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택산업연구원 장 성 수 선임연구위원


 
 전 국민의 반 이상이 살고 있는 아파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한 번쯤 아파트 한 채 장만하면 좋겠다고 생각해 봤을 것이다. 또  언젠가 값이 올라 큰돈이 되길 바라기도 한다. 그런데 문제는 아파트를 어떻게 살기 좋게 만들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아파트에서는 여러 가지 다양한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뾰족한 해답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국토해양부는 주택산업연구원과 함께 ‘정겹고 살기 좋은 단지 만들기’를 위한 공동주택 관리 선진화 방안 연구에 나섰다.
 이 연구를 담당한 주산연 장성수 박사는 “살기 좋고 모두가 행복한 집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입주민들의 관심이 가장 필요하다”며 “관리의 소중함을 입주민들이 느껴줘야 하고 입주민들이 참여하기 좋은 투명한 절차와 룰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제는 주택관리사 전문성 인정해야 할 때
 
 

 #현재 공동주택 관리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주택의 유형이 아파트다. 우리는 아파트 한 채를 장만하기 위해서 굉장히 애를 쓴다. 집이 전 재산이기도 하다. 그런데 막상 집을 마련하고 나면 집값이 오르고 내리는 것에만 관심이 있을 뿐 정작 아파트가 잘 관리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지 않는다.
 집이란 근본적으로 자기가 깨끗하게 써줘야 하는데 생업이 바쁜 이유도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파트에 들어가서 살 때 그 요령에 대해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다. 때문에 사람들은 관리비만 내면 관리사무소에서 알아서 관리해 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 결국 주인이 주인이기를 포기, 망각한 것이나 다름없다. 관리는 나 아닌 다른 사람이 해 주는 것처럼 돼 있다.
 그런데 관리에 대한 관심은 없으면서 관리비가 어디에 쓰이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민감하다. 내 돈을 가져갈지도 모른다는 이중적인 측면이 가장 근본에 깔려 있다. 이밖에도 입주민들을 대표하는 입주자대표회의 구성, 주택관리사제도 등에도 문제점이 있다.
 
 
 
 #현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관심’을 유도하는 것이라고 보는데 이를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이 필요한가?

 공동주택 관리의 집행·운영에 있어서 정부가 주택법 시행령 등을 통해 규정하고 있다. 사실 바람직한 공동주택 관리를 법을 통해 규정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 일상생활을 함에 있어 모든 것을 법으로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제일 좋은 것은 ‘법 없이도 살 사람’이라고 본다. 법을 통해 규제하고 강제한다는 것에 연구를 하면서도 답답했다.
 관리를 통해 입주민이 다 행복하고 오순도순 살면서 살기 좋게 만들자, 이 덕분에 편하게 살고 집값도 오른다, 그렇다면 모두가 해피한 것이다. 그런데 별로 그런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관리사무소의 운영, 관리비의 집행, 그 밖의 입주민 자생조직인 부녀회 등에서 금전적인 문제가 결부되면서 대다수 입주민들에게 의혹의 대상이 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금전상 비리가 밝혀진 것도 사실이었다. 실제로 사례조사에서도 나타났다.
 그런데 일부에서 입대의나 관리 전체를 매도했다는 사람도 있는데 사실 모든 단지에서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단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지도 모른다. 병원에 가면 모든 사람이 다 아픈 것처럼 보이듯 문제가 되는 사례를 찾다보니 전체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 맥락에서 공동주택 관리제도는 상당부분 입주민들이 관심을 가져야겠고 또 이를 위해 관리의 소중함을 입주민들이 느껴줘야 한다는 것이 관건이다. 이를 위해서는 입주민들이 참여하기 좋은 투명한 절차와 룰을 만들어야 한다. 절차와 룰이 없다면 목소리 큰 사람이나 관리에 대해 많이 아는 사람이 전횡할 가능성이 크다.
 아무리 능력 있는 사람이라도 모든 사람을 만족시켜줄 수는 없는 것이다.
 그리고 공동주택 관리의 공동은 한명의 천재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모두의 참여가 필요한 것이고 이런 식으로 제도를 바꿔 봐야 하겠다는 것이 연구의 결론 아닌 결론이었고 그런 맥락으로 제도 개선방안을 고심한 것이다. 또 내가 노력하면 관리비를 줄일 수 있다는 자각까지 해줘야 한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관리비 공개 인터넷 홈페이지는 소극적인 대응의 단계로 보다 적극적인 참여에 대해서는 좀 더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향후 입주민의 관심 속에 관리가 잘 되고 있는 단지와 그렇지 않은 단지의 관리의 차이점에 대한 연구를 위해 적당한 기회를 찾고 있다.
 
