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오브 콘크리트(WORLD OF CONCRETE) 2023’
김소중 4A시스템 대표 참관기
지하주차장 바닥 균열 줄이는 레이저 미장기계 눈길

 

세계 최대 콘크리트, 건설 기자재, 건설기계 박람회인 만큼 많은 사람들이 박람회를 방문했다.
세계 최대 콘크리트, 건설 기자재, 건설기계 박람회인 만큼 많은 사람들이 박람회를 방문했다.

 

『WORLD OF CONCRETE 2023』 소개

미국 라스베이거스 세계 최대 콘크리트, 건설 기자재, 건설기계 박람회  
- 전시기간 : 2023년 1월 17일(화) ~1월 19일(목)
- 전시회장 :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
- 전시규모 : 전시면적 700,000sqft  
- 전시업체 : 1,500여 업체
- 참관인수 : 60,000여명

도장, 방수 기술자라면 꼭 가봐야 하는 세계 4대 건축 전시회가 있다. 독일 뮌헨 BAU, 일본 도쿄 건축박람회, 중국 상하이 BAU, 세계 최대 콘크리트 박람회인 미국 WOC(World Of Concrete)가 그것이다. 

김소중 대표
김소중 대표

나는 2015년부터 이들 전시회를 여러 번 참관했다. 독일 뮌헨에서 2019년 1월 열린 BAU 전시회를 마지막으로 코로나 때문에 중단됐다가 4년 만에 다시 미국 라이스베이거스에서 열린 WOC에 다녀왔다.

오랜만에 보는 세계 최대 규모의 콘크리트 전시회에서 과연 어떤 신기술과 건축 트렌드가 선보일지 기대가 컸다. 설 연휴와 WOC일정이 겹쳤지만 1월 하순 라스베이거스로 혼자 날아갔다.

WOC 첫날 미국과 남미 등에서 건축기술자들이 많이 온 것 같다. 출입구부터 꽉 찼다. 전시회 관람료는 무려 200달러로 꽤 비싸다. 필자는 미국 대사관의 도움으로 사전 등록해 무료로 입장할 수 있었다.

미국의 콘크리트 기술은 세계 최고다. 엄청난 규모의 콜로라도강 후버댐을 1936년에 콘크리트로 건설했을 정도다. 미국은 콘크리트의 내구성과 품질을 매우 중요하게 따진다. 그래서인지 100년이 넘어도 끄떡없는 고층 콘크리트 건물이 수두룩하다. 

WOC는 콘크리트 기술 박람회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매년 라스베이거스 WOC를 참관해 수많은 혁신 기술들을 봤다. 우리 회사가 보유한 50여 개의 특허 기술 중 5~6개는 여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다. 콘크리트 중성화 회복 기술과 지하주차장 누수 방수공법, 창틀 실리콘을 뜯지 않고 방수하는 기술 등은 여기에서 받은 영감을 우리 건축구조와 마감 재료에 맞게 개발해 특허를 받았다. 

미국의 콘크리트 구조물은 엄청나게 큰 것이 특징이다. 70~80년 전부터 이미 주요 도시의 랜드마크 건물은 50층이 넘었고, 5만~6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야구장을 지었다. 애틀란타 브레이브스 홈구장의 먼 좌석에서는 선수가 거의 보이지도 않을 정도다.

또 하나의 특징은 콘크리트 구조물 강도가 높다는 것이다. 오래된 건물이나 교량, 댐을 보면 낡은 느낌이 들지 않는다. 강도와 품질 유지도 잘 하고 콘크리트 보호 기술도 우수하다.

중앙 분리대, 도로 측구 등을 콘크리트 장비를  이용해서 만든다
중앙 분리대, 도로 측구 등을 콘크리트 장비를  이용해서 만든다

특이하게도 미국에는 보도블록이 없다. 대신 콘크리트로 인도를 포장한다. 땅이 넓다 보니 도시 계획을 하면 잘 바뀌지 않는 것 같다. 보도블록을 수시로 보수할 필요가 없어 콘크리트로 인도를 포장한다. 

