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동대학교 건축공학과 이 강 희 교수


 
 
“향후 관리비 최소화 규모
적정 관리인원 연구할 터”

 
 
 “공동주택 관리에 활용되는 세부적인 지침 혹은 정보가 제대로 준비되지 않고 작동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관리에 가장 부담이 되는 부분이다. 세부지침 및 운용 가이드라인 등을 작성해 해당 현장 관리사무소에서 유지관리 업무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난 1993년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연구원으로 재직할 당시부터 또 현재 학계에 있으면서도 공동주택 유지관리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는 안동대학교 건축공학과 이강희 교수는 아파트 관리현장에서 가장 필요한 부분에 대해 이같이 주장한다. 이 교수는 건기연에 재직할 당시 ‘기존 건축물의 유지관리지침 개발 연구: 공동주택의 장기수선계획 및 공종별 수선체계 개발’을 진행하면서부터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유지관리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고, 이와 관련해 꾸준히 연구를 진행해오고 있다. 특히 관리현장에서 구체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공동주택 유지관리의 세부지침 등을 대한주택관리사협회 등에 위임해 작성, 보급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와 현장과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향후 관리비를 최소화할 수 있는 공동주택 규모와 적정한 관리인원에 대해 연구를 하고 싶다는 이 교수. 그가 바라본 공동주택 관리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아본다.
 
◆약력 △강원도 춘천 출생 △연세대학교 공과대학 건축공학과 졸업 △연세대학교 대학원 건축계획 및 설계전공(공학박사) △한국건설기술연구원(1991~2000) △안동대학교 건축공학과 부교수(2000~현재)
 
 

 #지난 2007년 1월 유지관리 의사결정을 위한 비용분석에 관한 연구, 최근 발표한 공동주택의 관리비 추정모델 연구 등 관리비와 관련해 꾸준히 연구를 해왔다. 특별한 연구배경 및 목적은? 

 유지관리에 대한 연구는 1993년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재직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당시 대부분의 건축분야 연구가 계획, 에너지 절감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러나 건물이라는 것이 일반소비재와는 달리 수명이 길고, 소비재보다는 공공재로서의 역할을 함으로써 이에 대한 연구가 없다는 것을 쉽게 이해하지 못했다. 따라서 국내외에서 수행된 유지관리와 관련한 여러 문헌과 연구보고서 등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일본, 영국 등에서는 오래전부터 건물뿐만 아니라 일반 시설물의 유지관리에 대한 연구와 정책적인 지원 등이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파악했다. 결국 우리나라의 유지관리 분야는 국외의 여러 나라에 비해 낙후돼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 적합한 유지관리의 기술적, 정책적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로드맵을 구성하고 당시 건설교통부 관계자와 많은 회의를 갖게 됐다. 본인이 근무하던 곳이 당시 건교부 산하 건기연이다 보니 정책적 제안, 기술적 개발 내용 등을 직접적으로 건교부에 전달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갖게 된 것이 계기가 됐다.
 로드맵에 따라 연구초기 단계에서 대상으로 시작된 것이 공동주택이었다. 공동주택은 1990년 당시의 200만호 공급정책에 따라 공동주택의 증가율이 높은 수준이었고, 수요 계층이 계속적으로 증가할 것을 예상해 연구대상 건물로 선정했다. 그리고 연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연구에 필요한 데이터 확보가 다른 건물유형보다 수월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연구를 진행하면서 주로 관리비 부과내역서를 분석했는데 이를 통해 본 공동주택 관리의 문제점은? 

