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부천시 우 의 제 도시환경국장


 
 환경과 에너지에 관련된 이슈들에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까닭인지 근래 아파트 건설사들이 내보내는 대다수의 광고에는 ‘친환경’ 혹은 ‘에너지 절감’이라는 단어가 빈번하게 등장한다. 이 같은 아파트들은 소비자들의 각광을 받으며 아파트의 트렌드가 변모하고 있음을 체감하게 해준다.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등장하는 철수는 항상 영희와 함께하고, 추운 겨울 길거리 노점상에서 이따금씩 사먹는 떡볶이는 따뜻한 오뎅국물과 같이 먹어야 허전하지 않듯이, 근래 아파트에 친환경적 요소와 에너지 감축의 요소가 접목돼야 함은 필수가 된 듯하다.
 이러한 가운데 경기도 부천시는 최근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최초로 ‘부천시 친환경건축물(BGB : Bucheon Green Building) 인증제도’를 도입해 운영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정부의 친환경건축물 인증제도에 근간을 두고 현실적인 측면을 감안하는 등 부단한 노력 끝에 부천시 친환경건축물 인증제도를 마련했다”고 전하는 부천시 우의제 도시환경국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부천시 친환경건축물 인증제도란?

 부천시 친환경건축물 인증제도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최근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친환경건축물 인증제도’의 이해가 선행돼야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범정부 차원에서 친환경건축물 건립을 유도하고 촉진한다는 미명 아래 국토해양부와 환경부가 공동으로 친환경건축물 인증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에 참여해 친환경건축물 인증을 원하는 건축주는 심사비용을 손수 부담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의 토지주택연구원, 한국교육환경연구원 등 총 4곳의 인증기관으로부터 심사를 받아 인증을 득하게 됩니다. 지난해 이러한 정부의 친환경건축물 인증제도에 참여했던 부천시는 한국전력공사 민원센터 1개소만이 예비인증을 받았습니다. 이는 참여도가 부족하고 실적 또한 부진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입니다.
 이 같은 결과가 파생된 가장 큰 요인은 건축주가 느끼는 금전적 부담과 인증의 필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기본적으로 정부의 친환경건축물 인증제도를 1차적으로 권장하되 현실적 여건을 감안해 정부인증 항목 중 비용의 발생을 최소화하면서 일정규모 이하 일반건축물에도 적용하기 쉬운 항목을 기준으로 새로운 인증기준을 마련했습니다.
 아울러 친환경 분야와 에너지절약 분야에 대한 실천이 용이한 방법을 모색해 추진한 것이 부천시 친환경건축물 인증제도입니다. 물론 전문성과 객관성 확보를 우선시하고 정부 인증항목의 내용과 산출방법의 큰 틀과 골격은 그대로 유지했으며, 배점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방법도 적용했습니다. 이를 위해 전문기관의 교육이나 견학 등을 밑바탕으로 이뤄진 연구로 실무진들이 흘린 땀과 노력의 산물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 부천시 친환경건축물 인증제도입니다.
 
 
 
 #이 같은 인증제도를 전국 지자체 가운데 최초로 도입해 시행하게 된 취지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온실가스 발생 감축 노력이 전 세계적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건물로 인한 에너지 소비량이 22.4%를 차지하고 있어 산업분야 다음으로 에너지 소비량이 많다는 점에 착안할 때 건축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친환경 분야의 친환경건물 인증제도와 에너지절약 분야인 에너지 효율등급 인증제도를 모두 통과한 건축물을 건립한다면 금상첨화일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둘 중 한 분야의 인증을 얻어내기도 어려운 상황이 사실이며 법적인 권장사항만을 따라서 유도하는 것은 무척 소극적인 행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같은 관점을 갖고 작은 실천이나마 친환경 분야와 에너지절약 분야를 모두 적용한 건축물 건립이 바로 정부정책을 제대로 이행하는 길이라 판단했습니다. 더불어 저탄소 녹색성장에 관련된 교육 시 인증평가 기준에서 실천이 가능한 항목을 발췌해 적용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는 전문가의 조언에 힘입어 부천시 친환경건축물 인증제도를 추진하게 됐습니다.
 