이렇게 미국은 건축물과 토목구조물 콘크리트 기술이 발전했다. 이와 함께 강도와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시공 장비 역시 잘 개발했다. 이번 박람회에서 눈에 띄는 것이 미장기계였다.

큰 자갈과 반죽한 콘크리트는 유동성이 나빠 잘 평평해지지 않기 때문에 레이저 스크리드(레이저로 평탄 레벨을 맞추며 유압으로 미장하는 기계)나, 기계식 바닥 스크리드(진동식으로 넓게 미장하는 기계) 등을 사용한다.

스크리드(미장) 작업
스크리드(미장) 작업
초평탄 작업을 하는 피니셔. 콘크리트 품질이 우수해 균열 없이 매끈한 표면을 구현해 낸다.
초평탄 작업을 하는 피니셔. 콘크리트 품질이 우수해 균열 없이 매끈한 표면을 구현해 낸다.

위 두 가지 미장 기계는 우리나라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 많은 양의 콘크리트를 바닥에 시공할 때면 작업속도를 내기 위해 묽은 몰탈을 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묽은 몰탈은 유동성이 좋아 쉽게 평탄 작업을 할 수 있지만, 양생 시 수축 균열이 많이 발생한다. 신축 아파트의 방바닥과 지하주차장 바닥을 이렇게 작업해서 균열이 많다.

우리나라 아파트 지하주차장 바닥의 균열과 에폭시 박리 문제는 사실 콘크리트의 블리딩(물이 콘크리트와 분리돼 표면으로 올라오는 현상) 때문이다. 콘크리트에 물을 많이 타면 유동성이 좋아져 쉽게 평탄 작업을 할 수 있지만, 강도는 나빠진다. 큰 자갈이 가라앉고 작은 골재와 모래, 시멘트가 위쪽으로 분리돼 위쪽 시멘트 층 강도가 약해진다. 블리딩이 심할 경우 표면강도 저하로 에폭시 페인트가 떨어진다. 작업속도가 더디더라도 콘크리트 반죽에 물을 많이 타지 않고 레이져 스크리드 또는 기계식 바닥 스크리드 작업을 하면 우리나라 지하주차장 바닥의 균열과 에폭시 하자도 대폭 줄어들 것이다.

 

WOC2023 전시회의 특징

첫째, 저탄소 건축자재 기술이 많아졌다. 철근을 대체할 수 있는 GFRP(Glass Fiber Reinforced Plastic) 보강근 출품회사가 상당히 늘었다. 4년 전, 유럽에서 가장 큰 전시회인 독일 뮌헨 BAU에서는 1개 회사만 출품했었는데, 이번 WOC에서는 20여 개가 보인다.

- GFRP 보강근의 특징
1. 철근과 열평창계수가 같다.(수축팽창률이 같다.)
2. 철근보다 강도가 높다.
3. 철근보다 1/4 가볍다.
4. 녹이 슬지 않는다.
5. 내구성이 우수하다.

콘크리트 구조물에 많이 사용되는 철근은 제철소에서 1,600℃ 이상 고온으로 생산되지만, GFRP는 훨씬 낮은 온도에서 생산하므로 이산화탄소(CO₂) 배출이 60% 이상 절감되고, 강도는 철근보다 강하다고 한다. 독일, 미국에 이어 국내에서도 개발이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국내 시장에 나오지는 않았지만, 이번 전시회에 많은 제품이 출시된 것을 보면, 몇 년 내에 철근 대신 GFRP 보강근이 더 많이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필자 역시 거푸집을 연결하는 철재 프레타이 제품을 GFRP 재료로 개발했으며, 현재 특허 출원 중이다.  

둘째, 고강도 콘크리트와 고강도 콘크리트 보수재 제품이 많아졌다.

*고강도 콘트리트의 출현 
GFRC(Glass Fiber Reinforced Concrete)
UHPC(Ultra High Performance Concrete)

GFRC는 유리섬유를 콘크리트와 믹스한 고강도 콘크리트로 특히 인장강도, 휨강도가 우수하다. UHPC는 일반 콘크리트에 비해 압축강도는 물론 인장강도와 휨강도가 획기적으로 향상된 초고성능 콘크리트다. 밀도가 높고, 수분 흡수율은 20배 이상 낮다. 

