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설기술연구원 김 수 암 책임연구원



 
 
자원, 환경위기의 시대에 살고 있는 21C, 저Co2 녹색성장은 미래 국가경쟁력의 핵심으로 대두되고 있다. 녹색바람은 건설산업에도 예외는 아니다. 그린홈, 그린빌딩, 친환경 수자원 시설 등 정부는 정책적으로 녹색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녹색건설 맥락에서 본다면 사실 장수명 공동주택은 장기적으로 자원을 절약할 수 있는 동력이라고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김수암 책임연구원은 강조한다.
최근 김 연구원은 장수명 공동주택이 보급됐다는 가정 하에 ‘장수명 공동주택의 유지관리 지침에 관한 연구-관리자를 위한 S(구조체)와 I(내장재)의 유지관리 지침을 중심으로’라는 연구논문을 한국생태환경건축학회에 발표했다. 그가 장수명 공동주택과 관련한 연구를 시작한 지 20년이 지난 지금, 장수명 공동주택에 대한 사회적 인식, 필요성을 비롯해 이번에 발표한 유지관리지침에 대해 들어봤다.
 
 
재건축 선호 장수명 공동주택 걸림돌
 
 
장수명 공동주택은 단어 그대로 오랜 기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공동주택을 말한다. 여기서 장수명은 보통 철근콘크리트의 수명을 적어도 100년으로 보고 100년 정도를 살 수 있다는 주장이다. 요즘 일본에서는 200~300년까지 보는 추세라고 한다. 단, 제대로 그리고 체계적으로 유지관리를 했을 때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헌집 주면 새집 주는 재건축을 선호하는 우리나라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주택임에 틀림없다. 빨리 망가지면 망가질수록 얻는 이익이 큰데 주택을 오래 쓰도록 관리한다는 것은 먼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때문에 공동주택 건축 시 유지관리에 용이하도록 짓는다는 것은 시간과 돈의 낭비라고 대부분 생각한다.
김 연구원은 “외국의 경우는 지속, 체계적 유지관리로 100년 넘게 사용하고 있는 주택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주택에 대한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사회적 인식은 장수명 공동주택 활성화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물론 장수명 공동주택을 연구하기 시작한 1988년경 보다는 사람들의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때문에 향후 10년 정도 후에는 장수명 공동주택을 위한 건축기법이 보편화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전한다.
 

100년 수명 공동주택 자원낭비 최소, Co2 저감 효과 커
 
 
보통 장수명 공동주택이라고 하면 한번 지으면 그대로 오랫동안 써서 노후화가 그대로 방치된 주택이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다. 김 연구원은 우선 이러한 고정관념부터 버려야 한다고 지적한다.
장수명 공동주택은 100년 정도 장기간에 걸쳐 사회겚茱?사용자 변화 등에 대응해 기능과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주택이라는 것이 정확한 정의다. 다시 말해 100년 정도 존속을 목적으로 골조 및 공용설비 등의 부분은 유지하면서 사회적, 기능적 변화에 대응해 외장, 내장, 설비 등의 전용부분을 용이하게 변화, 갱신할 수 있도록 공용과 전용을 분리한 기술을 적용한 것이다.
김 연구원은 “재건축을 하는 원인은 구조체, 설비 등 물리적 수명보다는 시대 변화에 따른 사회적, 기능적 수명단축이 문제”라며 “이 부분을 충족할 수 있다면 주택의 짧은 수명으로 인한 자원낭비 최소화, 자원절약을 통한 Co2 저감 등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내구성, 가변성, 유지관리와 리모델링의 용이성을 갖춰야 한다고 제시한다. 가변성의 경우 라이프 사이클 및 라이프스타일에 대응해 시대에 맞게 공간구성과 형태를 구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특히 현재 일반 공동주택에서 문제가 되는 공용과 전용부분에 애매하게 얽힌 설비의 용이한 유지관리를 위해 배관이나 배선 등이 콘크리트 속에 매설되지 않고 쉽게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기본으로 해야 한다.
또한 부품의 수명에 맞춰 15~20년의 간격을 두고 리모델링이 가능토록 구조체와 내장재의 분리 공법도 고려해야 한다. 이렇게 100년 이상의 시간, 공간, 재료 및 부품, 기술변화 등에 대응해 주택을 짓는다면 20년 단위로 5번 정도 갱신해 적어도 100년 이상 유지가 가능하다.
 

내장재 교체, 가변성 대비한 유지관리 지침, 매뉴얼 필요
 
 
최근에는 장수명화가 가능토록 유지관리가 용이한 한국형 장수명 공동주택이 보급됐을 때를 대비해 관리자의 효과적 유지관리에 필요한 지침과 매뉴얼에 관한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그는 “장수명 공동주택이 건설된 후 상황에 대응한 적정한 유지관리 계획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장수명 공동주택이 건설된다면 기존 일반주택과 유지관리관점에서 어떤 차이가 있을 것인가를 검토하고 그 차이에 따른 관리방안을 연구해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논문에는 장수명 공동주택과 일반 공동주택의 차이점을 분석했다. 장수명 공동주택의 가장 큰 특징은 내구성을 담당하는 S(Support, 구조체)와 가변성을 담당하는 I(Infill, 내장재)의 분리다. 또 건식화, 부품화돼 있어 거주자의 다양한 생활 패턴에 적극적 대처가 가능하다.
김 연구원은 “현재 일반 공동주택은 공용수직배관이 전용공간에 배치되고 개별가구의 배수 및 오수배관도 애매하게 공용과 전용에 걸쳐 있는 경우가 많다”며 “이에 장수명 공동주택에서는 SI분리로 구조체로부터 자유롭고 매입돼 있던 설비요소 또한 배선 및 배관의 관리가 용이하다”고 강조한다. 이어 “기존 일반 공동주택 유지관리업무 프로세스는 유지관리를 수시겴矩?정기겚峨些“价막?분리해 정비와 파손에 의한 교체 및 수리업무 등으로 구분하고 있지만 장수명 공동주택에서는 내장재 요소들의 교체 용이성 및 이동성과 가변성 등에 대한 유지관리 지침과 매뉴얼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연구원은 이번에 발표한 관리자의 유지관리매뉴얼에 이어 사용자를 위한 유지관리매뉴얼도 마련 중이다.
아울러 내년까지 장수명 연구단의 업무로서 법 및 제도 활성화, 그린홈 연구에서 장수명 수법의 일부를 확대 적용할 예정이며 한옥과 장수명 주택을 결합한 공동주택의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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