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김구중 서울지역본부장


 
 
 홍보·교육·컨설팅·지원 통한 재해예방 지속적 추진
 
 
 올해 연초 100년 만의 폭설로 인해 아파트 관리 현장은 초비상 상태였다. 단지 내 쌓인 눈을 치우기 위해 관리사무소장을 비롯해 관리직원, 경비원, 미화원까지 총 동원됐다. 그러나 적은 인원으로 추운 날씨에 계속 쌓이는 눈을 치우기란 쉽지 않았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과 올해 초 집중적으로 내린 폭설 등으로 인해 328건의 재해가 발생, 지난해 대비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뿐만이 아니다. 공동주택 관리 등 건물관리업이 포함된 서비스업의 경우 1987년 전체 재해의 8%였던 것이 1997년 16%, 2007년 32%, 2009년 39%를 상회해 이대로 둔다면 2017년에는 65~70%까지 늘어 심각성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서울지역의 65%가 서비스업으로, 제조·건설업에만 치중했던 과거의 안전재해예방 정책의 큰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김구중 서울지역본부장은 “사실 서비스업의 재해예방에 대해 그동안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지난해 서비스업의 재해발생률이 제조·건설업보다 높아 서울지역본부에서는 서비스재해예방팀을 구성해 이 부분에 치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공동주택 관리 등 건물관리업의 경우 다양한 재해가 발생한다”며 “현재 대한주택관리사협회 등 직능단체와 연계해 재해예방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화·조경·시설 등 종합적 관리
 근로자 재해 종류도 다양하게 발생

 
 2010년 5월 현재 건물관리업의 전국 재해는 1,953건으로 전년 동월 1,593건보다 360건이 증가했다. 2009년 연말과 올해 초에 집중적으로 내린 폭설 등에 의한 미끄럼 등의 재해가 328건 발생했다.
 특히 제설 및 청소작업 등 외부에서 작업이 많은 업종 특성상 다른 업종보다 폭설로 인한 재해가 급격히 늘었다.
 서울지역본부에 따르면 관할 지역에서 발생한 지난 5월 현재 건물관리업 재해는 383건으로 2009년 280건보다 37% 증가했으며 이 중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는 145건이 발생했다. 대부분의 재해는 작업 중 넘어짐 재해로 전체 재해의 61%를 차지했으며 50대 이상 재해자 수가 213명으로 고령 근로자에 의한 재해가 많았다.
 김 서울지역본부장은 “건물관리업의 재해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통계상으로도 이미 확인됐다”며 “건물관리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급격한 증가로 이에 따라 재해도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건물관리업의 경우 미화, 경비, 조경, 시설 등 종합적인 관리를 하고 있는 업종으로 재해의 종류도 다양하다”며 “그런데 문제는 건물관리업 종사자들이 재해예방을 어떻게 하는지 몰라서 당하는 경우가 많아 건물관리업에 맞는 맞춤 대책을 마련해 교육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건물관리업 등 재해예방 전담팀 발족
 대주관과 공동사업 지속적 추진

 
 이에 서울지역본부에서는 올해 초 ‘서비스업재해예방팀’을 신설, 급증하고 있는 건물관리업 등 서비스업 재해의 지속적인 예방을 위해 전담팀을 발족했다. 이를 통해 최근 5년간 재해발생형태를 과학적으로 분석해 재해발생주기가 빠른 사업장을 선정, 현장 방문을 통한 안전·보건 컨설팅을 시행 중이다.
 특히 공동주택 재해를 줄이기 위해 공단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대한주택관리사협회와 공동으로 현장 관리사무소장 및 안전관리자 대상 재해예방교육 및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재해발생 고위험 사업장에 현장 경험이 풍부한 대주관 지부장급 임원을 수행요원으로 선발해 현장 방문을 통한 안전교육 및 사업장 위험성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건물관리업 대규모 기업 본사 5개사와 지난 6월에 업무협약을 체결해 재해예방을 위한 공동사업 전개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
 향후 소규모 사업장이 많은 건물관리업 특성을 고려해 대주관 등 직능단체 및 업무협약을 맺은 대규모 건물관리업 본사와 재해예방을 위한 공동 사업을 적극 전개, 산하 소규모 사업현장으로 파급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 관리현장에서 발생하는 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우선 홍보하고 교육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사업장을 일일이 다니는 것에는 한계가 있어 보다 능률적으로 효과를 보기 위해 직능단체와 함께 재해예방을 위해 힘쓰고 있는데 특히 대주관에서 선도적으로 나서고 있어 빠른 시일 내에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김 서울지역본부장은 말했다.
 
