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택관리사 합격 쉽지 않지만 보람 느끼며 오래 일할 수 있어‘나는 행복한 경비원’ 책 내기도… 아파트 증가 취업기회 확대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 사회 어디에도 없는 것이 아닐까? 여기저기 문을 두드려 봐도 제일 먼저 물어보는 것이 나이다.”지난해 나온 아파트 경비원 최훈(67·필명) 씨 에세이 ‘나는 아파트 경비원입니다’의 한 대목이다. 건설회사에 다니다 2004년 무역회사를 창업했던 최 씨는 2015년 경영악화로 사업을 접는다. 이후 경력을 살릴 수 있는 기업들에 이력서를 보냈으나 반응이 없었다. 당시 그의 나이는 60세 전후였다.최 씨처럼 많은 중장년층이 정년퇴직을 전후해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중장년층 구직 희망자들은 하나같이 “취업할 곳이 마땅히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사무직으로 40년 일해온 김정옥(61) 씨. 개인 사정으로 퇴사하고 한 달 정도 쉬다 재취업을 준비 중이다. 그녀는 “나이가 있다 보니 업무에서 밀려 1~2년 정도는 전혀 다른 일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노숙녀(60) 씨는 이력서를 들고 회사를 직접 방문한 적도 있다. 그녀는 “일반 회사는 구직자의 나이부터 보고 이
2022년 기획
김경민 기자
호수 1277
2022.08.10 10:00
-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작은 회사와 비슷하게 작동한다. 관리사무소장은 중소기업의 사장인 셈이다. 경리주임, 전기과장, 설비과장, 경비원, 미화원 등이 모여 아파트라는 회사를 위해 일한다.아파트 입주민들은 정작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대해 잘 모른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으로 19년째 근무 중인 장대익(67) 경남 창원진해우방아이유쉘아파트 관리사무소장은 “소장이 되기 전에 중공업에서 일했는데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직장 일에 골몰하다 보니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 수도 없었고 알고 싶지도 않았다”고 회상했다.아파트는 거주지만이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어엿한 직장이다. 조금만 관심을 기울여보면 내가 사는 곳에서 중장년층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지 모른다. 바로 장 소장의 경우다. 그는 말한다. “40대 후반에 내가 사는 아파트에서 소장으로 근무를 시작했다. 중공업 회사에서 나와 새 직장을 찾아 나섰으나 중년이라는 나이와 그간의 경력으로 마땅히 일할 곳이 없었다. 그때 아파트가 눈에 들어와 자격증을 따고 관리사무소장 일자리를 찾았다.”본지가 만난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들도 대부분 40~60대 중장년층이었다. 중공업, 공무원, 생산직 등 다양한 분야에서 뛰던 사람들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 기획
신은현 기자
호수 1277
2022.08.10 10:00
-
