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업계에 ‘생산성’과 ‘미래’를 이식시키다

■ (주)미래에이비엠 조 삼 수 대표이사 김창의l승인2015.01.28 14:44:00l수정2015.01.28 14:44l91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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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SH공사가 25년간 독점해온 서울지역 공공임대주택 관리시장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서울시가 지난 1989년 임대주택 공급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민간업체에 공공임대주택의 관리를 맡겼기 때문이다.
SH공사의 독점을 25년 만에 깨뜨린 그 주인공은 바로 (주)미래에이비엠.
SH공사가 관리하는 공공임대주택은 약 380개 단지, 16만 가구로 공사는 직접 관리하는 50개 단지를 제외한 나머지 단지는 제3의 업체에 용역을 줘왔다. 임대사업자 역할은 SH공사가 하면서 청소 등 세부관리는 위탁해온 것이다.
하지만 서울시는 미래에이비엠에 임대료 징수와 입주·퇴거 등 임대사업자 업무뿐 아니라 청소·시설물 정비 같은 주택관리업무 전반을 모두 일임했다.
이번 계약으로 공공임대주택 서비스 품질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철옹성 같은 공공임대주택 관리시장에 관리서비스 품질 향상을 기치로 내걸고 달려가는 미래에이비엠의 조삼수 대표이사를 만났다.
 
 
조 대표는 남다른 이력의 소유자로 알고 있습니다. 굴지의 대기업인 삼성그룹에서 12년, 공기업인 한국전력에서 12년, 그리고 지난해 10월로 주택관리업계에 들어온 지 12년이 됐다고 하던데요.

이 업계를 처음부터 할 의향이 있었거나, 알고서 시작한 게 아닙니다. 우연한 기회에 이전 회사의 조직이 바뀌고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이런저런 연유로 업계에 들어오게 됐죠. 타워개발하고 출발이 비슷해요. 강병찬 사장이 주택관리업을 관장하면서 타워개발을 만들었고 함께 일하던 직원들이 별도로 회사를 만든 게 우리 모태에요. 그러다가 사업이 잘 안되니까 나를 찾아왔고 그때 우연히 이 업계에 발을 들이게 됐죠. 처음엔 왜 여기에 발을 들이게 됐나 후회도 많이 했어요.
 
 
어떤 점에서 후회가 들었습니까.

제가 느끼기에 일반 아파트에 있어서 제일 큰 문제는 기업다운 기업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회사의 오너가 왜 사업을 하는지가 대외적으로 명확하지 않은 것 같아요. 대체로 그냥 돈을 벌자. 먹고살자가 사훈이 아닌가 싶어요. 소위 기업이라면 사명감이라든지 기업의 정체성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게 느껴지지가 않아요. 그러다보니 전국에 시장은 큰데 기업다운 기업을 찾기가 어렵잖아요. 대신 아파트를 제외한 일반건물 소위 집합건물 시장은 상당히 유능한 사람들이 진출을 해서 활약을 하고 있어요. 그런데 유독 아파트는 왜 뒤쳐지고 있느냐에 대한 의문을 던질 필요가 있습니다.


 

 
 
아파트 관리업계가 발전이 없다고 했는데 어떤 점이 문제라고 생각합니까

관리업계의 흐름을 보면 변칙적인 사업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특정업체 몇 곳은 시장점유율(market share)이 굉장히 큽니다. 다른 업종과 비교했을 때 규모면에서는 중견기업 내지는 대기업이에요. 그런데 그렇게 시장을 선도해 나가는 기업이 우리 업계에 있습니까? 코스닥도 등록한 회사가 없지 않습니까. 상장은 꿈도 못 꾸고요. 재무제표를 자세히 보면 상당히 부실한 회사가 많습니다. 잘못된 경쟁 방식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업계에 종사하는 일부 관리소장들의 사고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관리사무소가 전문직 종사자로서 전문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직장이 아니라 그냥 연세 들어서 딱히 일할 곳이 없으니까 자격증 따서 대충 일하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일부 관리소장 때문에 관리업계 전체가 매도당하는 일이 있습니다. 심지어는 직장인이라면 가져야할 규범도 지키지 않는 경우가 있어요. 그러다보니 부정부패가 안 따라다닐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게 모두 관리소장 책임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어떤 시각에서 보면 관리소장은 약자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관리회사의 힘 있는 임원이나 오너가 채용할 때 뇌물을 받거나 조건을 달아서 채용하고 있지요. 관리소장도 4인 가족을 부양하고 살 텐데 200만원 남짓한 월급 받아서 그걸 몇 달 동안 관리회사에 줘야 하는 이런 일이 아직도 존재한다니 업계가 발전할 수가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입대의가 정말 봉사정신으로 대표를 하는 분들이 얼마나 될까요. 개중에 몇 사람은 정말 자기 돈을 내서라도 봉사하려는 분들이 있어요. 하지만 상당수의 입대의가 사소한 이득에 양심을 파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이 삼박자가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후죽순 관리회사가 늘어나고 있는 현실에서 업계를 어떻게 전망하고 있습니까.

앞으로 10년, 또는 20년 안에 거의 정리되리라고 봅니다.
90년대까지는 아파트의 증가세를 관리회사나 주택관리사가 따라갈 수 없었습니다. 그때는 자격만 있으면 관리소장을 모셔갔죠. 덩달아 관리회사도 많이 세워졌지만 이제는 시장이 한계에 왔다고 봅니다. 더는 관리회사가 더 생길 수가 없는 구조가 된 거죠. 기존 사람이 경쟁을 하는데 독야청청 200만원 받는 월급쟁이로 살 수가 있겠습니까.
구조조정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정상적인 가격을 받고 제대로 된 서비스를 하는 시기가 오겠죠.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수한 인재와 효율적 관리기법을 가진 회사가 살아남을 거라고 봅니다. ㎡당 1원. 최저가 낙찰과 제 살 깎아먹기 경쟁에서 무슨 서비스가 나오겠습니까. 청소나 경비도 마찬가지입니다. 최저임금 가지고 장난치고 이런 건 지양해야 합니다.
 