 공동주택은 개인 소유이지만, 거시적으로 보면 공공재의 성격을 갖는다.
 즉, 공동주택은 모든 세대가 관리에 동참함으로써 효과를 갖는 것이지 몇몇 입주자대표회의, 부녀회, 관리사무소의 역할로는 효과적인 관리에는 한계를 갖게 된다는 것이다. 유지관리 분야는 새로운 시설 혹은 건물을 건설하는 것이 아니어서 가시적인 효과 혹은 결과를 낼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이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시적인, 뭔가 새롭게 보여야만 하는 것을 효과라고만 생각할 때가 아쉽기만 하다.
 이제는 공동주택의 유지관리에 대한 관심을 새롭게 건설하는 것만큼 기울여야 하는 시기인 것으로 판단된다.
 공동주택 관리에 활용되는 세부적인 지침 혹은 정보가 제대로 준비되지 않고 작동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관리에 가장 부담이 되는 부분으로 보인다. 정책적인 제도 측면의 내용이 현장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세부지침 및 운용 가이드라인 등을 작성해 해당 현장 관리사무소에서 유지관리 업무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의 공동주택 관리는 주택법에서 공동주택 관리라는 측면이 포함된 수준이고 이를 현장에서 적용, 운용하기 위한 세부적인 지침이 부족한 실정이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공동주택 건설이후의 수선 등의 보수 이력을 제대로 갖추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 한계다. 사람이 나서 죽기까지의 전 과정을 기억하듯이 건물도 준공이후 마지막 철거시점까지의 이력이 기록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해당 건물과 유사한 형태의 신축건물의 생애과정을 예측할 수 있는 도구일 뿐만 아니라 건물이 갖고 있는 기능적, 성능적 열화 패턴을 분석하고 수선시기를 예측하는 등의 많은 부분에서 중요한 자료다. 이러한 것을 제대로 갖추고 있지 못한 상황이라 기술적인 많은 부분이 가정 혹은 전제를 통해 연구가 수행됨으로써 연구결과의 신뢰성과 활용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판단된다.
 
 
 
 #현재 아파트 관리비 정보를 인터넷에 공개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의견은? 

 관리비 정보의 인터넷 공개의무는 관리운영의 투명성을 위해 바람직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공개된 내용이 관리비용 중심으로 공개됨으로써 비용내역에 대한 부분에 대한 정보는 부족한 형편이다. 예를 들어 수선비용이 100원이 들어갔다고 하면 어디, 어느 부분에 어떻게 들어간 것인지가 설명돼야 관리 투명성을 보다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공동주택이 갖고 있는 동수, 층수 등의 물리적 측면, 위치, 경과년수 등의 사회·지리적 측면 등이 상세하게 공개돼 관리비의 당위성이 설명될 수 있었으면 한다. 관리비를 절대적인 기준으로 비교해 관리비가 많다 적다하는 의미로 해석할 것이 아니라 단지 개별적인 측면의 특성을 반영해 관리비가 많다 적다하는 것으로 해석돼야 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이 같은 상대적인 비교를 통해 관리비 과다에 대한 적부를 판단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는 보다 상세한 부분까지 공개될 수 있었으면 한다.
 
 
 
 #평소 공동주택 관리에 대해 많은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최근의 주택법령 개정방향 등에 대한 생각, 그리고 근본적인 개선방안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유지관리에 대한 정책적 시각이 근본적으로 바뀌는 것이 필요하다. 건물의 건설, 유지관리, 철거의 라이프사이클 측면을 모두 포함할 수 있는 정책적 구분이 있어야 한다. 또한 유지관리가 사회적, 건축적 자원의 효율적 활용측면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인식하고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제도가 구축되길 희망한다. 그리고 현장에서 관련제도 및 정책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지침 혹은 세부운영방안 등을 대한주택관리사협회 등에 위임해 작성, 보급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와 현장과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정책과 현장과의 괴리를 제거할 수 있는 장치를 통해 유기적인 유지관리를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의 연구계획이 있다면?

 공동주택에 대한 연구는 관리비와 이에 영향을 주는 인자와의 관계를 설명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 예를 들어 계획단계에서 관리비가 최소가 되는 공간규모 혹은 관리인원에 대한 연구 등을 할 예정이다. 그리고 공동주택의 라이프사이클 과정에서 환경측면에서의 영향도를 가늠할 수 있는 분석방법, 적용 등을 할 계획이다. 이것은 이산화탄소 배출측면에서 건설단계, 유지관리단계, 철거단계로 구분해 각각의 라이프사이클 단계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는 기술적 측면과 이를 위한 정책적 측면으로 구분해 수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 한국아파트신문사에 하고 싶은 말씀

 한국아파트신문은 건물의 주요 유형인 아파트 관리에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기여를 하고 있다. 역사도 오래됐고 신문이 갖고 있는 아파트 관리의 파급효과 등을 감안할 때, 이제는 관리문화를 선도할 수 있는 전환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단순히 기존의 틀을 계속적으로 이끌어 가기보다는 보다 현장에서 필요한 정보와 문제를 해결해 주는 단초를 제공하는 커뮤니케이션으로서의 역할이 기대된다. 주거문화의 창출을 위한 많은 역할을 기대한다.
저작권자 © 한국아파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