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주택관리 및 IT인프라 개선방향 <63>


(주)지에스피 씨스템즈 이수원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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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에서는 필자가 오랜 시간 컨설팅을 수행한 단지의 실제 사례를 통해서 통합경비시스템 구축 사업에 관한 공동주택의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사무소의 고충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이 단지는 약 1,000가구가 조금 못 미치는 규모로 가구 수에 비해 경비원수가 과다해 지속적인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경비비 부담이 높아 지난해부터 통합경비시스템 구축 사업을 추진하려고 노력해왔다. 단지를 방문하면서 느끼는 것은 항상 단지의 도로 및 인도, 화단 및 조경수 등이 정갈하게 관리되고 있고 무엇보다도 입대의 회장을 비롯한 동대표들이 굉장히 민주적이고 협의와 토론을 중시하면서 관리사무소 구성원과 관리소장 또한 뚜렷한 직업관을 갖고 소신껏 업무를 추진하는 보기 드문 아파트라는 것이다.
60% 가까운 입주민 동의를 받았지만 결과적으로 통합경비시스템 구축 사업이 좌초됐다. 관리소장과 단지에 필요한 적정 인원 및 인원 감소에 따른 대안 마련, 각종 시스템에 대한 연구 및 필요 제품군의 사양과 수량 등을 전반적이고 총체적으로 준비하고 입주민 공청회 등을 통해 부분 수정을 했고 최대한 많은 투표 참여를 유도해 찬반여부를 입주자 개개인에게 물어 투표률은 거의 90%에 육박하게 진행이 됐다. 전국적으로 통합경비시스템 추진을 하는 단지에서 필자 역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계기였다. 행위허가·행위신고 아닌 사항임에도 높은 찬성율을 기대해 70% 찬성 시 사업 추진을 하겠다고 내부적으로 결정하고 입주민 동의를 구한 결과 과반 이상의 입주민이 찬성을 했지만 입대의 및 관리사무소에서 임의로 잡은 70%에 미치지 못해 결과적으로 사업 추진을 못하고 파트별로 진행하는 것으로 결정이 났다.
이 부분을 필자는 컨설팅을 진행하면서 높은 찬성률을 잡은 것은 추후 동의율이 과반 이상이 됐음에도 사업 추진이 부결될 경우 역으로 찬성을 한 입주민들의 민원이 발생할 수 있고 다른 사업 추진에도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길 수 있다고 의견을 개진했지만 수용되지 않고 내부적인 기준으로 진행을 한 경우다. 
과거 승강기 교체 등의 경우와 비교해 3분의 2 또는 70% 이상의 동의를 득하는 게 크게 어렵지 않다는 낙관적인 견해에서 비롯한 아쉬움이라고 할 수 있다. 전체 시스템을 추진하는 것은 어렵게 됐지만 부분별로 불가피하게 진행해야 할 사업들은 장기수선계획에 의거 2~3회에 나눠 하는 것으로 재검토를 하고 있는 단계다. 물론 이론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으나 시공업체가 단일 업체가 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추후 마지막 공정을 통한 통합경비시스템의 완공과 전체적인 관리 및 유지보수에서는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관리소장과 입대의 회장을 비롯한 동대표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의를 통한 사업 추진 과정은 필자까지도 매번 진심으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계기였다.
필자가 진심으로 언급하고자 하는 것은 통합경비시스템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무엇보다도 준비과정을 통해서 입주민들에게 내용을 안내하고 사업 추진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는 과정보다 선행해 최적의 시스템과 적정 예산안을 도출해 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공청회 또는 입주민 설명회, 입주민 동의 과정을 통하는 절차가 필요할 경우에는 진행해야하지만 지나치게 높게 자의적으로 동의율을 잡는 것은 사업 추진에 동의하는 다수의 입주민들에게 때로는 의욕 상실과 유·무형의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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