“5년 전 위스테이 모델하우스를 보고 멋있다고 생각했다. 실현 가능한지 의구심도 들었는데 현실이 됐다니 반갑고 놀랍다” - 31세 김 모씨) “이런 아파트 단지가 있다니 놀랍다. 평생직장에서 일하는 관리소장은 보람이 크겠다” - 이 모 관리사무소장(김포) “위스테이가 공공지원 민간임대아파트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었다” - 공동주택 전문가 본지가 보도한 위스테이별내아파트에 많은 눈길이 쏠리고 있다. 사회적 기업 ‘더함’이 국내 최초로 시도한 사회적 협동조합아파트 이야기다.‘위스테이 모델’은 더함 양동수 대표와 김종빈 이사 등이 소득 중위계층의 주택문제를 사회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연구한 끝에 고안해냈다. 김 이사는 “변호사 출신인 양 대표는 자녀 4명을 둔 다둥이 가장으로 전세살이 중이었고 나와 실무자도 대부분 자녀가 있는 30~40대 무주택자들이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국사회의 고질적인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위계층에 대한 대안적 주거모델이 절실하다 생각했다”고 회상했다.이들은 해외 사례부터 살펴봤다. 유럽의 협동조합 주거방식이 대상이었다. 프랑스는 많은 협동주택조합이 수십만 호의 공공임대주택을 공급, 운영하고 있었다. 영국은 소셜믹스 방식을
2022년 기획
김상호 기자
호수 1275
2022.07.25 09:33
-
‘특별한 마을공동체 아파트’라는 소개에 경기 남양주시 별내동, 최근 개통된 별내별가람역 근처의 위스테이별내를 찾아갔다. 국내 최초의 사회적 협동조합 아파트다. 반듯하게 구획된 신도시 단지 사이에 불암산을 등지고 있다. 김동신 관리사무소장과 손병기 임차인대표회의 회장, 이상우 협동조합 상임이사의 안내를 받아 커뮤니티동 1층 카페로 들어갔다. 시원하게 탁 트인 멋진 카페다. 군데군데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입주민들이 보인다.사회적 협동조합 아파트라는 생소한 구조가 궁금했다. 이 이사는 “위스테이별내 사회적 협동조합이 정부의 허가와 지원을 받아 임대아파트를 만들고 조합원이 임차인으로 입주했다”며 “단지의 법적 소유주는 부동산투자회사(이하 리츠)로 주주는 정부 70%, 조합 30%”라고 설명한다. 2017년 조합이 설립돼 아파트 사업계획이 승인됐고 리츠 설립을 통해 사업비가 출자됐다. 2018년 계룡건설이 시공사로 착공, 2020년 6월 준공 및 입주가 시작됐다. 임대기간은 2028년까지 8년. 임대기간이 끝나면 법적으로는 리츠가 청산돼 투자지분이 매각된다. 청산 후 절차는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 조합이 정부지분을 매입해 현재의 임대 방식을 지속하는 방안을
2022년 기획
김상호 기자
호수 1274
2022.07.18 09:18
-
홍콩은 한국과 달리 공영주택은 홍콩주택위원회가 입주민의 공동체 활동을 지원한다. 민영주택은 위탁관리회사나 외부 기업이 그 역할을 맡는다.홍콩은 고령 인구를 위한 공동체 활동에 집중한다. 2020년 기준 홍콩의 65세 이상 인구는 약 135만 명이다. 인구의 18%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2039년 252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즉 주민 3명 중 1명이 노인이 된다는 것이다. 홍콩 사회연구 기관인 바우히니아 연구센터(智經연구중심)는 “인구 고령화 및 1인 가구화 추세에 따라 홀몸노인 문제가 지속 심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들 1인 가구나 홀몸노인은 대부분 ‘닭장 아파트’로 불리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생활한다. 값싼 집을 찾는 수요에 맞춰 일부 아파트의 실내를 개조한 닭장 아파트는 방 하나의 크기가 1.4㎡, 0.5평도 채 안 된다. 이런 집도 월세가 1450HKD(약 21만 원) 선으로 비싼 편이다. 사람 한 명이 겨우 지나갈 수 있을 정도인 복도 한쪽에는 빨래 등이 어지럽게 널려있고 다른 한쪽에는 방이 빼곡하게 이어지면서 닭장을 연상케 한다. 방이 작아 화장실, 세탁기 등은 공용으로 사용하며 부엌이 없어 포장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는 게 보통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 기획