 
 
 #입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절차와 룰은 어떻게 만들어져야 하는지?

 아파트 관리에 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나라마다, 지역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서울 같은 대도시, 지방의 중소도시, 농촌지역 아파트도 있는데 모두 다 같은 방법으로 관리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제일 좋은 것은 지방자치단체 단위로 지역의 상황에 맞는 나름대로의 관리체계를 갖추는 것이다. 하지만 지자체가 아직 아파트 관리까지 신경 써 줄 수 있는 여건을 갖춘 것은 아니라고 본다. 이에 국토부가 나서서 기준 등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바람직한 공동주택 관리 개선 방향은?

 앞에서도 말했듯 가장 우선 돼야 할 것은 입주민들의 관심을 높이는 것이다. 물론 하루아침에 관심을 높이는 것은 쉽지 않다. 인구의 절반이 아파트에 살고 있는데 이들의 의식을 하루에 바꿀 수는 없다고 본다.
 먼저 현재의 공동주택 관리제도를 투명하게 잘 운영하면 그 금액이 크든 적든 간에 관리비가 절약이 됐다고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방법으로 주간에 주차장을 인근 입주민들이 이용토록 해 주차비 수익을 얻고 알뜰장, 광고 부착물 등의 잡수입을 입주민들에게 관리비로 환원하는 것도 방법이다. 또 불필요한 공사를 해서 입주민들에게 추가적인 부담을 주는 행위를 자제할 수 있다면 훨씬 관리비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관리비가 줄었다고 입주민들이 느끼면 보다 적극적으로 관리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질서가 없으면 안 되고 그 질서의 최소한을 이번 연구를 통해서 만들어 보겠다.
 
 
 
 #이를 위한 주택관리사의 역할은?

 관리사무소장인 주택관리사는 공동주택 관리의 전문가다. 주택관리사들이 전문성을 갖고 입주민에게 서비스를 다 할 수 있는 틀을 만드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물론 고용상의 불안정한 부분이 있고 이로 인해 배치 단지에서 문제가 있을 때 침묵하고 이 때문에 괴로워한다는 것도 안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는 주택관리사의 전문성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고 그들이 해야 할 일을 지켜주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하고 생각해 본다. 결국 이는 입주민들의 관리에 대한 관심 부족이 가장 큰 이유로, 주택관리사가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해 입주민들이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주택관리사의 영역을 존중해야 한다. 주택관리사들이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만들어줘야 하고 입주민들도 주택관리사의 전문성에 대해 인정하고 높이 평가해야 한다. 또한 주택관리사들도 자기 목소리를 내야 하며, 그래야 전문성이 제고된다고 본다.
 
 
 
 #한국아파트신문사에 한 말씀

 몇 억씩 되는 아파트에 대한 매뉴얼이 없다. 사는 법, 지켜야 할 것, 생활요령, 관리를 왜 해야 하는지 등 입주민들이 아파트 생활에 필요한 매뉴얼을 한국아파트신문사에서 보급하길 바란다. 또한 캠페인 등을 지속적으로 펼친다면 아파트에서 사는 이들의 의식을 깨우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생활관리파트에 대해 한국아파트신문사가 선도해 나가길 기대한다.
 아파트 단지는 개인이 재산이기도 하지만 사회적 재화이기도 하다. 유지관리가 잘 돼서 아파트 수명이 늘어나면 저탄소 녹색성장, 환경오염물질 감소로 정부 정책과도 일맥상통할 수 있다. 이에 맞춰 한국아파트신문사에서 우수관리단지를 선정해 홍보하는 것에 앞장선다면 정부 정책목표 달성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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