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보감 성심편에는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나온다. 
사람의 속마음을 알기란 매우 어렵다는 뜻으로 인간이 고등동물인 이유인 것 같다. 
직원을 채용하면서 성실하고 열심히 일을 잘할 것 같은 사람을 뽑아 인연을 맺어도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또 많지는 않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있었다.
관리사무소장으로서 제일 어려운 일 중 하나가 ‘직원 채용’과 ‘계약 해지’라고 생각한다. 이력서 검토, 면접에서의 여러 질문을 통해 우리 조직과 환경에 가장 적합한 사람을 채용하려고 노력하지만, 기대가 클수록 상처는 더 아프게 다가왔다. 
반대로 직원이 원치 않았음에도 타의에 의해 계약 해지를 통보해야 하는 심적 괴로움도 컸다. 
우리는 수많은 사람들과 접촉하며 살아가고 있지만 특히 업무적으로 접촉하는 사람들과 진실한 인연을 맺어놓으면 행복한 일터, 즐거운 직장을 가질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되면 관리사무소는 물론 입주민의 사랑을 받게 되리라.
살아온 경험에 비춰보면 좋은 인연과 나쁜 인연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매순간 상대방과 내가 상황을 어떻게 풀어나가며 관계를 맺는지에 따라, 그리고 그러한 맺음을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따라 상대방을 판단하는 방식이 달랐음을 알게 된다. 결국 좋은 인연을 맺는다는 것은 상호관계를 자리이타(自利利他, 나도 이롭고 상대에게도 도움을 주는 방안을 따르는 행동)의 순리에 따라 풀어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의 경험에 비춰 인연을 오래 이어가지 못한 직원들의 공통적인 특징을 몇 가지 정리해 봤다.
첫 번째,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해 입주민들에게 인정을 못 받는다. 불친절하거나 동료들과 화합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두 번째, 본인이 기대했던 환경과 실제 일터가 다른 경우다. 청소면적이 넓다든지, 업무에 관여하는 사람이 많다는 등의 이유다.
세 번째, 떠날 때 본인이 무엇이 부족한지 관리사무소장에게 물어보지 않는다. 즉 아집이 있다. 입사 후 일정시점이 지나 자신의 일에 대한 평가나 조언을 상위자로부터 받는 일은 매우 중요한데 이를 대부분 놓치고 있다.
네 번째, 입주자대표나 입주민들이 보는 모습과 관리사무소장이 보는 모습이 비슷하게 부정적이어서 직원을 보호해 줄 수 있는 명분이나 힘이 적다.  
다섯 번째,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거나 사랑받는 것에 대한 관심이 적고 인연의 소중함을 가볍게 여긴다. 
관리사무소장으로서 감당해야 할 책임은 여럿 있지만 무엇보다도 직원들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들의 든든한 보호막이 돼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도록 지원해줘야 하며, 가족과 같은 소속감으로 성장과 발전을 이뤄낼 수 있도록 관심과 성원을 보내줘야 한다. 
그동안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인연을 오래 맺지 못한 직원들을 생각해 보며 스스로 부족한 점은 없었는지 반성한다. 
행여 고자세로 직원들을 대하지는 않았는지, 마음에 상처를 주는 말을 하진 않았는지, 직원 개개인의 성격과 성향을 파악하는 데 소홀하진 않았는지, 깨알 같은 관여로 숨 막히는 생활을 조장하진 않았는지, 직원들의 편에 서지 않고 혼자만의 안위와 영달만 생각하진 않았는지.
복 중의 제일은 인연복(因緣福)이라 한다. 맹상군(孟嘗君)은 전국시대 제(劑)나라의 사람으로, 인연을 잘 맺어 그들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하고 탈출했다는 계명구도(鷄鳴狗盜)라는 고사성어에 비춰 보면 인연의 소중함이 얼마나 귀중한지 알 수 있다. 
아파트 관리직원은 물론 경비원과 미화원은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직장에 가족의 생계가 달려 있다. 
아파트는 그들에게 그만큼 소중한 직장이기에 그들의 희망과 꿈을 응원하며 보호해주고 싶고, 힘이 돼주는 관리사무소장으로 오래도록 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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