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택배・방송・쓰레기로 몸살

 코로나19가 한국을 덮친 지 2년이 지났다. 코로나 상황은 아파트에도 변화를 몰고 왔다. 재택근무가 급증했고 입주민들이 집에 콕 박혀 있다는 ‘집콕’이 늘어났으며 코로나 감염자에 대한 재택치료까지 확대되면서 공동주택 관리 현장도 종전과는 달라졌다.

서울 도봉구의 A아파트 모 관리사무소장은 “코로나 이후 아파트 분위기가 황량해졌다”며 “명절 현수막이나 크리스마스 장식도 이번에는 생략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외부인 출입이 줄어 업무가 감소하나 했더니 관리사무소 방문을 꺼리는 입주민들의 민원 전화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코로나 대응과 관련해 그는 “아파트 곳곳을 주기적으로 소독하고 2, 3개월마다 승강기 항균 필터를 교체하는 등 업무가 추가됐다”고 덧붙였다.

부산 연제구 B주상복합아파트 소장도 “코로나 이후 사람과 차량의 출입 감소로 관리부담이 다소 줄었지만 민원은 증가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인천 남동구 C아파트의 소장은 재택근무가 늘어난 걸 확실히 느낀다. 그는 “낮에 관리사무소를 방문하는 입주민 중에는 과거와 달리 남자들이 많다”면서 “대부분 재택근무를 하는 직장인들”이라고 전했다. 인천의 D아파트 소장도 “재택근무 증가로 낮에도 주차 차량이 줄지 않는다”고 공감을 표했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자료에 따르면 재택근무자는 2019년 10만명을 밑돌았으나 2020년 50만명을 넘었고 2021년에는 114만명으로 폭증했다. 여기에 더해 재택근무 희망자는 약 119만명에 달해 재택근무 유행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부도 외출을 삼가는 분위기고 학생들은 온라인 수업을 하게 돼 낮에 아파트에 머무는 사람 수가 코로나 이전의 2배 이상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아파트 관리업무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경기 남양주시 E아파트 소장은 “집에 머무는 입주민 수가 증가하니 커뮤니티 시설을 소독하는 등 방역 관리 업무가 그만큼 늘어났다”며 “민원 대응 안내 방송도 예전의 2배 이상으로 증가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서울 동대문구 F아파트 소장은 “많은 사람이 낮에도 머물다 보니 층간소음이나 층간흡연 갈등이 코로나 이전에 비해 30% 이상 늘었다”면서 “그나마 여름철보다는 덜 한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입주민이 전화로 ‘흡연 금지 안내방송을 해달라’고 요청하면 때때로 방송을 해준다”고 덧붙였다. 

서울 강북구의 G아파트 소장은 “어쩔 수 없이 집에 장시간 머물러 있게 된 입주민 중에는 예민한 사람들도 많다”면서 “전에는 신경을 쓰지 않던 아파트의 사소한 문제들을 따지거나 민원으로 제기하는 사람도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불편을 없애주려고 노력하지만, 민원의 양이나 종류가 많아져 처리에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0년 10월부터 작년 연말까지 4만1,000여 명이 재택치료를 받았으며 올해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재택치료는 보건소나 지자체에서 주로 담당하고 관리사무소에서는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감염자를 일일이 관리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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