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 김해 장유동 율현마을 주공12단지아파트



 
수일 전 입춘을 맞았다. 꽃샘추위가 며칠째 머물러 있다.
단지를 방문한 날 종일 차가운 비가 내렸다. 시베리아의 대륙성 찬 고기압 기단이 한반도 상공을 아직 떠나지 않았다. 시베리아의 동쪽 러시아 사할린에는 춥고 시린 망국의 역사 속에 조선 동포들이 살고 있다. 수년 전 따뜻한 조국을 찾아 사할린동포들이 귀환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대한적십자사, LH가 동포들의 살 곳을 협의했다. 동포들은 사할린의 한기를 잊을 거주적 임지로 고국의 남쪽 지역을 물색했다.
경남에서는 국민임대주택인 전체 757가구의 김해 율현 주공아파트 3개 동에 50가구 101명 사할린 동포들의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2009년 12월이었다.
70세 전후의 동포들은 굴암산과 반룡산이 단지 외곽에 아늑하게 둘러 있고 햇볕이 넉넉하게 단지 내에 스미는 이 단지가 마음에 들었다.
김해시자원봉사센터와 대한적십자사 김해지구협의회, 가스공사 부산경남지역본부봉사단, 김해미술문화연구회봉사단 등이 명절마다 한민족 한가족 설날 떡국 나눔잔치 등을 열어 동포들을 챙겼다. 시장과 도의원, 시의원들의 방문과 지원도 보태졌다.
▲사할린 동포 주민센터 동아리 활동    
귀환동포들은 주민공동시설 등에서 한민족의 오랜 절기풍습행사를 주최하고 스스로 연중 다양하게 참여한다. 사할린의 풍토가 가미된 이국적이고 다문화적인 행사들도 있다.
관리사무소와 이장단(이장 이경희, 정재옥)은 각종 행사지원과 함께 동포들의 의사소통을 돕고 전화해지, 가스공급, 기초생활수급 등 생활전반의 여러 민원을 도왔다.
도우며 살피면서 묵묵히 뒤편에 머물러 있다.
동포들은 “보살피는 손길들과 관심어린 시선들이 고맙고 따뜻한 느낌 속에 행복하다”고 말한다.
단지 인근 고교생들과 어울려 만든 아파트 소식지에 정용선 관리사무소장이 단지 거주 사할린 동포들에게 전하는 위로의 마음을 적었다.
 
 
  -- <중략> --
여기 따뜻한 조국에서 여생을 보내기 위해 사할린에서 멀리 이곳 우리 아파트에 정착하신 99분의 동포들이 계신다.
인생 대부분의 젊은 날과 중장년의 춥고 모진 지난 세월을 그곳에 두고 오신 이분들의 사연과 결심, 집념을 우리가 짐작이나 할 수 있을까? 조국이라는 가슴 벅참을 잊을 수 없어 멀리 사할린에 혈육을 두고 오셨다.
3년의 세월동안 벌써 두 분이 세상을 떠나셨다.
작은 것에 감동의 눈물짓는 그분들의 허전하고 아픈 마음을 조금이라도 위로해드리는 방법은 우리의 따뜻한 관심과 사랑이리라 생각한다.
      -- < 중략> --
우리의 작은 책무는 이분들이 그리운 조국을 좀 더 많이 보고 느끼며 여생을 즐겁게 보내도록 해주는 것이다.
고국에 돌아오기를 바라는 1세대 동포들은 물론이거니와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고 귀화하기를 원하는 2, 3세대의 후손들도 우리의 품으로 올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사해동포들과 조국이 서로를 잊지 않고 있음을 믿도록 영속적으로 할 일을 찾아 힘써 나가는 것, 이것이 조국의 의무이며 예우이다.
사할린 동포들이 하루하루 행복하기를 기원한다.

2012년 12월
 
 
이같이 김해 율현마을 주공12단지아파트는 입주민과 관리직원 할 것 없이 넉넉한 인심과 따뜻한 동포애가 공존하는 따뜻한 단지다.
 
▲어버이날 기념 경로잔치 마련    

 
 

 
 
 
 
 
 
 
 
 
 
 
 
 
 
 
▲노인정 무료 영정사진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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