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일기-20

입대의 최 병 용 회장
경기 청평 삼성쉐르빌

네 번째, 창의성은 스스로 일을 찾아 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관리소장이 해야 할 일에는 ‘명시된 임무’와 ‘추상의 임무’가 있는데 고정적으로 해야 하는 일이 ‘명시된 임무’이고 발전적인 일을 스스로 찾아 하는 것이 ‘추상의 임무’다. 창의성은 아파트의 발전과 안전을 위해 필요한 추상의 임무를 스스로 찾아서 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공동주택은 다양한 사고방식과 가치관을 지닌 사람들의 집합체인데 그들을 꾸준히 한 방향으로 계도하고 규정을 지키도록 강제하지 않으면 그야말로 무법천지가 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가장 중요한 시설이 승강기 내 게시판인데 2개월이 지나도록 게시물이 바뀌지 않고 게시된 경우도 봤다. 최소한 1주일에 한번은 층간소음, 이중주차, 분리배출, 반려견, 실내흡연, 승강기 내 인사하기 등 공동 질서에 관한 게시를 하고, 계절별로는 ▲봄에는 산에 다녀와 신발 털고 승강기 탑승하기 ▲여름에는 수영하고 물 흘리지 않기▲가을에는 농작물 널지 않기 ▲겨울에는 눈치우기 동참 등의 게시물을 흥미가 가도록 만들어 게시하는 창의성을 발휘해야 한다. 아파트 관련 뉴스를 놓치지 않고 관리비 절감 방안이나 공용 전기 절약 방안 등을 찾아 아파트에 적용할 방법을 건의하는 것도 창의성이라 생각한다.
다섯 번째, 책임감인데 정당한 일을 하고 그 책임을 지는데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가장 비근한 예로 아파트를 출입하는 차량 통제 문제인데 정문에서 외부차량, 무단출입 차량을 제대로 통제하는 관리소장이나 경비원들을 보질 못했다. 1가구 1차 이상은 주차비를 내고 출입카드를 발급받아야 함에도 그 돈을 아끼려고 매번 정문을 무단으로 출입하며 경비원들에게 “내가 쬎쬎쬎동에 사는 입주민인데 왜 안 열어줘?”라며 ‘갑질’을 하는 진상 입주민들의 항의가 두려워 관리규약의 주차관리규정대로 집행하지 못한다.
매번 출입카드 없이 출입하는 입주민에게도 “입주민이어도 출입카드가 없을 경우 출입이 안 됩니다. 단지 외부에 주차해주세요. 그렇지 않을 경우 주차위반 단속이 돼 스티커가 부착될 수 있습니다”라고 이야기를 하고 다른 차량에 방해가 되니 일단 통과를 시키고 순찰 시 외부차량, 입주민차량 가리지 않고 방문증이 없을 경우 주차위반 스티커를 부착해야 한다. 경비원들에게 “내가 책임질 테니 규정에 맞게 차량을 통제하세요!”라고 얘기할 수 있는 관리소장의 책임감이 요구되지만 그런 관리소장은 아직 만나보지 못했다.
관리소장이 입대의 회의에 간사로서 의결되는 과정을 보고 듣고 기록했으면 책임감을 갖고 관리사무소가 시행주체가 돼 일을 처리하는 행정부의 역할을 수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곤란한 의결사항에 슬쩍 입주자대표회의로 책임을 떠넘기고 툭하면 입주민들이 입대의 회장을 찾아 항의 전화를 하게 해서는 관리소장으로서 자질이 의심스럽기까지 하다.
여섯 번째, 청렴결백은 가장 중요한 자격 조건이다. 매스컴에서 연일 쏟아져 나오는 입대의 관련 비리기사를 보면 관리소장의 묵인 없이 그런 비리를 저지르기 쉽지 않다는 면에서 관리소장도 방조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자리에 연연해 입대의 비리에 눈을 감거나 관리소장 스스로 떳떳하지 못한 가격으로 물품을 구매하거나 공사를 수주한다면 결코 신뢰받지 못하게 된다. “다른 사람을 이끈다는 자는 먼저 ‘자신을 바르게’ 해야 한다. 그가 바른 길을 간다면 누가 감히 바르지 않은 일을 하겠는가?”란 논어의 말대로 리더는 자신의 행위를 본보기로 만들어야 신임을 얻을 수 있고 관리하고 통치할 수 있다. 관리소장이 바르지 못하면서 직원을 바르게 하는 법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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