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가 있는 여행 떠나Go!



 
 
강 희 명  여행객원기자
아주 특별한 샤로테(blog.naver.com/jelmi)
 
 
가을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바로 단풍이다. 울긋불긋 꽃 대궐보다 더 처연하게 초록이 지쳐 빠알간 색으로 단풍들 때 누우런 황금들판과 빨간 단풍이 매우 아름다워 사람들은 단풍여행지로 단풍구경을 하러 떠난다.
형형색색 자신의 색을 뽐내는 단풍에 비해 한 가지 색으로 자신의 색깔을 확실히 드러내면서 겨울의 동장군을 불러오는 것이 바로 억새다. 산에 형형색색 단풍이 들기 전에 피어나기 시작하는 억새. 억새는 아주 오랫동안 꽃이 피기 때문에 단풍이 다 지고 난 다음에도 볼 수 있다.
억새를 깊게 느낄 수 있는 여행지로는 명성산, 무등산, 하늘공원, 제주도 산굼부리 등 대한민국 산하 곳곳에서 볼 수 있다.
하지만 가장 먼저 억새를 피우는 곳이 바로 산정호수에 있는 명성산. 덕분에 가을이 시작되는 10월에 명성산과 산정호수는 억새를 보려는 산꾼들과 관광객들로 몸살을 앓을 정도다.
 
명성산은 궁예와는 깊은 인연이 있는 산으로 신라의 왕의 아들로 태어난 궁예는 태어날 당시 입안에 이빨이 나 있어 불길한 아이라고 절벽에서 떨어뜨려지게 된다. 유모가 궁예를 구했지만 일부러 눈을 찔러 애꾸눈이 됐다. 그 후 궁예는 절에서 생활을 했는데 어느 날 까마귀가 종이를 떨어뜨려 그걸 주워 보니 왕자가 적혀있어 자신이 왕이 될 운명임을 알게 되었다. 그 후 궁예는 후고구려를 건국했다. 그러나 신하들과 백성들의 신망을 잃은 궁예는 궁예서 쫓겨나 포천의 명성산으로 들어와 후사를 도모하다 피살됐다. 그날 이후로 명성산은 궁예의 울음소리가 들려 울음산이라고도 불렸다.
아마 이 울음소리가 바로 명성산을 뒤덮은 억새들이 바람에 흔들리면서 내는 소리가 아닌가 싶다.
올해 명성산 억새축제는 지난 10월 9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됐다. 산정호수에서 명성산 억새꽃 군락지까지 가는 등산코스는 명성산 비선폭포 등산로 입구로 시작해 산행을 하고 싶은 분들은 왼쪽의 험한 코스로 편안한 길로 가고 싶은 분들은 지압로 운동시설을 지나 조망데크, 등룡폭포, 약수터를 지나면 바로 억새꽃 군락지가 나온다. 전문 등산객은 억새꽃 군락지를 지나 삼각봉으로 해서 명성산 정상을 다녀오면 되며, 억새꽃 축제만 즐기는 분들은 군락지에서 나무계단쪽으로 내려오면 된다.
억새축제장까지는 그리 가파르거나 힘든 산행이 아니라 2~3시간이면 다녀올 수 있어 천천히 걸으면서 온가족이 함께 억새축제를 즐기기에 충분한 곳이다.
산정호수 근처에 워낙 맛있는 맛집도 많지만 등산로 입구에서 파는 해물전과 근처 가평의 잣으로 만든 잣막걸리 한 잔이면 억새축제를 즐기기에 충분할 듯하다. 산이 깊은 곳이라 더덕이 유명하기에 더덕무침이나 더덕구이 또한 입맛을 자극한다.
명성산은 대중교통으로도 가기 편한 산으로 서울 수도권 전철 1호선 의정부역 근처 버스 정류장에서 138-6번 버스를 타면 종점인 산정호수 상동 주차장에 하차. 의정부에서 산정호수까지 버스로 약 2시간 정도 소요. 요금은 1,800원. 버스는 배차 간격이 30분에서 1시간으로 검색해서 가는 것이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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