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카페 바리스타・예약 도우미・홈 비서・배달 서비스 ‘척척’

머지않아 아파트 주변에서 로봇을 자주 마주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건설사들이 아파트나 모델하우스에 로봇을 들여놓고 있기 때문이다. 

전남 광양 센트럴자이아파트에서는 8월 말 또는 9월 초 24시간 무인 로봇카페 ‘비트(b;eat)’가 활동을 시작한다. 키오스크로 주문을 하면 로봇 바리스타가 커피를 내려준다.

비트는 천안불당호반써밋플레이스, 래미안장위퍼스트하이, 평택자이3차, 플로리체위례 등의 프리미엄 아파트 커뮤니티에 이미 입점해 있고 입주민들의 만족도가 높다. 플로리체위례아파트 주민은 “커피도 맛있고 로봇도 너무 귀엽다”고 후기를 남겼다. 아메리카노는 1500원,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2000원이다.

래미안장위퍼스트하이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2020년 6월부터 입점해 있는데, 많은 입주민들이 꾸준히 로봇 카페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서울 신반포15차 아파트를 재건축해 2023년 분양 예정인 래미안원펜타스와 반포주공 1단지 3주구 재건축 사업으로 들어서는 래미안아파트에 로봇을 도입하기로 했다. 커뮤니티 시설 안내와 예약 등을 돕는 로봇이다. 

삼성물산 래미안 단지에 커뮤니티 시설 안내와 예약 등을 도와주는 커뮤니티 로봇 [사진 출처: 삼성물산 건설부문 블로그]
삼성물산 래미안 단지에 커뮤니티 시설 안내와 예약 등을 도와주는 커뮤니티 로봇 [사진 출처: 삼성물산 건설부문 블로그]

이 로봇에는 자율주행과 음성인식 기술이 탑재돼 있으며, 작은 짐칸도 있다. 아파트가 준공돼 로봇이 배치되면 영화에서만 보던 안내 로봇을 실제로 볼 수 있게 된다.

삼성물산은 또 가정에서 비서 역할을 하는 홈 로봇 ‘테미(Temi)’를 선보였다. 테미는 인공지능으로 입주민의 생활패턴을 분석해 고객 맞춤형 생활환경을 조성하는 스마트 퍼스널 로봇이다. 테미는 사용자 인식을 통한 맞춤형 모드, 뛰어난 화상 통화 기능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GS건설은 DMC 아트포레자이, DMC 센트럴자이, 강릉 자이 파인베뉴 등 아파트 모델하우스에 자율주행 안내 로봇 ‘자이봇 (Xibot)’을 배치했다. 단지 개요와 위치, 입지, 동·호수 배치, 평면, 모델하우스 안내, 청약 일정 등 다양한 정보를 모델하우스 방문객에게 알려준다. 터치스크린과 네이버 인공지능 클로바(Clova)의 음성인식 기술이 탑재돼 있어 궁금한 점을 물어보거나 직접 스크린을 누르면 해당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GS 건설의 모델하우스 안내 로봇 ‘자이봇’ [사진 출처: ‘자이TV Made in Xi’ 공식 유튜브 채널 ]
GS 건설의 모델하우스 안내 로봇 ‘자이봇’ [사진 출처: ‘자이TV Made in Xi’ 공식 유튜브 채널 ]

유정운 GS건설 홍보팀 전임은 “자이봇 터치 모니터를 통해 모델하우스 관련 다양한 정보를 즉시 확인 가능해 고객들이 좋아한다”고 밝혔다. 

이 로봇은 LG전자의 ‘클로이’ 로봇을 모델하우스 맞춤형으로 제작한 인공지능 안내 로봇이다. 클로이는 앞으로 단지 안에서 커뮤니티 안내나 택배 배달, 쓰레기 분리수거, 소독 등과 같은 생활 서비스는 물론 가정 내 업무를 대체할 수 있는 홈 로봇으로 개발한다는 것이 GS건설의 계획이다.