신은현 기자
호수 1273
2022.07.13 10:30
-
국내 최초의 사회적 협동조합 아파트 모델은 성공적인가. 협동조합원들이 짓고 운영하는 임대아파트 입주 2년을 맞아 새 모델의 운영실태와 부동산 정책에 주는 시사점을 살펴본다. 협동조합이 직접 참여해 건설한 임대아파트에 조합원들이 싼값에 임차해 공동체 활동을 즐기며 살아가는 국내 최초의 사회적 협동조합 아파트 모델이 관심을 끌고 있다.경기 남양주시 별내신도시의 위스테이별내 단지는 2020년 6월 491세대가 입주해 만 2년이 지났다. 이 아파트는 국내 아파트와 사뭇 다르다. 우선 임차료가 싸다. 3개 평형 중 34평형 옵션II는 임차보증금 2억3370만 원, 7월부터 2년간 적용되는 월 임차료는 5만6000원, 커뮤니티운용비는 월 5만 원이다. 월 임차료까지 보증금에 얹어보면 전세금 2억5000만 원 정도인 셈이다. 별내 다른 아파트의 같은 평형(매매가격 9~10억 원)의 전세금이 5~6억 원인 것과 비교하면 위스테이별내는 인근의 45% 수준인 ‘반값 아파트’다.이 아파트 입주자는 모두 협동조합원이며 일부는 아파트 설계부터 참여했다. 공간위원회가 수십 차례 토론해 행복한 마을공동체를 위한 커뮤니티를 설계하고 운영 방안을 마련했다. 그 결과 일반아파트의 2.5배
2022년 기획
김상호 기자
호수 1273
2022.07.11 09:51
-
홍콩 공동주택의 건물 하자보수 및 유지 수선은 크게 상시 관리와 계획성 관리로 나뉜다. 상시적인 건물 관리는 하수도 작업, 상수도 파열 복구 작업, 옥상 누수, 깨진 유리 교체 등이다.홍콩 공동주택위원회에 따르면 매년 공영주택(공공분양 및 공공임대) 보수공사는 20만 건을 넘는다. 그중 상시 보수공사가 98%를 차지한다. 하지만 큰돈이 드는 공사가 아니어서 상시공사의 비용이 전체의 10%에 불과하다. 공사 항목에 따라 보수공사의 기간도 정해져 있다. 공동주택위원회는 90%의 항목이 18일 내로 보수를 마쳐야 하고, 그중 22%의 항목은 3일, 51%의 항목은 일주일 내로 공사를 마치도록 하고 있다. 홍콩 공동주택 관리원 종사자 A씨는 “입주민의 민원 대부분이 보수공사에 관한 것”이라며 “보수공사를 빨리 마쳐야 관리원과 입주민의 갈등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 층간소음, 주차 문제 등 생활 민원이 많은 것과 달리 홍콩 입주민들은 공동주택의 전체적인 단지 내 환경에 대한 요구가 높다. 관리원들 매일 순찰, 하자 체크상시 건물 관리는 관리원들이 매일 순찰을 벌여 보수공사가 필요한 부분들을 체크한 후 관리원들이 업무를 배분해 처리한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 기획
신은현 기자
호수 1272
2022.07.04 16:01
-
임대아파트 관리사무소는 분양아파트라면 신경도 쓰지 않을 일을 중요한 핵심 업무로 처리하기도 한다.직원들은 공구함을 들고 각 세대를 방문하는 게 일상이다. 입주민 가정에서 생기는 자잘한 문제와 고장을 직접 손봐준다. 변기, 세면대, 싱크대, 하수관 등이 막히면 뚫어주고 형광등과 안정기, 스위치가 고장 나면 교체해준다. TV가 잘 나오지 않는 집에도 달려가 해결해준다. 자질구레한 일들로 호출당하는 직원들은 귀찮아할 것 같지만 현장에서 만난 기사는 “입주민의 ‘고맙다’는 말 한마디면 충분하다”며 웃어 보였다.입주민 전입과 퇴거 처리는 임대단지에만 있는 업무다. 이사를 나가는 집은 직원이 방문해 시설물 파손여부를 확인하고, 도배와 장판을 교체하도록 조치한다. 인천의 한 임대아파트 관리사무소장은 “LH임대아파트의 경우 예전엔 10년이 지나야 도배와 장판을 갈아줬지만 지금은 입주민이 새로 들어올 때마다 새것으로 바꿔준다”고 전했다. 입주민에 대한 배려와 서비스도 개선돼 가고 있다.2년 계약의 국민임대주택은 계약갱신업무도 관리사무소에서 수행한다. 보통 임대차 관계에서 집주인이 직접 처리해야 하는 세입자 관련 일을 관리사무소가 도맡아 하는 셈이다.임대아파트의 이런 특성은
