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는 종합예술이다 <10>

 

인간으로 태어나도 ‘사람’이 되기는 어렵다는 옛말이 있듯이 주택관리사 자격증이 있다고 관리소장은 아니며 지휘자 공부를 했다고 모두 지휘의 거장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자격증은 필요조건일 뿐이며 관리사무소장이 되기 위해서는 충분조건인 훈련이 필요합니다.

1. 자격시험에 안 나오는 것을 확실히 알아야 한다.

우리는 평생 많은 공부를 합니다. 모든 국민은 최소 12년의 교육을 통해 사회구성원이 가져야 할 기본 소양을 배우며 필요한 사람은 다시 대학과 대학원에 진학해 분야별 전문공부를 4년 내지 10년간 더 해야 합니다.
주택관리사는 28가지 과목을 공부하고 시험에 합격했는데 관리소장이 된 후에는 어떤 내용을 알고 있어야 할까요? 모든 시험은 난이도를 조절합니다. 자격증시험 합격을 위해 공부하는 사람들은 난이도에 민감할 수밖에 없고 28과목을 모두 깊이 있게 공부하기는 더욱 어려우니 시험에 나올 만한 내용 위주로 공부하게 됩니다. 그러나 관리소장으로 일하는 동안에는 시험에 나올 만한 어려운 일이 발생하지 말아야 합니다.
옛날에 임금이 있는지조차 백성들이 모를 정도로 다스릴 때가 태평성대였다고 합니다. 입주민들은 공동주택이 주택으로서의 기능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상태를 기대하면서도 관리소장이 재임기간에 아무런 문제 없이(생활에 불편함이 없이) 지나가면 무엇을 했느냐고 폄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장자의 무위자연(無爲自然)은 어떤 일이건 너무 억지로 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그냥 두라는 뜻이지만 다른 시각에서 보면 자연으로 느끼도록 관리하라는 말과도 일맥상통합니다.

2. 관리소장은 해결사가 돼서는 안됩니다.

아파트에 문제가 생긴 경우 관리소장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출근해 문제를 해결합니다. 밤새워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지켜 본 사람들은 그 유능성과 성실성을 칭찬하면서 노고를 치하합니다. 그러나 많은 입주민들은 문제로 인한 불편을 호소하면서 ‘왜 이런 문제가 발생했느냐’고 질책합니다. 유능한 관리소장은 해결할 일을 만들지 않는 사람입니다. 한 가지를 잘 해결하면 칭찬과 질책이 같이 있게 되고 두 가지를 잘 해결하면 처벌을 받게 되며 세 가지를 잘 해결하면 손해배상을 해줘야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3. 지휘자가 가져야 할 능력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는 단원들의 능력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성공적인 연주를 할 수 있습니다. 관리소장도 직원, 용역업체, 공사업체의 능력을 잘 알고 적재적소에 배치하며 업무처리 과정을 확인해야 합니다. 군부대에는 ‘지시 5%, 확인 95%’라는 구호가 적혀 있습니다.
여러 성공한 사람들이 현장을 중요시하는 것처럼 특히 관리소장은 직접 자기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유능한 관리소장에게 필요한 마인드는 ‘모르면 공부하자’ ‘알아도 다시 보자’ ‘관리는 확인이다’가 기본입니다. 

 

율산개발(주)
경영·지원 총괄사장 김경렬

 

저작권자 © 한국아파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