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가 있는 여행 떠나GO!


전통의 맛과 멋이 춤추고
인생의 ‘결’과 ‘시간’이 멈춘 곳
한국 정신문화의 도시 안동.
아나로그적 사고와 감성으로
디지털 공간과 소통한다


안동으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은 항상 하회마을을 떠올리게 된다.
하회마을은 세월의 흐름을 오롯이 입은 고택들이 전통과 문화를 계승하려는 안동시민들의 노력으로 아름다운 멋과 어깨 들썩이게 하는 흥이 살아 숨쉬는 공간이다.
우리나라의 유교문화가 살아 숨쉬는 상징적인 전통마을로 첫손에 꼽히는 가장 한국적인 문화를 간직한 씨족마을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하회마을은 고택, 서원, 정자 등 전통 건축물들이 조화를 이루며 마을의 공간 배치가 유교적 양반문화를 잘 보여주고 있다.
낙동강이 휘감아 도는 하회마을 전경을 부용대에서 내려다 보면 자연 속에 어우러진 삶의 공간이 얼마나 조화롭게 배치됐는지 알 수 있다. 가을 하늘에 그려진 고택의 기와지붕 곡선미는 여행자들의 마음을 빼앗는다.
그런데 오늘 내 눈에는 정겨운 흙담이 더 예뻤다. 특히 삼신당 신목을 찾아가는 골목의 직각 흙담의 원경 속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로 달리는 듯 착각이 들었다.
안동 여정에 하회마을도 여행코스에 담겨 있지만 병산서원의 만대루가 그리 보고 싶었다. 대부분 안동여행자들이 하회마을을 여행하면서 가까운 병산서원을 지나치는게 아쉽게 생각됐다.
이번 여행은 우리나라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전국을 달리는 팔도장터투어열차를 타고 떠났다.
가족이 함께 전통시장에 들려 상인들의 삶의 흔적도 엿보고 전통의 맛도 즐기며 공익적인 사업에 참여하는 모습이 우리가 진정 바라는,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서울에서 기차를 타고 안동으로 달리는 내내 차창에 반영되던 산야의 흔들림에서 가을을 엿봤다.
조금만 더 지나면 저 검푸른 나무와 곡식들이 알록달록 황금색으로 우리 마음을 채워 줄텐데 그때는 어디로 떠나게 될지에 물음표를 뿌리며 따스한 커피 한 잔을 정겨운 종이컵에 따라 마셨다.
안동역에 도착한 우리 일행은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안동 구시장으로 달리며 메뉴는 찜닭으로 정했다. 부드럽고 매콤한 안동찜닭을 허겁지겁 먹고 그 짭쪼름한 국물에 공기밥을 넣고 쓱쓱 비벼 먹었다.
이제는 인생의 ‘결’과 ‘시간’이 멈춘 안동의 전통공간에서 또하나의 여유를 찾기 위해 병산서원으로 달린다. 병산서원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낙동강변 비포장길을 더덜거리는 흔들림 속에 느릿느릿 가야 한다. 덜그럭거리고 흔들리는 버스는 즐거운 비명을 함께 싣고 조선의 시간을 데려온다.
병산서원은 배롱나무 꽃이 한창인 여름이 황홀한데 오늘은 그런 화려함 보다는 여유로움을 만지련다.
복례문을 지나면 산 속에 자라는 나무를 그대로 옮겨다 심은 듯 자연스러운 곡선미가 끝내주는 만대루 기둥이 먼저 맞이한다. 울퉁불퉁한 주춧돌 위에 비틀어진 나무모양 그대로 선 기둥이 여유롭다.
자연에 순응해 자연 속에 삶의 공간을 넣었을 거 같은 우리 조상들의 멋과 지혜가 병산서원 만대루에서도 엿볼 수 있다. 그 만대루에 조심스럽게 오르면 7칸 기둥 사이로 병산이 병풍처럼 다가서고 낙동강을 헤매다 달려 온 강바람은 내 얼굴에 미스트를 뿌리듯 싱그러움으로 춤을 춘다. 
그 고마운 바람에게 도시에서 지친 내 생각을 실어 보냄이 정말 미안했다.
병산서원의 입교당 마루와 서재의 툇마루에 앉아 해설사님 이야기를 들으며 옛 어른들이 길게 늘려 부르던 청산을 마음 속으로 더 길게 불렀다. 아무런 세상 걱정 없는 것처럼….
힐링이 별거인가. 내 마음이 편하고 즐거우면 그게 바로 힐링이 아니던가.
안동기차여행으로 정말 제대로 힐링한 시간이였다.
안동을 여행하려거든 병산서원, 병선서원 중에서도 만대루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여행정보
◈코레일관광개발(☎1544-7755)   http://www.korailtravel.com/
◈하회마을(☎054-853-0109)   http://www.hahoe.or.kr/
◈병산서원(☎054-858-5929)   http://www.byeongs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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