2022년 기획
이경석 기자
호수 1270
2022.06.20 09:22
-
한 아파트 단지 내에 분양아파트와 임대아파트가 공존하는 혼합단지는 국내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단지를 혼합하는 소셜믹스(Social Mix) 정책은 1980년대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빈부격차가 사회계층 간 갈등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됐다. 1990년대에 들어서는 영국, 프랑스, 일본 등 세계로 번져나갔다. 국내에는 2003년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장기전세주택 개념을 내놓으면서 소셜믹스 정책이 처음 등장했다. 현재 서울시는 재개발 및 재건축 때 같은 단지 내 임대아파트 비율을 10~20%로 강제하고 있다. 아파트 단지 설계 단계에서부터 별도의 아파트 동을 짓거나 한 개의 동에 분양과 임대세대를 섞는다.이처럼 혼합단지는 점점 더 늘어날 전망인데, 관리현장에서는 법과 제도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나온다.혼합단지에는 두 개의 의결기구가 존재한다. 하나는 공동주택관리법을 따르는 분양세대의 입주자대표회의다. 나머지 하나는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을 따르는 임대세대의 임차인대표회의다. 문제는 혼합단지를 관리하는 관리사무소장은 한 명이라는 점. 소장은 매달 개최하는 서로 다른 입대의에 각각 참석한다. 업무상으로나 시간적으로 효율적이지 못
2022년 기획
박상현 기자
호수 1269
2022.06.13 10:02
-
우리나라 최초의 임대아파트는 1962년 설립된 대한주택공사가 1971년에 지은 서울 구로구 개봉동 주공아파트다. 주공은 2009년 10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 이름과 조직을 바꾼다. 2021년 12월 기준 LH 임대주택은 167만 호에 이른다. 임대주택 관리종사자들은 각종 계약과 전출입, 전유부분 민원 해결 등 분양아파트와 달리 신경 쓸 것이 많다고 말한다. 본보 기자가 종일 LH임대아파트 관리사무소 업무를 따라가 봤다.인천 남동구에 위치한 논현주공14단지 관리사무소. 오전 11시경, 이사 가기 전 입주민 A씨가 열쇠를 반납하러 왔다. 이은주 경리주임(49)은 “임대아파트 관리사무소는 분양아파트와 달리 입주민이 이사 갈 때 신경 쓸 일이 많다”고 설명했다. LH임대아파트 입주민은 이사 가기 전, 처음 들어왔을 때의 상태로 집을 원상복구하고 사용했던 열쇠와 물품 등을 반납해야 한다. 입주민이 퇴실하면 기전주임이 퇴거 세대 내 시설물 파손 여부를 확인한다. 분양아파트 전·월세의 경우 공인중개사가 하는 역할을 대신하는 셈이다.퇴거 세대에 파손된 시설물이 있는 경우 간단한 파손은 관리사무소에서 보수하고, 고난도의 작업은 LH에 접수해서 처리한다. 새 입주 세대를
2022년 기획
김경민 기자
호수 1268
2022.06.06 09:31
-