GFRC와 UHPC의 장점은 고강도이면서 PC(미리 찍어 놓은 콘크리트 외벽 패널)로 제작해 공사기간을 단축할 수 있고, 다양한 문양을 만들 수도 있다. 내구성 좋은 건축물 외벽 마감재로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 우리 회사에서는 방수재로 주로 쓰는 우레탄이나 에폭시에 고강도 슈퍼마이크로 섬유를 첨가해 특허를 출원했다. 시멘트나 도료 수지에 적절한 고강도 섬유를 넣으면 성능이 크게 향상된다.

고강도 콘크리트 보수재는 미국에 유명한 회사들이 많다. 이번 박람회에 참가한 회사들은 Quick Crete, Saka Crete, Mapei, Sika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폴리머 시멘트 제조 회사들이다. 특히 이 4개 회사들은 긴급 보수 고강도 시멘트, 수중 바닷물에서도 보수 가능한 기술, 콘크리트 표면을 얇게 피복하면서 보호할 수 있는 고강도 시멘트, 다양한 상처 치료용 보수 시멘트를 출품했다. 

셋째, 콘크리트 중성화 방지 보호재가 많아졌다. 

5년 전에는 1개 회사만 출품했는데, 올해에는 10여 개사가 콘크리트 중성화 방지 보호재를 내놨다. 콘크리트 중성화 방지제의 범주에 중성화 방지 페인트는 포함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중성화 방지 도료는 콘크리트 표면을 피복해 중성화를 막지만 내구성이 짧아 페인트가 벗겨지거나 도막 성능이 열화되면 중성화 방지 기능을 못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중성화 방지재로 페인트 관련 기술이 많지만 결국 도료는 내구력이 다하면 벗겨지므로 제 기능을 잃기 전에 재도장을 해야 한다. 

콩 오일로 만든 콘크리트 보호제
콩 오일로 만든 콘크리트 보호제

 

콘크리트 중성화 방지 보호제는 콘크리트 자체에 침투해 수분과 염분, 탄산가스로부터 보호해야 한다. 에폭시계, 실록산계, 리튬계, 소듐계, 물유리 등의 보호재들도 도막 요소를 갖고 있기 때문에 장기간 보호에 한계가 있다. 특히 염분을 만나면 보호 기능이 사라지므로 엄격한 기준으로 보면 콘크리트 내구성을 위한 중성화 보호재는 아니다.

이번에 출품된 제품들은 콘크리트 공극에 침투해 강알칼리성 표면을 유지하며 콘크리트가 초내구성을 갖게 만들고, 염분과 탄산가스 등에 노출돼도 중성화되지 않는 기술로 보인다.

이제 콘크리트 중성화 방지 기술이 더욱 발전해 아주 쉽게 내구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전의 콘크리트 보호기술과 차원이 다르며, 이러한 중성화 보호기술은 당사가 보유한 특허 기술과 동일한 원리로 보인다. 

하루에 3만 보 넘게 걸으며, 3개의 전시장을 사흘 동안 반복해서 보고 또 봤다. 처음에는 뭐가 뭔지 잘 모르다가 반복해서 보니 “아! 이 기술은 여기에 좋겠구나. 이런 거구나” 하고 감을 잡을 수 있었다. 다년간 미국, 중국, 일본, 독일의 건축박람회를 다니며, 얻은 지식과 기술은 우리 회사 발전에 엄청난 힘과 자산이 됐다. 

내년부터는 우리 회사도 세계 특허를 획득한 아스팔트용 앵커볼트, 콘크리트 반영구 보호제, GFRP 거푸집 타이 등을 수출하기 위해 해외 전시회에 참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2월 16일부터 나흘간 열린 코리아 빌드에도 참가해 외국 바이어들을 접견하며 소기의 성과를 올렸다.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는 말처럼 더욱 높이 날면서 세상의 흐름을 배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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