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 노원구 공동주택 커뮤니티 전문가 신 현 정 플래너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거주자의 사생활 보호, 자산적 가치 등으로 선호돼 왔다. 이로 인해 폐쇄적인 단지 환경과 개인주의 생활은 이웃 간의 단절을 가져 왔고 공동체적 삶의 이점과 가치를 잃어버리는 결과를 낳았다. 위·아래 층간소음으로 언성이 높아져 폭행, 폭언하는 사건 등이 발생하고 공동영역 관리에 소홀하게 됨으로 아파트 관리상의 비리 등으로 인한 서로 간의 불신감만 팽배해져 갈등을 겪고 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러한 이웃 간의 문제를 이해와 소통으로 이어주는 매개체가 생겼다. 아파트 주거문화를 바꾸는 중요한 계기가 되고 있으며 아파트 관리의 투명성과 함께 이웃관계를 회복하고 공동체 생활에 참여함으로써 나눔의 즐거움과 더불어 공동체 의식 함양이라는 이점을 낳은 공동주택 커뮤니티 활성화 사업은 지난해 서울시에서 추진해 큰 성과를 거뒀다. 이런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던 배경 중 하나는 시행된 지 7개월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입주자 간 다리 역할을 하고 있는 커뮤니티 전문가들의 노고가 있었기 때문이다. 어떤 노력으로 입주민 간의 소통을 이어주고 있는지 서울시 공동주택 커뮤니티 전문가로서 노원구에 배치돼 현재 커뮤니티 전문가로 활동 중인 신현정 플래너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올해 2월부터 본격적으로 공동주택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해 각 구에 커뮤니티 전문가를 배치한 것으로 알고 있다. 공동주택 커뮤니티 활성화란 무엇이며, 커뮤니티 전문가는 어떤 역할을 맡고 있나?
아파트라는 주거공간은 벽 하나,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리적 거리가 가깝다보니 이로 인한 입주민 간 사소한 갈등과 층간소음, 애완견 문제 등이 아파트 내 분쟁과 법정 소송으로 이어지고 있는 사례가 빈번한 것이 사실이다.
서로에 대한 이해부족이 더 큰 오해와 갈등을 유발함으로써 이로 인한 문제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이웃공동체를 활성화해 배려와 이해를 바탕으로 살맛 나는 아파트를 만들어야 한다.
공동주택 커뮤니티 활성화가 지닌 의미는 잃어버린 이웃관계를 회복하고 서로 정을 나누는 아파트를 만듦으로써 불신과 오해를 줄이고, 이웃에 대한 배려와 커뮤니티의 이점을 발견하고 나누는 데 있다. 앞으로 아파트는 입주자 간 교류를 활성화하고 입주자들이 가진 자원을 나누며 공동체 의식을 형성함으로써 공동주택에서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공간으로의 재탄생을 위한 지름길로 거듭날 것이다.
아파트 입주민들이 삭막한 주거 환경에서 벗어나 이웃과 함께하는 행복한 공동체를 만들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이웃과 소통의 장을 마련해 주는 다리 역할 및 입주민 스스로가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 주는 역할이 커뮤니티 전문가다.
이웃공동체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 각 구에 커뮤니티 전문가가 배치되고 있는데 현재 플래너 한 명당 적게는 2개 단지, 많게는 4개 단지의 공동체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도맡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입주민들이 모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며 이를 실행하고 평가하는데 우선 커뮤니티 단지의 특성 파악과 더불어 입주민의 도움 없이 혼자서는 힘이 들기 때문에 같이 일을 할 수 있는 공동체의 리더를 발굴한다.
함께 활동할 사람들을 발굴하고 활성화 실천계획을 바탕으로 단지별 맞춤 커뮤니티 활성화 사업을 자생단체 및 입대의와 연계해 시행토록 하며, 단지 내 공동주택 커뮤니티 활성화 분야 상담, 단지 소식지 및 안내문, 이벤트 등 입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입주자 간 소통의 장이 마련될 수 있도록 도와 자연스러운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서울시 공동주택 커뮤니티 전문가로 현재 노원구에 배치된 것으로 알고 있다. 노원구에서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대해 앞장서서 하고 있는 일은 무엇인가?
현재 노원구는 전체 주택 중 공동주택이 87%로 이뤄진 아파트 도시다. 공동주택의 삶의 질이 주민 전체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것과 다름없다. 이에 구는 따로 공동주택 관리과를 두고 입주민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 공동주택 무료상담실, 노후화된 공동주택 지원 신청접수, 공동주택 관리 실무담당자와 간담회,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 프로그램 지원, 공동주택 관리 분쟁조정위원회, 공사·용역 등 취약한 분야에 대해 쉽게 설명해주는 공동주택 관리 자문단 등과 더불어 지난달에는 공동주택 전문가와 입주민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토론회를 열고 불합리한 주택법령 개정 건의안 16건을 확정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하고 있다.
 
