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시 사상구 엄궁동 코오롱하늘채아파트
고려 말 무학대사가 전국을 두루 돌아다니며 산세를 살폈는데 이곳의 산세가 준엄하고 기세가 높아 마치 학이 나는 듯 하다고 승학산(乘鶴山)이라 불렀다는 전설이 있다.
엄궁동 코오롱하늘채아파트는 1990년대 토지공사가 서부산권에 핵심 주거지역을 조성하기 위해 승학산 자락을 정리해 택지로 분양한 계기가 돼 건설 됐으며 2000년 이후 공동주택 단지 8,000가구 정도가 이곳 엄궁동 주변에 오밀조밀 자리 잡게 됐다.
1999년 7월에 입주를 시작한 이 단지는 위탁관리를 하고 있으며 13개 동 1,158가구가 한울타리에 살고 있다.
이제 만 15년차인 엄궁 코오롱하늘채아파트는 1990년대 공동주택 사업계획이 대개 그렇듯이 요즘 아파트처럼 화려한 부대·복리시설이 잘 갖춰져 있지는 않지만 곳곳에 압도하는 메타스퀘어의 장엄함과 환형도로 공지의 벚꽃터널은 마치 도심 속의 잘 가꿔진 소공원 같이 조용하고 쾌적함이 바로 뒤에 접해있는 승학산의 기운과 잘 어우러져 편안함을 느끼게 한다.
모두가 함께하는 ‘한마음 대축제’
해마다 4월이면 식목일을 전후해 토요일에 봄맞이 식목행사를 진행하는데 입주민의 참여와 아파트 사랑을 고취하기 위해 직접 관목들을 심어보게 하고 또한 지난 1년간의 묵은 쓰레기들도 정리하는 아파트 대청소도 겸해서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오후에는 소찬으로 막걸리와 식사를 제공해 참여 입주민 간에 돈독한 정을 나누게 하고 새로 이사 온 사람과도 교류하는 정겨운 마당을 열고 있다.
이 단지는 5월 8일 어버이날에 효도행사를 하지는 않는다. (되도록이면 각 가정의 자녀에게 부모를 봉양할 기회를 드리기 위해서) 다만 국가에서 지정한 10월 2일 ‘노인의 날’에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어르신들을 모시고 조촐하게 식사 대접을 하고 있다.
이경숙 부녀회장은 “재활용 분리수거나 음식물 종량제 시행 후 부녀회에서 적극 도움을 주고 있으며 잘 가꿔진 산책로를 깨끗이 하는데 항상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단지의 특징은 입주민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 할 수 있는 행사를 적극 유치하려 하고 한 번 성공한 행사는 정례화해 한결같이 이어 나가려는 좋은 전통을 가지고 있다.
그 외에도 동이나 구에서 주관하는 행사 등에도 잘 참여하는 모범아파트로 주변에 소문이 나 있다.
합리적인 의사결정의 주체 ‘입주자대표회의’
입대의 김희옥 회장은 “입대의 구성원끼리 미리 업무분장을 해 불필요한 회의시간을 줄이고 빠르고 명확히 안건을 처리하고 있으며 투명경영을 원칙으로 사업자 선정지침 등 법령을 항시 준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입주민을 배려하는 작은 정성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율을 생각하는 ‘관리사무소’
▲왼쪽부터 조진만 관리사무소장, 김성순 서무, 성민정 경리주임, 부녀회 이경숙 회장, 입대의 김희옥 회장, 하태준 기술이사, 부녀회 마점순 고문, 박찬규 기술과장 |
어느 아파트에서나 지하주차장 천장에서 떨어지는 시멘트 물은 차량에 묻었을 때 잘 지워지지 않아 민원이 많다. 일부 입주민은 세차장에 가서 비싸게 돈을 들여 세차를 해도 흔적이 남는다고 항의를 하곤 한다. 또는 뜬금없이 도색과 광택을 새로 했다고 하는 입주민도 있다. 이때 백화제거제를 사용해 지우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을 보게 됐다. 그래서 장마철이 다가오면 아예 장기간 공고를 한다. 만약 차량에 시멘트물이 떨어지면 바로 관리사무소로 오라고 한다. 그러면 제 아무리 오염이 심한 차량도 비싼 외제 차량도 광택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고 흔적도 없이 지울 수 있다.
쾌적한 단지환경
‘친화, 예절, 깨끗’을 항시 중요시하는 이 아파트는 언제나 흐르는 강물처럼, 유유히 나는 학 같은 고고한 자태를 오늘도 뽐내고 있다.
부산 김홍환
webmaster@hap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