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준 연 여행객원기자
기다림은 설레임이고 희망이다(blog.naver.com/ssolonsun.do)
 
 
백제인의 부드러운 미소와 민초들 부역의 흔적이
선인의 순교지로 남은 공간, 그곳으로 시간여행을 떠난다


▲해미읍성    
지구 온난화의 영향이 겨울의 기온까지도 곤두박질치게 하니 옛 겨울을 제대로 느끼고 있다.
어디에선가 주워들은 여행에 대한 명언이 생각난다.
‘가슴이 떨릴 때 떠나라! 다리가 떨리면 떠나고 싶어도 떠날 수가 없다!’
춥다고 방안에만 누워 있으면 제대로 된 겨울 풍경을 체험할 수 없다.
지금 떠나지 않으면 아름다운 겨울 풍경을 영원히 놓칠 수도 있다.
이번 서산 감동여행은 도심 속 추억의 전통시장과 관광지를 만나며 유년의 시절을 더듬어 볼 수 있는 따뜻한 시간여행인데 체험팩토리 진행으로 함께 떠났다.
해뜨는 행복한 서산은 내포문화권의 중심지로 백제의 미소로 불리는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과 몽유도원도를 그린 안견 선생의 출생지로 찬란한 문화를 꽃피운 고장이다.
서산 감동여행의 첫 여행지는 해미읍성인데 바다가 아름답다는 의미의 해미라는 지명은 조선시대부터 사용했다. 호서 지방의 심장부로 전국 최대의 순교성지인 해미읍성은 교황이 방문한 후 더 유명해졌다. 시간이 멈춰버린 듯 켜켜이 쌓인 성벽의 크고 작은 돌들은 해미읍성이 지나온 시간을 머금고 있다. 해미읍성의 시간속에 가장 큰 흔적은 천주교도들의 순교일 것이다.
내포지방 13개 군현의 모든 천주교도를 잡아들여 해미읍성에서 처형했는데 무려 그 수가 1,000명이 넘었다. 해미읍성에는 400여 년된 회화나무 사형대가 있는데 아직도 신도를 매달아 처형한 흔적이 남아 있다. 문화관광해설사를 통해 해미읍성의 역사적인 이야기를 듣고 폰으로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객사, 동헌을 지나 청허정까지 달렸다. 가족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미션은 학습의 효과와 함께 가족애를 느낄 수 있다. 두 번째 여행지는 정순왕후 생가와 계암고택이다.
▲정순왕후 생가    
조선 영조의 계비인 정순왕후는 경주김씨 김연의 7대손 김한구의 딸이고 추사 김정희도 이 가문의 후손이다. 계암고택의 주인 김기현 선생이 갑작스런 방문에도 반갑게 맞아 고택을 소개해 줬다.
사랑채 지붕의 차양과 팔각기둥이 색다르게 보였다. 궁궐에서만 원형기둥을 쓸 수 있었고 민가에서는 사각기둥만 쓸수 있었는데 구한말 나라가 혼란한 틈을 이용해 민가에서도 원형 기둥과 변형된 팔각기둥을 세우기도 했단다.
계암고택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고택체험도 진행한다니 어느 달 밝은 날 꼭 여유로운 밤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서산 동부시장을 달렸다.
일제강점기 서산 제1호 시장으로 서산 최대의 시장인데 가까운 바닷가의 해산물과 채소가 유명하다.
서산 게국지찌개로 맛난 점심도 먹고 전통시장의 옛풍경을 모바일로 전송하는 미션도 진행했다.
▲간월암    
대형마트의 편리성에 빠져 전통시장의 옛정을 잊고 사는데 서산 동부시장 쇼핑을 하며 지역 전통시장 상인분들과 이야기도 하며 유명한 먹거리들을 구입해 서로 나눠 먹기도 했다.
이런 지역관광을 통해 전통시장의 문화적 가치를 재인식하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
서산 감동여행의 마지막 코스는 바다위 작은 섬에 홀로 외로이 앉은 간월암이다.
무학대사가 달을 보고 깨달음을 얻어 간월암이라 했는데 간조시에는 육지와 연결되고 만조시에는 물위에 떠 있는 듯 보이는 풍경과 일몰이 환상적인 곳이다.
우리도 간월암의 붉은 일몰을 기대했는데 짙은 구름이 우리의 기대를 다 앗아가 버렸다.
결국 간월암 일몰은 다음 기회를 기대할 수밖에 없는 아쉬움을 안고 서울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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