 
 
 보호구만 잘 착용해도 사고 크게 줄어
 실질적 지원 가능토록 근거 마련 중

 
 전년도 서울지역본부 관내 공동주택에서 일어난 재해 중 45%에 해당하는 99건이 넘어짐 재해였다. 대부분이 청소 및 순찰 중에 미끄러져 넘어지는 사고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청소 작업 시 보호구(미끄럼 방지화) 착용과 미끄럼 주의 표지판을 설치하고 계단 청소는 상향식으로 해야 하며 야간 순찰 중에는 이동식 손전등을 이용, 입수보행 등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김 본부장은 당부한다.
 그는 “보호구만 잘 착용해도 재해를 줄일 수 있는데 문제는 비용이 들어가 사업주가 부담스러워한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재해가 발생해 공백이 생기면 4명이 하던 일을 3명이 해야 하고 그만큼 동료 근로자에게 무리를 줘 또 다른 재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제조·건설업에 대해서는 보호구 등의 지원이 가능하나 건물관리업 등 서비스업에 대한 지원 혜택은 아직”이라며 “향후 서비스업도 지원이 가능하도록 현실에 맞게 관련법을 개정해 실질적으로 재해를 예방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 중”이라고 전했다.
 
 
 
 재해예방, 사업주 책임
 평소 안전수칙 준수해야

 
 또한 요즘같이 기온이 올라가면서 불쾌지수가 높아지고 업무 집중력이 떨어져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은 여름철에는 특히 맨홀 등 밀폐공간에서 산소결핍에 의한 질식재해나 감전에 의한 재해, 제초작업 시 예초기에 의한 재해, 고령 근로자와 맞교대 근무가 많은 업무 특성상 폭염과 과로에 의한 재해 등이 많이 발생한다.
 집중호우나 태풍으로 인한 안전사고와 열사병, 피부질환 등의 발생 우려가 높아 평소 안전수칙을 준수하는 습관과 개인 건강관리에 힘써야 하며 주변의 위험요소를 사전에 점검·개선해야 한다.
 김 서울지역본부장은 “‘재해를 일으키는 것은 가족에 대한 배신행위’라고 교육을 할 만큼 재해는 당사자뿐 아니라 가족 모두에게 영향을 미친다”며 “재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 또한 사업주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직 우리나라는 안전사고 예방에 대한 인식이 미흡하다”며 “안전이 생산성 향상, 근로자의 사기진작에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공동주택 관리현장에 파급되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조급한 마음 NO! 절차 확인 꼭!
 안전문화 정착, 범국민적 노력 필요

 
 1987년 공단 설립 초창기부터 안전기획부장, 여수지도원장, 경영기획실장, 대전지역본부장, 안전국장 등을 역임한 김 서울지역본부장은 어려운 일, 남들이 하기 힘들어하는 곳에서 솔선수범해 공단 내 해결사로 이름이 나있다.
 그는 “서비스업 재해예방에 대해 안전국장 시절부터 많은 관심을 갖고 재해를 줄이기 위해 전략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체계적으로 구상했었다”며 “서비스업 재해예방에 대한 토대를 구축해 향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서울지역본부장은 “재해를 당하고 나면 이미 늦은 것”이라며 “대부분의 재해는 잘 알지 못해서 발생하기도 하지만 조급한 마음에 확인하지 않고 절차를 생략해서 일어나는 경우가 많아 하나씩 확인하는 절차를 지키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안전한 일터 만들기는 범국민적인 노력이 필요하며 안전보건은 정부나 공단 등 공공부문의 역할과 노력만으로는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라며 “사업주, 근로자, 민간전문가 등 사회 구성원 모두가 안전보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함께 참여할 때 확보할 수 있으므로 앞으로 한국아파트신문에서 안전보건 문화가 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앞장서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한국아파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