 
 
#노원구에서는 커뮤니티 전문가를 통해 어떤 활성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달라.
노원구에는 수많은 아파트 단지가 있지만 각 아파트마다 고유의 색깔이 있다. 그리고 그러한 색깔을 찾아주는 것이 커뮤니티 활성화 전문가의 역할이다. 현재 특색이 다른 네 곳의 아파트 단지를 맡고 있는데 세 개 단지는 구에서 공모사업 신청으로, 한 개 단지는 문화프로그램으로 신청해 선정됐다. 공모사업으로 선정된 월계 초안산쌍용스위닷홈, 중계청구3차아파트, 월계 흥화브라운빌과 더불어 문화프로그램으로 신청한 월계 롯데캐슬루나아파트는 각 아파트 단지의 특색을 살려 커뮤니티 활성화를 비롯, 아파트 고유의 특별함을 이뤄 나가고 있다.
초안산쌍용스윗닷홈은 ‘엄마와 도란도란’이라는 공동체 활성화 단체를 만들어 품앗이 교육이라는 맥락 아래 독서 논술 프로그램, 전시회 관람, 아파트에서 유일하게 바른 먹거리 교육을 받는 등 ‘교육’에 관한 커뮤니티 활성화를 실시하고 있다.
월계 흥화브라운빌에서는 부녀회를 주축으로 공동체 활성화를 도모했다. 다만 공간이 없어 노인정 공간을 활용해 ‘know 인정 만들기’ 주제로 소외된 아이들과 독거노인들을 위해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만들고 함께하는 등 ‘봉사’에 관한 커뮤니티 활성화가 이뤄지고 있다.
중계청구3차아파트는 친환경을 강조해 버려진 유휴지를 활용, ‘야생화 생태 체험장’을 만들어 지역 아이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또한 옥상텃밭을 만들어 아파트 입주민들이 직접 가꾸고 아이들도 체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등 ‘환경’에 관한 커뮤니티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월계 롯데캐슬루나아파트는 공모사업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공동주택 커뮤니티 활성화에 관심을 갖고 있는 입주민들이 주축이 돼 한아름회를 만들어 도서관 커뮤니티를 활성화했다.
또한 입주민과의 소통을 위해 재능기부 및 녹색장터를 실시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노원구에서 이뤄지는 프로그램을 공유하자는 생각으로 노원구뿐만 아니라 각 아파트 단지의 좋은 발전을 위해 커뮤니티 블로그(http://blog.naver.com/nowonapt)를 운영하고 있다.
 
 
 
#좀 더 활동적이고 보람된 커뮤니티 활성화가 되기 위해 입주민, 입주자대표회의, 관리사무소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어떤 역할이든 다들 잘하실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공통적으로 자기 자신을 주체라고 생각하고 임해주셔야 한다. 입주민은 프로그램이 만들어졌을 때 아파트 일에 관심을 갖고 열심히 참여해야 하고, 시설위주의 관리보다는 소통의 관리가 중요해져 가는 이 시점에서 관리사무소의 역할이 점점 증대됨에 따라 아무래도 커뮤니티 활성화를 하다보면 굉장히 일이 많아지고 힘들 것을 알지만 조금 더 관심을 갖고 귀찮더라도 임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커뮤니티 활성화라는 부분이 잡수익 활용이 있는 민감한 부분이므로 입대의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커뮤니티 활성화에 대한 인식이 적어서인지 부정적인 면이 있다 앞으로 커뮤니티 활성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봐 주시면 어떨까 생각한다.
 
 
 
#지난해 8월 서울시에서 대대적으로 보도한 후 올해 2월부터 시행된 공동주택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한 전문가 배치는 7개월이 좀 넘은 것으로 알고 있다. 짧은 시간에 비해 성과는 큰 반면 입주민들의 인식과 처우가 미비해 어려움이 많을텐데….
아직까지 노원구에서는 공동주택 지원과가 따로 있어 의식자체가 커뮤니티 활성화에 대해 깨어있어 다행이지만 아무래도 입주민과 대면 시 커뮤니티 전문가의 위치가 공무원도 아닌 애매한 위치여서 입주민들이 혼란스러워할 때가 있다.
서울시에 속해 해당 구청 이름으로 커뮤니티 활성화를 돕기 위해 전문가로 활동함에 있어 인식미비로 인해 어려운 점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아파트 단지는 많지만 전문가는 적고 아직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호응이 있는 단지도 많으나 홍보가 부족해 어려운 점도 더러 있다. 입주민 참여가 커뮤니티 사업을 성공으로 이끌어 가는 포인트인 만큼 입대의와 관리주체의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하지만 아직까지는 인식이 낮다보니 왜 필요한지, 왜 돈을 허비해야 하는지 등의 생각이 더 많은 실정이다. 이에 커뮤니티 활성화로 인한 이웃 간 관계회복, 분쟁예방과 감소 등을 예로 들어 설명해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구슬도 꿰어야 보배이듯 처음부터 다 갖춰서 이뤄지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여러 번 시행착오도 겪고 부딪히며 하나 하나 맞춰가다 보면 언젠가는 달라져 있는 아파트를 보게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기타 향후 커뮤니티 활성화 계획 및 한국아파트신문사를 비롯해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입주민, 입대의(임차인대표회의), 관리사무소장 등에게 한 말씀.
처음 이 커뮤니티 활성화 전문가를 배치하는 사업을 시작했을 때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를 자치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다. 현재도 진행 중이지만 얼마 되지 않은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크다.
관리사무소 내 공동체 활성화 담당 직원을 둬 관리사무소에서 하는 일을 줄여주고 자체적으로 운영 가능토록 하겠다는 것이 서울시의 입장이지만, 관리비 문제가 있는 만큼 점차 확대해 나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된다.
예전에는 아파트 환경이나 복지에 대한 시선과 인식이 미비했으나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점차 확대되고 인식이 달라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에 공동주택 커뮤니티 활성화도 적극적인 홍보와 참여가 이뤄진다면 점점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 믿는다.
아파트 입대의, 관리사무소, 입주민 모두 지금은 시설관리뿐만 아니라 입주민의 마음까지 헤아리는 관리가 필요하다. 환경도, 경제도 중요하지만 함께 살아가는 이웃의 마음을 헤아리고 보듬어 주며 살아가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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