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진흥재단 지원 기획]

홍콩은 한국과 달리 공영주택은 홍콩주택위원회가 입주민의 공동체 활동을 지원한다. 민영주택은 위탁관리회사나 외부 기업이 그 역할을 맡는다.

홍콩은 고령 인구를 위한 공동체 활동에 집중한다. 2020년 기준 홍콩의 65세 이상 인구는 약 135만 명이다. 인구의 18%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2039년 252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즉 주민 3명 중 1명이 노인이 된다는 것이다. 홍콩 사회연구 기관인 바우히니아 연구센터(智經연구중심)는 “인구 고령화 및 1인 가구화 추세에 따라 홀몸노인 문제가 지속 심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들 1인 가구나 홀몸노인은 대부분 ‘닭장 아파트’로 불리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생활한다. 값싼 집을 찾는 수요에 맞춰 일부 아파트의 실내를 개조한 닭장 아파트는 방 하나의 크기가 1.4㎡, 0.5평도 채 안 된다. 이런 집도 월세가 1450HKD(약 21만 원) 선으로 비싼 편이다. 

홍콩 사회 취약계층이 대부분 거주하고 있는 '닭장'아파트 내부.
홍콩 사회 취약계층이 대부분 거주하고 있는 '닭장'아파트 내부.

 

사람 한 명이 겨우 지나갈 수 있을 정도인 복도 한쪽에는 빨래 등이 어지럽게 널려있고 다른 한쪽에는 방이 빼곡하게 이어지면서 닭장을 연상케 한다. 방이 작아 화장실, 세탁기 등은 공용으로 사용하며 부엌이 없어 포장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는 게 보통이다. 

홍콩 아파트 공동체 활동 지원
인구 18%인 고령자 대상 많아

닭장 아파트에 봉사활동을 간 적이 있다는 A씨는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환경이 열악했다”며 “대부분 혼자 사는 노인들이 많았는데 경비원이나 관리원조차 없어 아파트 전체가 방치된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홍콩주택위원회는 이러한 노인들의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영주택 배정 심사 때 노인에게 우선순위를 주고 있다. 

또 2019년부터 ‘집에서 편하게 늙는다’라는 고령 인구를 위한 활동 계획을 펼쳤다. 홍콩인 마 모 씨(83)는 언론 인터뷰에서 주택위가 진행한 고령 인구를 위한 활동 후기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공공임대주택에서 30년 정도 살았는데 2년 전부터 거동이 불편하고 기억력도 나빠져 요양원에 갈지 고민하고 있었다”며 “주택위가 진행한 지원 활동 덕분에 아파트 관리원들이 집안 곳곳에 손잡이를 설치해주고, 단지 내 노인마을회관에서 진행하는 활동들도 신청해줬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덕분에 다른 어르신들과 어울려 운동도 하고 아이패드 훈련도 진행해 기억력도 좋아지고 정신이 밝아졌다”고 전했다. 

대부분 공영주택에는 노인마을회관과 고령 인구를 위한 단지 내 재활센터가 있다. 노인마을회관에서는 정기적인 강좌도 진행한다. 탁구, 요가 등 신체 증진을 위한 스포츠 수업 위주며 이른 아침에는 입주민들이 모여 함께 태극권을 하기도 한다. 몸이 불편한 입주민들은 재활센터에 있는 기구들을 사용해 서로의 재활 치료를 도와준다. 

고령자가 있는 세대 내에는 비상벨도 설치돼 있다. 도움을 청하기 어려운 독거노인의 경우 비상벨을 누르면 아파트에 상주하는 경비원이나 관리원이 빠르게 세대 내에 방문하는 시스템이다.

민영주택의 경우 대부분 위탁관리회사가 공동체 활동을 진행한다. 홍콩 위탁사는 공동주택 외에도 오피스텔, 호텔 등 다양한 건물 관리를 담당한다. 위탁사는 이런 점을 활용해 호텔과 연계한 ‘따뜻한 음식 전달’ 행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홍콩 시노(Sino)호텔은 주방장이 직접 끓인 국을 아파트 어르신들과 복지회관에 전달하는 행사를 10년째 진행하고 있다. 

위탁사는 또 건물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회사의 지원을 받아 입주민들을 위한 크리스마스, 새해 등 명절 행사를 개최한다. 

코로나19를 대비해 아파트 위탁관리회사가 ‘건강박스 나눠주기’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를 대비해 아파트 위탁관리회사가 ‘건강박스 나눠주기’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외부 기업이 일부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공동체 활동을 기획하기도 한다. 홍콩 디즈니랜드는 2020년 페이스북 사전 신청으로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1500여 명의 아이들과 부모를 초대해 ‘공동주택과 함께 만드는 놀이동산’ 활동을 개최했다. 디즈니랜드 근처의 식물원에서 60명의 디즈니 직원과 40명의 공동주택 관리원, 입주민들이 함께 11개의 게임 항목을 만드는 것. 아이들과 부모들이 직접 그들만의 놀이동산 만들기를 통해 창의성과 현장 체험을 증진하는 취지로 기획됐다.

홍콩은 한국과 달리 입주자대표회의나 임차인대표회의가 구성돼 있지 않다. 한국처럼 알뜰장, 플리마켓, 음악회 등 입주민이 자체적으로 기획·운영하는 공동체 활동은 활성화돼 있지 않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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