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금천구 SH공사 관악벽산타운2단지




2013년 서울시에서 주최한 공동주택 공동체 활성화 사업 우수사례 경연대회에서 대상을 거머쥔 서울 금천구의 SH공사 관악벽산타운2단지.
지난 1998년 3월경 입주를 시작, 2개 동에 564가구가 거주하고 있는 이곳은 재개발 공공임대아파트로 현재 (주)두온자산관리에서 위탁관리를 하고 있다.
이 아파트 단지가 공동체 활성화 부문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게 된 데는 바로 옥상 텃밭 가꾸기 사업의 일환으로 금천구의 지원을 받아 2011년부터 시작한 배추농사 덕분이다.
10월의 어느 가을 날 이 아파트 관리동 옥상에 펼쳐진 1,000포기의 풍성한 배추를 보고 있노라니 입주민들이 그동안 흘린 땀과 노력이 어느 정도였을지 가히 짐작케 했다.
8월에 씨앗을 파종한 후 모종을 화분에 옮겨 심는 과정을 일일이 거치고 EM퇴비를 활용해 영양분을 공급하며 매일 물을 주면서 정성껏 키운 덕에 배추는 어느새 풍성하게 자라 수확을 앞두고 있다. 

 
김장하는 날은 동네 화합하는 잔칫날
배추농사 ‘나눔’과 ‘소통’의 계기 마련

 

오는 11월 중순경에는 1,000포기의 배추로 김장을 하는 하이라이트 광경이 단지에 연출된다. 김장하는 날은 이웃 주민들까지 참여하는 동네 잔칫날이다. 인근 분양아파트 단지에서도 입주자대표회의 임원들과 부녀회 등 입주민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동참한다.
이렇게 완성되는 김장김치는 어려운 이웃들에게 모두 전달되기에 그 의미는 더욱 배가된다.
배추농사를 짓게 된 이후부터 이 아파트는 인근 혜명복지법인과 보육원, 경로당, 홀몸노인 한부모 가정 등에 정성이 가득 담긴 김장김치를 전달하면서 자신들보다 더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이들의 따뜻한 겨울나기를 소망한다.
8월 배추 파종을 하기 전에는 상추, 풋고추, 아욱, 근대, 대파 등 각종 채소를 재배, 올해만 해도 김장김치 외에 약 1,000kg의 채소를 수확해 혜명복지법인을 비롯해 보육원 등에 전달한 바 있다.
부녀회 김수연 부회장은 “어려운 이웃들에게 베풀고 서로 나누다보니 힘들어도 뿌듯하다”면서 “그리 좋지 않던 아파트 분위기도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고 전한다.
처음에는 어려움도 없지 않았지만 이 덕분에 입주민들 사이는 더욱 돈독해졌다. 인근 분양아파트 입주민과의 두터운 벽도 무너지게 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인심 좋은 이곳이 진정 ‘살기 좋은 아파트

“봄·여름·가을·겨울 계절이 바뀔 때마다 복도에 나와 단지의 절경을 카메라에 담는다”는 한 입주민은 “굳이 명소를 찾아 멀리 여행을 떠나지 않아도 사계절의 아름다운 모습을 단지에서 만끽할 수 있다”고 운을 뗀다. “공기 맑고 물 좋은 곳, 이곳에 사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하는 그는 사실 옥상텃밭을 가꾸기 전까지는 폐쇄적인 공간이었음을 귀띔한다.
옥상텃밭을 계기로 입주민과의 왕래도 잦아지고 대화를 통해 서로를 더욱 이해하고 배려하게 돼 옥상텃밭이 입주민 간 소통의 기회를 제공했다는 것. 이 입주민은 나눔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기게 하는 소박한 정이 물씬 풍기는 시골 동네 같은 마을이라고 단지를 소개한다.

 

“입주민들의 참여로 일궈낸 결실”
 

단지 내 옥상 텃밭 배추농사의 일등공신은 바로 임차인대표회의 홍종범 회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련 서적과 인터넷 등을 통해 정보를 습득해가며 공부를 해온 홍 회장의 열정과 입주민들을 이끄는 리더십이 있었기에 가능했으리라.
홍 회장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부녀회 회원 등 입주민들이 있었기에 이 같은 공동체 사업을 성공적으로 유지해올 수 있었다며 그 공을 오히려 입주민들에게 돌린다. 
물론 지금에 이르기까지 모든 게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2012년도에는 두 달 동안 비가 계속 내리는 바람에 배추 뿌리가 다 썩어 결국 뒤늦게 썩은 배추를 모두 뽑고 다시 심은 적이 있다고 홍 회장은 털어놓는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옥상텃밭 사업을 통해 입주민 간 소통하고 함께 나누며 살 수 있는 아파트 문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한다.
 


입주민과 직원들의 ‘안전’ 최우선
 
(주)두온자산관리 소속인 조규칠 관리소장(제12회 주택관리사)은 “임차인대표회의 회장의 탁월한 지도력과 열정 그리고 부녀회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적절한 조화를 이뤄 좋은 결실을 맺게 된 것”이라고 말한다. 
특별한 관리 노하우에 대해 조 관리소장은 3대 원칙을 제시한다. 입주민에게 항상 친절하게 대할 것, 대민업무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 그리고 본연의 업무에 충실할 것 등이다. 특히 준공한지 15년차이기 때문에 노후화된 시설물 관리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안전점검을 철두철미하게 하고 있다. 직원들에 대한 보건안전교육도 빼놓지 않는다. 본연의 업무도 중요하지만 스스로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위험요소가 있으면 함께 대처하도록 당부 및 교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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