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시 박 춘 수 주거정책팀장

 
 
“대부분 아파트 단지 내 갈등은 소통의 부재에서 비롯된다고 봅니다. 공간적 의미의 단절도 문제지만 관리주체와 입주민 간 아파트 관련 지식의 차이에 기인한 바도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천시는 전국 광역지자체 중 최초로 주택관리사를 담당공무원으로 임용한 바 있다. 그만큼 공동주택 관리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이를 시책에 적극 반영할 준비가 돼 있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러한 인천시의 주거정책을 이끌고 있는 박춘수 팀장이 꼽은 공동주택 관리의 키워드는 바로 ‘소통’과 ‘이해’다. 최근 서울시를 시작으로 커뮤니티 프로그램, 즉 아파트공동체 활성화 사업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인천시는 시선을 돌려 좀 더 아파트 관리현장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는 시책을 발굴해냈다. 인천대학교 시민대학에 개설된 ‘공동주택 이해관계인 아카데미’가 바로 그것. 오는 3월 6일 개강하는 이 교육과정은 공동주택의 관리주체와 입주민 대표는 물론 자생단체 회원, 관련 공무원까지 모든 이해관계인의 역량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될 전망이다. 이를 통해 이른바 ‘눈높이 소통’을 꾀하고, 더 나아가 아파트 관리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을 미연에 방지한다는 것이 시의 방침이다.

 
 
 
#지난해 인천시가 아파트 등 공동주택과 관련해 추진한 정책을 소개해주십시오.
우선 공동주택의 원활한 관리를 위해 민관 합동 연수 및 간담회를 정례화시켰습니다. 이를 통해 공동주택 관리규약준칙 및 자치구 공동주택 지원조례안 개정에 따른 설명은 물론 협회 등 민간단체의 제도 개선 및 건의사항에 대해 의견을 수렴했고 공동주택 단지를 입주민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발전방안에 대해 논의한 바 있습니다. 지난해는 연 1회 실시에 그쳤지만 올해는 연 2회로 확대, 공동주택 관련기관의 의견을 청취해 시정에 적극 반영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서민아파트 입주민들이 건전한 문화 활동을 영위할 수 있도록 시립예술단이 직접 찾아가는 ‘작은 음악회’를 개최해 지역 주민들의 열렬한 호응을 이끌어냈습니다. 문화·예술을 현장에서 직접 체험토록 함으로써 서민아파트 입주민들의 정서 함양은 물론 공동체 생활을 활성화하고 나아가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작은 음악회’ 역시 지난해 5회 공연에 이어 올해는 더욱 늘어난 8회에 걸쳐 관내 서민아파트를 직접 찾아갈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어떤 실적 및 효과를 거둘 수 있었는지 평가를 내린다면?
현재 인천시의 아파트 공급량은 101.9%로 지난해는 우리 시의 주거정책 방향이 주택공급에서 주택관리로 전환하는 시발점이 된 한해였습니다. 그동안은 공동주택 관리와 관련해 단순 민원처리에 그쳤던 것이 사실이지만 지난해부터는 각종 정책을 개발하는 수준에 이를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또 앞서 언급한 ‘찾아가는 작은 음악회’와 ‘민관 합동 연수 및 간담회’를 비롯해 시장이 직접 주관하는 ‘시민과의 대화’ 등을 통해 공동주택 관련 민원을 신속하게 처리함으로써 공동주택 입주민들과 직접 피부를 맞대고 소통할 수 있는 우리 시의 주거정책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자평하고 싶습니다.
 
 
 
