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 기획]
직원・입주민 함께하는 활동이 화합 이끌어
공동체의식 갖고 갈등・분쟁 해결해 나가야

아파트 관리종사자의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제도 개선 노력과 캠페인 등 범사회적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어떤 아파트는 장기적 과제로 보이는 ‘행복한 일터’ 조성을 공동체로 풀어내 주목을 받는다.

첨단금호어울림더테라스는 입주민들의 자발적 모금행사 ‘천원의 행복’으로 관리직원들에게 방한용품을 선물했다.
첨단금호어울림더테라스는 입주민들의 자발적 모금행사 ‘천원의 행복’으로 관리직원들에게 방한용품을 선물했다.

광주 첨단금호어울림더테라스아파트는 2019년부터 매년 관리직원, 경비원, 미화원을 위한 ‘천원의 행복’ 모금행사를 열고 있다. 입주민들이 직원들의 수고에 감사를 전하기 위해 1000원씩 자발적으로 모아 직원들에게 방한용품 등의 선물을 제공한다. 입주민들은 부당한 업무 지시와 갑질을 없애는 대신 쾌적한 휴게공간을 마련하고 택배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한 무인택배함 설치, 전기 오토바이 제공 등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었다.

이 아파트는 관리종사자와 입주민 간 소통과 상생 노력이 인정돼 광주시로부터 ‘2021년 인권 우수실천 단지’로 선정됐다. 최호승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은 “관리주체, 관리종사자가 행복해야 입주민이 행복하다는 신념을 갖고 앞으로도 끊임없이 노력하겠다”는 소감을 남겼다.

인덕원대림2차 입주민이 이사를 가면서 관리사무소에 감사편지와 한라봉을 전달했다.
인덕원대림2차 입주민이 이사를 가면서 관리사무소에 감사편지와 한라봉을 전달했다.

 

지난해 경기 안양시 인덕원대림2차아파트에 거주한 입주민이 이사를 가기 전 관리사무소에 “그동안 아파트를 잘 관리해줘 감사하다”는 편지와 함께 한라봉을 선물해 훈훈함을 더했다. 이 입주민은 이전부터 명절이면 경비원들에게 양말을 한 켤레씩 선물하고 각종 사업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부터 이 아파트는 경비·미화원 고용유지, 우수직원 표창 및 부상 전달, 미화원 휴게실 환경개선, 근로자의 날 위로 행사를 진행했다.

2020년 10월 서울 성동구 12개 아파트의 입주민들은 ‘분리배출 봉사단’을 구성해 경비원의 재활용쓰레기 분리수거 업무 부담을 덜어줬다. 이들은 페트병 라벨이나 종이상자에 붙은 테이프를 떼고 입주민들에게 올바른 분리배출 방법을 안내했다. 그동안 경비근로자에게는 휴식시간을 제공했다. 한 경비원은 “하루종일 혼자서 쓰레기 분류작업을 하느라 진이 다 빠졌는데 입주민들이 직접 나서 도와주니 그동안 힘들었던 마음이 싹 풀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많은 아파트에서는 공동체 활성화 사업으로 아나바다 행사를 개최한다.
많은 아파트에서는 공동체 활성화 사업으로 아나바다 행사를 개최한다.

다른 지역의 A아파트는 공동체 회복과 입주민 참여를 위해 관리비 절감 목적의 난방방식 변경, 에너지 절전소 시범사업 등과 함께 가을운동회, 아나바다를 실시했다. 그러면서 모든 진행상황을 입주민들에게 공개했다. 관리직원들의 숨은 노력을 안 입주민들은 관리직원들의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이후 10년 이상 근속 직원들을 볼 수 있었고 동대표 선거에도 입주민의 참여가 늘어났다.

관리 전문가들은 입주민과 관리종사자의 화합이 아파트에서 발생하는 각종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은난순 한국주거복지연구소 대표는 A아파트 사례를 소개하며 공동체 활성화 사업으로 단지 내 갈등 해결은 물론 아파트 구성원의 화합을 이끌어 냈다고 평가했다.

하성규 한국주거서비스소사이어티 대표는 본지 칼럼을 통해 “관리 종사자들은 아파트 공동체 구성원이고 단지 식구의 일원”이라며 “입주민, 입대의, 관리종사자 모두 공동체적 의식이 있어야 갈등과 분쟁을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영화 한영화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는 공동주택관리법에 주목했다. 공동주택관리법은 ‘입주자대표회의 및 관리주체 등은 근로자의 처우개선과 인권존중 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근로자는 입주자 등에게 수준 높은 근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정했다. 한 변호사는 “이처럼 쌍방통행인 관계에서는 어느 일방이 아닌 상호 간극을 메우려는 적극적·지속적인 소통의 자세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해석했다.

한 아파트에서 20년 넘게 근무한 조경순 소장은 “직원들을 배려해주는 아름다운 입주민들과 22년을 보냈다는 게 최고의 행운”이라고 말했다. 조 소장이 근무 20주년을 맞아 받았던 입주민의 편지에는 “조경순 소장의 힘찬 숨결이 있었기에 우리 아파트가 송파구에서 최우수아파트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아파트의 철저한 관리, 행복한 일터를 위해 모든 구성원 간 소통·화합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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