 
 
 #부천시 친환경건축물로 선정된 ‘청연아파트’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21세기에 접어들어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현재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다양한 주거형태 중 가장 보편화돼 있는 ‘사람 사는 집’의 형태입니다. 따라서 아파트에 사람이 살기에 가장 편안하고 쾌적한 환경을 조성해야 하는 것은 최우선적으로 중요한 사항입니다.
 이러한 사실을 토대로 부천시 오정구 삼정동 소재 청연아파트는 그린 빌딩에 부합하는 요소를 갖춰 건립됐습니다. 이 아파트는 비록 17가구의 소규모 아파트이기는 하지만 건폐율이 낮아 공지가 많이 확보된 편이며 1층 및 옥상에 조경수를 식재하고 입주민 간 소통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또 사생활 침해 최소화를 위해 창문의 위치와 방향을 조정했으며, 에너지 절감을 위한 주출입구 및 가구 내 현관 방풍실 설치, 고효율 조명기기 및 공용부분 자동점멸기 설치, 주차장 천장에 재활용 자재인 적삼목을 시공함으로써 친환경 요소를 더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건축물 유지관리 매뉴얼을 제공해 보다 효율적으로 건물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한 부분도 주목할 만합니다.
 
 
 
 #부천시 친환경건축물 인증제도 진행상의 애로사항과 극복방법은?

 비교적 규모가 크다고 여겨지는 건축물일지라도 정부에서 추진하는 친환경건축물 인증제도에 참여해볼 것을 권장하면 까다로운 인증기준과 적지 않은 비용을 거론하며 외면하고 마는 건축주들이 애석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부지기수였습니다. 그나마 인증기준을 완화해 적용한 부천시 친환경건축물 인증제도를 권장하면 본인이 직접 거주하거나 소유를 목적으로 하는 건축물의 건축주들은 열린 마인드를 갖고 어느 정도의 관심과 호응을 나타냈습니다. 그러나 재정적인 지원이나 법 기준 완화, 별도로 제공되는 인센티브 등이 없다는 점이 부천시 친환경건축물 인증제도 진행에 있어서 가장 큰 애로사항이었습니다.
 애로사항 극복을 위해서는 건축주와의 공감대 형성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고 부천시에서는 허가 담당자 자신이 곧 건축주라는 마음가짐으로 건축자재의 특성을 망라한 자료나 그에 대한 가격 비교 데이터 등을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활동을 수행하기 위해 설계자, 시공자, 건축주 등과 여러 차례 만남의 자리를 마련해 설득을 통한 이해를 이끌어 내는 등 친환경건축물 건립을 함께 진행해 나가면서 자연스럽게 애로사항을 극복해 나갔습니다.
 
 
 
 #제2, 제3의 청연아파트 건립을 위한 향후 계획 및 과제는?

 지난해 10월 국토해양부에서는 ‘친환경주택의 건설기준 및 성능’을 고시했으나 이는 주택 사업승인 대상인 20가구 이상 아파트에 적용되는 규정입니다. 사실상 19가구 이하의 건축법을 적용받는 아파트에는 이 같은 고시를 의무적으로 적용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올해 부천시는 친환경주택의 건설기준 및 성능에 관한 고시가 적용되지 않는 19가구 미만의 아파트에는 부천시 친환경건축물 인증제도를 그린홈 기준의 큰 틀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보완해 적용할 것입니다. 이와 함께 인센티브 부여방안도 지속적으로 연구할 방침입니다.
 최근 건설되는 대형 아파트 단지는 그린홈 기준을 적용해 자신이 거주할 아파트를 선택할 경우 큰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낮은 소규모 아파트를 분양받고자 하는 입주민이라면 작은 것 하나라도 차별화된 공동주택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부천시 친환경건축물에 선정된 청연아파트만 해도 준공과 비슷한 시점에 분양이 모두 완료됐다는 것은 부천시 친환경건축물 인증제도의 효과가 한몫을 톡톡히 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앞으로 부천시는 기존의 인증 획득 아파트의 입주자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며 친환경 아파트 건립을 향한 시도와 노력을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추진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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