갈 때가 있는 걸 아시는지요?
‘주택관리사가 살아야 이 땅의 아파트가 산다’며 후배 소장들에게 주택관리사의 존재가치와 자존감을 강조할 때입니다.
기회 있을 때마다 소장님은 “알아주는 이 없고 근무여건이 열악해도 주택관리사의 존재 자체가 아파트를 살리고 있는 거다”라고 늘 말씀하셨지요.
소위 ‘꼴통’ 같은 입주민이 속을 긁어도, 아니 그런 입주민들이 있기에 오히려 우리의 존재 이유가 더 커지는 거라며 역발상을 강조하셨습니다.
제가 도회장에 당선되자 소장님께서 누구보다 기뻐하시면서 딱 한 말씀 하셨지요.
“회원들을 실망시키지 마라”
그 짧은 한마디가 마치 천둥처럼 들렸습니다.
그 말씀에 담긴 의미가 얼마나 크고 중한지 늘 기억하겠습니다.
저 역시 회원들이 제게 잠시 맡겨준 도회장의 역할이 결코 가볍지 않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충남도회장으로 일한지 벌써 백일이 돼가지만 한 달도 안 된 느낌입니다.
이취임식에, 관리감독자 교육과 직무교육, 세 번의 도회 운영위원회, 협회 이사회와 분과위원장 위촉, 충남도와의 새로운 교류를 위한 2차례 도청 방문 그리고 부가세 문제로 천안세무서에 국세청본청방문 등으로 분주했기 때문인가 봅니다. 그러나 바쁘기는 했지만 회원들이 만족할 결과물이 없다는 생각에 이르면 그저 송구할 뿐입니다. 협회 이사로서의 역할이 얼마나 중한지 새삼 느끼며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특히 올해에는 전국 주택관리사 축구대회, 족구대회, 산행대회 등 굵직한 전국대회가 모두 충남에서 열리다보니 도회장으로서 마음이 분주합니다.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자기 일처럼 여기고 기꺼이 함께 하겠다며 행사진행요원을 자청하는 걸 보면서 얼마나 든든한지 모릅니다.
단지 관리하기에도 바쁘실텐데 협회 일에 애정을 갖고 이렇게 열심인 회원들이 저는 참 소중하고 자랑스럽습니다.
이런 분들이 협회에 바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소장님께서 제게 주신 천둥 같은 말씀을 다시 한번 새겨봅니다.
“회원들을 실망시키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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