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주택관리 및 IT인프라 개선방향 <2>


 
(주)지에스피 씨스템즈 이수원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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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수출을 병행하고 있기 때문에 전 세계 약 60개국을 방문하면서 해외 고객들과 많은 상담을 해봤고 특히 시간이 날 때면 제품이 시공돼 있는 현장(SITE) 또는 새로운 시스템이 구축돼 있는 곳을 방문하는 것을 좋아했다. 그러면서 늘 느끼는 것이 바로 체계적인 시스템에 대한 구축과 유지관리 등에 대한 학습이었다. 선진국일수록 사회 안전 시스템이나 우리나라와 같은 공동주택 또는 대형 건물 등의 내부 인프라 시스템이 실로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무리 오래된 건물이라도 도면이 존재하고, 추가로 증설 또는 유지 보수가 될 경우에는 반드시 그 자료를 보관, 추가로 어떤 인력이 와도 한눈에 파악하고 지원할 수 있게 하는 일이 기본이었다.
우리나라 공동주택에는 오래될수록 도면의 중요성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데, 이런 도면이나 자료 관리가 제대로 돼 있지 않고, 주로 위탁관리 개념이다 보니 인수인계 과정 또는 관리과정에서 사라지거나 초창기 인쇄 도면이 상이해 실제 준공된 상황과는 다른 경우도 많았다.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입주민들은 전용부에 대해서는 정말 정성껏 관리하고 유지하는 성향을 보이는 반면, 공용부에 대해서는 나 몰라라 하는 경향이 아주 높다. 쓰레기, 주차, 설비부분에 대한 파손 또는 유지관리에 들어가는 예산, 장기수선계획에 근거한 체계적인 관리 등에 있어서 왜 불필요한 예산을 쓴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이제 입주민 절대 다수가 공용부 역시 내 재산의 일부라고 여기고 공용부 설비 시스템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 앞으로 외부에 보이는 도색·도장 등의 요소만 중요하다고 여기지 말고, 정말 내부에 있는 전기, 소방, 가스, 수도 등의 각종 설비 및 기타 시설물 등에 대한 중요성과 이를 체계적으로 유지관리하려는 인식의 대변화가 필요하다. 지난 20년, 앞으로 다가올 20년을 어떻게 관리할까? 이게 바로 질문의 시작이고, 이를 위한 해법의 근원은 바로 인식의 절대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싶다.
이렇게 절대 다수 입주민의 인식의 대전환이 이뤄진다면 입주민의 대표기구인 입주자대표회의의 구성원들이 더더욱 많은 신경을 쓸 것이며, 단지를 관리하는 관리주체(관리사무소)에서 이에 걸맞게 더 많은 신경을 쓸 것으로 확신한다. 아무리 관리사무소장을 비롯한 직원들이 효율적인 관리를 하고자 해도 입주자들의 대표인 동대표들이 이런 인식을 갖지 못한다면 임시방편의 유지관리 형태가 될 것은 자명하다.
2013년 1월 1일을 기점으로 각 가구는 아날로그 TV 방송이 종료되고 HD방송이 시작됐다. 초고속 인터넷 및 휴대폰도 영상 전송 등이 끊이지 않는 LTE 시대로 스마트폰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 단지의 공용부 시스템은 어떠한가? 녹물이 나와 배관을 교체해야 하는데 예산 부족으로 엄두가 나지는 않은지? 장기수선계획에도 없는 공사를 장기수선충당금이 조금 모여 있으니 덜컥 진행한 적은 없는지? 
자동차의 경우 일정 주행 거리에 따른 소모품 교체, 엔진오일 교체 등 과정을 잘 지키고 관리를 잘하면 오래 이용할 수 있듯이, 모든 시설물에 대해서 체크리스트를 작성, 주기적으로 유지관리하는 관리혁신 마인드가 입대의와 관리주체에 있다면 기축 아파트는 앞으로 20~40년은 끄떡없이 갈 것으로 믿는다. 준공 시 건물은 유지하고, 내적 인프라를 개보수, 유지관리하면서 살기 좋은 공동주택을 입주자 모두가 함께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외관만 예쁜 아파트 보다는 방수문제로 민원이 없고, 온 단지에 조경이 잘 갖춰져 누가 방문해도 공원 같은 그런 아파트와 범죄 및 사고가 나지 않고, 이웃 간 화합하는 그런 아파트 속에서 사는 게 삶에 찌든 우리들에게 마음의 힐링이 되지 않을까? 우리 단지의 재산과 가치는 우리 모두에게 달려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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