 
관리업계가 나갈 방향성을 제시한다면

제가 이 업계에 와서 제일 놀란 게 업무강도에요. 다른 업계와 관리업계는 업무강도에서 비교가 안돼요.
안타깝지만 일반 아파트에서는 생산성이라는 말을 꺼낼 수가 없습니다. 기업이 뭡니까 경쟁에서 이기려면 남보다 생산성이 높아야 하지 않습니까. 기업과 전문직은 뚜렷한 성과를 내야 합니다.
그런데 아파트를 보세요. 1,000가구 거주하는 아파트에 입찰을 부치면 입대의가 관리소장, 과장, 경리, 직원 자리를 만들어 놓고 표에 맞추라고 합니다. 능력있는 사람 혼자 할 수 있는 일을 몇 사람이 나눠서 하죠. 그런데 무슨 생산성이 있을 수가 있겠습니까.
주상복합에는 연봉 7,000만~8,000만원 받는 관리소장들이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아파트도 주상복합처럼 자기 아파트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내 건물을 내 재산을 깨끗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입주민들이 해야 합니다. 낮은 관리비가 무조건 좋다고 생각하는 입주민이 있는데 최저가 경쟁은 업계뿐만 아니라 아파트에도 좋을 것이 없습니다.
예를 들어 주상복합에선 외벽 창문 청소를 1년에 한번 하는 단지가 있습니다. 저는 100% 반대입니다. 최소 3번은 해야죠. 사실 외벽 청소는 개별 입주민에게는 크게 부담이 안됩니다. 입주민들도 고급건물이니 돈 좀 더 낼 테니 더 깨끗하게 관리해 달라고 말합니다. 직원 배치표 같은 거 필요 없고 일만 잘하면 된다고 그렇게 생각하죠. 
자신들의 재산을 보호하고 증가시키려면 과연 어떤 방법이 옳은지 입주민들이 알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관리회사는 능력 있는 관리직원을 육성하고 이들이 성과를 낼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줘야 하겠죠.
그리고 한국아파트신문사 같은 언론이 이런 길을 계도해줘야 합니다.
하나 예를 들자면 예전에 삼성 이건희 회장이 이 나라를 어떻게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을까 고민을 하다가 기자들을 연수형태로 외국을 자꾸 보내줬어요. 중앙일보만 보낸 게 아니라 타사 기자들도요. 그래서 내부적으로 “회장님 왜 그렇게 하십니까. 그 기자는 우리 회사 사람도 아닌데요” 라고 질문을 했어요. 그랬지만 이 회장은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아니야 그 사람도 대한민국 사람이야” 업계가 그런 생각을 가져야 해요.
특히 여론을 형성하는 언론이 트렌드를 짚어서 유익한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계도를 해줘야 합니다. 관리소장들도 월급 200만원 받는 사람이 천지잖아요. 그 유능한 사람들이….
 
 
공동주택 관리문화가 변해야 한다. 제대로 된 서비스, 소중한 재산을 보호하는 관리 문화를 이해하는 입주민이 늘어나야 한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관리회사와 관리소장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서울의 대단지 아파트들에 문제가 많은 이유가 뭐라고 생각합니까. 입대의가 처음부터 문제를 일으킬까요. 의외로 관리회사가 조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권이 있다. 이 회사랑 하면 이권이 생긴다고 입대의를 부추기는 회사들이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입대의가 공사·용역 등으로 이득을 취하려고 하면 관리회사에서 손들고 나와야 합니다. 같이 묻어가면서 입대의가 시키는 대로 집행했다. 이건 이유가 될 수 없어요.
부정한 회사, 수주할 때 담합하는 회사들이 많으면 언젠가는 업계가 망합니다.
좋은 문화는 일류회사들이 주도해야 합니다.
그리고 직원을,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문화가 정착됐으면 좋겠습니다.
현장을 다니면서 회식을 해봤어요. 대체로 관리소장 옆에 앉지 않고 청소하고 경비하는 분들 바로 옆에 앉아서 농담하고 이야기하고 술도 따라주고 했어요. 노래방도 같이 갔어요. 그랬더니 청소하는 어머님 한 분이 우시더라고요. “사장님 내가 아파트에서 청소를 오래 해왔지만 직접 사장이 술 따라주면서 고생한다고 격려한 적은 처음입니다”라고 했습니다.
그 다음부터 직원들이 업무를 하는 태도가 달라졌습니다. 자기 일에 대해 긍지를 갖고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보였습니다. 현장에 가면 관리소장과 직원들 그리고 경비·청소용역 직원 간 신분이 나눠져 있는 것처럼 대우하는 단지가 있는데 그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그래도 관리회사들은 오너의 의지대로 회사를 운영할 수 있지 않습니까. 오너가 자세를 낮추고 겸손해져서 힘들고 괴로운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문화가 생겨야 한다고 봅니다. 서로 업계 발전을 위해 선의의 경쟁을 하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아파트에 거주하는 입주민, 관리회사, 관리소장과 관리직원 모두가 행복한 사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밝은 미래를 만들 수 있습니다.
김창의  kimc@hap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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