#인천시는 전국 광역지자체 최초로 주택관리사 출신 담당공무원을 채용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한 평가는?
공무원의 경우 잦은 인사발령으로 담당업무의 연속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공동주택 관련 분야만 하더라도 주택법을 비롯한 각종 법규에 대한 운영은 큰 문제가 없지만 공동주택 관리현장에서의 실무경험이 전무하기 때문에 각종 민원을 현장감 있게 다루는 데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 같은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 시에서는 현장경험이 풍부한 주택관리사를 지방계약직 공무원으로 임용해 풍부한 경험을 토대로 전문가적인 마인드가 녹아든 질 높은 공동주택 관리 행정서비스를 제공토록 했습니다. 이를 통해 각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하는 입주민 간 갈등을 실질적인 소통을 통해 신속·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었고,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적극 반영토록 함으로써 공동주택 관리행정의 질적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공동주택과 관련해 인천시가 당면한 과제는 무엇입니까?
우리 시의 주택공급률이 100%를 넘어섰고 주거형태도 시민 75% 이상이 아파트를 비롯해 연립·다세대주택 등 공동주택에 거주하고 있어 입주민 간 갈등해소를 위한 공동체 활성화와 공동주택 관리에 대한 관심도가 어느 때보다 높다고 판단됩니다.
이에 반해 시 공동주택 관리규약준칙은 내용이 포괄적이고 미비한 부분 또한 존재해 좀 더 세분화하고 명확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울러 공동체 활성화 지원 부분에 대해서도 지원근거를 마련하고 예산지출에 있어 투명성을 확보토록 해야 합니다. 안전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소규모 공동주택의 안전점검 및 관리에 대한 지원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따라서 현실적인 지원을 위한 자치구 지원조례 개정을 유도하는 한편 공동주택 관리를 위한 각종 커뮤니티 활성화, 그리고 각 아파트 관련 단체의 자원봉사 체계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인천시의 소규모 공동주택 현황 및 관리실태를 설명한다면?
2010년 말 기준 우리 시의 공동주택은 총 1,221개 단지로 그 중 소규모(비의무관리 단지) 공동주택은 전체의 약 47%에 달하는 576개 단지에 이르고 있습니다. 비의무관리 대상으로 관리의 사각지대에 있는 공동주택이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고, 이들 대부분은 노후화된 공동주택이기 때문에 안전점검은 물론 관리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주택조례 및 지자체 지원조례 개정을 통해 지원근거를 마련 중에 있으나 지자체의 열악한 재정으로 인해 어려운 실정입니다. 범국가적 차원에서 중앙부처의 국비지원 등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사료됩니다.
 
 
 
#올해 추진코자 하는 공동주택 관련 정책을 소개해주십시오.
올해는 무엇보다 주거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환경 조성의 원년으로 삼는다는 방침입니다.
이를 위해 우선 ‘공동주택 이해관계인 아카데미’를 개설, 입주민과 관리주체 간 또는 입주민 상호 간 평등한 눈높이에서의 소통을 통해 갈등을 미연에 방지토록 할 계획입니다.
또한 공동주택의 대표적 커뮤니티 프로그램인 ‘텃밭 가꾸기’ 사업을 시범적으로 운영함으로써 노인 소일거리 제공과 더불어 아파트를 열린 이웃의 장으로 만든다는 복안입니다. 물론 ‘찾아가는 작은 음악회’와 ‘민관 합동 연수 및 간담회’의 확대 실시도 이에 큰 힘을 보탤 것입니다.
아울러 ‘찾아가는 공동주택 민원상담실 운영’과 ‘공동주택 관리 질의응답 편람 제작’, ‘공동주택 관리규약준칙 개정’을 통해 효율적인 공동주택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전국 최초로 ‘아파트 입주예정자 공사현장 사전감리제’를 도입하고 아파트 관리비 인터넷 공개 및 집행실태 점검 등으로 투명한 공동주택 관리문화의 초석을 닦고자 합니다.
 
 
 
#관내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입주민과 입주자대표회의, 관리주체 등에 전할 당부의 말씀이 있다면?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입주민은 다양한 의견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단지 내 제한된 공간에서 함께 살아가기 때문에 복잡한 갈등을 내포할 수밖에 없습니다. 입주민들은 주거의 개념을 ‘혼자 사는 공간’이 아닌 ‘함께 삶을 영위하는 공간’으로 제고해 공동의 행복을 고취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입대의와 관리사무소장 역시 아파트 단지 내 의결기관과 집행기관으로서 많은 입장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공동주택 관리규약에 따라 원칙에 입각해 관리한다면 투명하고 공정한 단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특히 관리비 등 입주민의 사적 재산 영역에 있어서도 청렴하게 집행·관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깨끗하고 쾌적한, 그리고 모두가 마음을 합해 행복한 생활공동체가 이룩될 수 있도록 노력해주길 당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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