'우아한형제들'의 배달 로봇 딜리(Dilly)가 아파트 공동 현관문을 지나는 모습 [출처: 배민로봇딜리 유튜브 채널]
'우아한형제들'의 배달 로봇 딜리(Dilly)가 아파트 공동 현관문을 지나는 모습 [출처: 배민로봇딜리 유튜브 채널]

 

‘우아한형제들’의 배달 로봇 ‘딜리(Dilly)’를 신기해하는 아이들 [사진 출처: ‘배민로봇딜리’ 공식 유튜브 채널]
‘우아한형제들’의 배달 로봇 ‘딜리(Dilly)’를 신기해하는 아이들 [사진 출처: ‘배민로봇딜리’ 공식 유튜브 채널]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2020년 8월 경기 수원 광교의 주상복합 아파트 단지 내 상가 광교앨리웨이에 자율주행로봇 ‘딜리(Dilly)’를 들여놓았다. ‘딜리 드라이브(Dilly Drive)’를 활용한 D2D(Door to Door) 로봇 배달 서비스를 시범운영 중이다. 

2021년 10월까지는 실외에서만 움직이는 로봇으로 서비스를 운영했지만, 11월부터는 동일한 로봇에 서비스를 개선해 아파트 현관 앞까지 배달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현대자동차·기아·현대엘리베이터 등과 업무협약(MOU)을 맺어 시스템을 구축했다.

광교아이파크 입주민들은 아파트 단지와 그에 연결된 쇼핑센터인 광교 앨리웨이 상가들의 식당 음식들을 딜리를 통해 배달받을 수 있다. 로봇이 자율주행으로 실내와 실외를 오가며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국내 최초다. 

로봇에 탑재된 위치 추정 센서와 장애물 감지 센서를 개선해 반려견이 지나가거나 아이들이 호기심으로 접근하더라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도록 했다고 한다. 전후방에는 야간 전조등과 브레이크 등을 장착하고 깃발에도 LED 조명을 적용해 배달 로봇의 동작 상태를 주변에서 알 수 있게 했다. 

로봇이 실을 수 있는 용량은 미니 냉장고 수준인 25ℓ이며 최대 적재 무게는 30㎏. 광교앨리웨이 관계자는 “입주민들이 매우 신기해하며 사용해 보고 싶다고 말한다”라고 전했다.

딜리는 한화건설이 2020년 10월 준공한 포레나영등포아파트에 지난해 6개월간 배치되기도 했다. ‘딜리’는 맛있는(딜리셔스 Delicious) 음식을 배달(딜리버리 Delivery)해준다는 복합적 의미를 지닌다. 

배달원이 아파트 공동현관까지 식·음료나 물품을 가져다주면 딜리가 이것을 넘겨받아 주문한 가정의 집 앞까지 배달해 주는 방식이었다. 딜리는 △무선 통신으로 공동 현관문 개방 △엘리베이터 호출 △주문한 세대가 사는 층 선택 △배달 애플리케이션에 입력된 고객 주문 정보를 바탕으로 고객의 집을 찾아간다. 딜리는 이어 주문 세대 현관 앞에 도착해 주문자에게 전화를 걸고 알림톡을 보낸다. 고객은 로봇에 자기 전화번호를 입력하고 물품을 받는다. 

딜리의 배달 능력은 아파트 185세대와 오피스텔 120실이 있는 3개 동에서 시간당 최대 6건이었다. 한화건설은 배달 로봇이 아파트 안에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건물 안 단차를 없애고 여닫이문을 자동문으로 교체한 바 있다.

그러나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딜리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라며 “아파트를 방문해보면 딜리가 엘리베이터 앞에 계속 서 있었다”라고 말했다. 우아한형제들 측은 딜리의 철수 사유를 밝히지 않고 있다. 

KT도 자율주행 배달 로봇 시장에 진출한다. 네덜란드의 IT 회사인 SDG와 손잡고 올해 말까지 자율주행 배달 로봇을 국내에 출시하기로 했다. KT는 서울시 아파트 단지 및 주변 지역에 최대 300대의 자율 배송 로봇을 설치해 각 세대에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김정준 KT 온라인 홍보팀 과장은 “서울의 아파트에서 실증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며 추후 자율주행 배달 로봇 상용화 계획은 테스트 결과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이런 구상은 산업통상자원부가 4월 말 산업융합 규제 특례 심의위원회를 열어 KT 로봇 서비스에 대한 규제를 풀어줘 가능하게 됐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자율주행 로봇은 차로 분류돼 인도와 횡단보도 주행을 할 수 없고 30㎏ 이상을 실으면 공원 내 운행도 금지되는 등 제약이 많다. 정부는 관련 법을 개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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