임대아파트 관리는 분양아파트 관리와 다른 점이 많다는 게 임대아파트 관리종사자들의 한목소리다. 임대아파트의 관리가 훨씬 까다롭다는 말도 나온다. 본보 기자가 12일 인천 남동구 등대마을 논현주공14단지를 찾아 임대아파트 관리사무소의 하루를 함께 겪으며 임대아파트 관리의 특징을 알아봤다. 논현주공14단지는 총 1800세대 규모의 16년 차 국민임대주택이다. 65세 이상의 노인가구가 797세대로 44%를 차지해 비율이 가장 높다. 홀몸어르신(238세대), 새터민(187세대), 한부모가정(91세대), 사할린 귀국인(53세대) 등 취약계층이 다수 거주하고 있다. 기자가 방문한 오전 9시, 관리사무소 직원들은 한창 회의 중이었다. 관리사무소장, 관리대리, 경리주임, 기전과장·주임·기사 등 총 12명의 직원 중 교대 인원 3명을 제외한 9명이 참석했다. 회의는 전날 저녁 6시 이후 접수된 민원들과 오늘 하루 진행해야 하는 업무 내용을 공유하는 시간이다. 9시 40분경, 새로운 민원이 접수됐다. 세대 내부의 화장실 세면대가 흔들리니 와서 봐달라는 내용이다. 김용준 기전과장(53)은 “임대아파트와 분양아파트 관리의 가장 큰 차이점은 공용부분뿐 아니라 전유부분, 즉 세대 내
2022년 기획
김경민 기자
호수 1267
2022.05.23 11:00
-
분양아파트와 임대아파트가 섞인 혼합단지는 대부분 외관부터 차이가 난다. 분양과 임대를 섞어놓아 서로 조화롭게 살아가게 한다는 ‘소셜믹스(social mix)’를 아무리 외쳐도 현실이 따라가지 못한다.서울 강서구의 모 아파트 단지에서는 분양동과 임대동을 한 번에 구분할 수 있다. 분양동은 계단식, 임대동은 복도식이기 때문이다. 도로 쪽 가장자리에 기다랗게 20평대 복도식 아파트가 배치된 임대동은 20세대가 하나의 복도로 연결돼 있다. 문을 열어두면 도로 쪽 소음과 긴 복도에서 나는 생활소음이 집안으로 몰려든다. 반면 분양 전용 10개 동은 근린공원 옆에 지어져 도로 쪽 소음은 임대동이 막아준다.서울 서초구의 모 혼합단지 역시 임대세대가 사는 통로에선 입구부터 흙먼지 얼룩이 가득했다. 분양세대는 통로를 비롯해 창틀과 계단 모두 깨끗했다. 어떤 혼합단지들은 외벽의 색을 다르게 칠해 임대동과 분양동을 구분하기도 했다.‘믹스’라면서 한눈에 구별되게 해놓은 현실은 언제까지 계속될까.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3일 "타워팰리스 같은 고품질 임대아파트를 짓겠다"고 밝혔다. 그는 분양가구와 임대가구의 구분이 없는 완전한 소셜믹스, 임대주택의 평형 확대, 최첨단 시스템 도입도
2022년 기획
신은현 기자
호수 1266
2022.05.16 09:24
-
현재 한국의 임대주택은 140여만 호로 전체 주택의 8%를 차지한다. 이젠 적은 비중이 아니다. 같은 아파트라도 임대아파트는 분양아파트와 운영원리가 다를 수밖에 없다. 당연히 아파트 관리의 관점도 달라진다. 임대아파트 관리는 어렵기도 하고 보람이 클 수도 있다. 분양과 임대가 섞여 있는 혼합단지는 양측이 갈등과 분쟁에 휩싸이지 않을까 늘 노심초사한다. 관리사무소는 공동체 사업 추진 등 모든 것이 조심스럽다. 법규가 현실을 따르지 못해 뜻밖의 문제가 터지기도 한다. 정부는 임대아파트 공급만 늘리고 조화롭게 살아가도록 하는 데에는 관심을 쏟지 않았다. ‘임대아파트 관리’라는 독특한 세계에서 어떤 일이 펼쳐지는지, 관리의 어려움과 보람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분양아파트와 임대아파트가 섞인 혼합단지가 늘어나고 있으나 현장에서 벌어지는 마찰이나 분쟁 요소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국내 임대주택은 정부의 공급 확대 정책에 따라 전체 주택 중 약 8%로 OECD 평균치를 넘어섰다. 그러나 정부는 공급 후의 관리에 관해선 관심이 없는 것 같다.관리현장의 입장에선 임대아파트 가운데 일반분양과 섞인 혼합단지가 골치 아프다. 한 단지에 두 개의 관리규약으로 아파트를 관리해야 하기
2022년 기획
김상호 기자
호수 1265
2022.05.09 09:11
-
국민 70%가 공동주택에 살고 있는데도 중앙부처에 공동주택관리 전담부서가 없어 현장밀착형 정책이 나오지 못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선미 대한주택관리사협회장은 최근 여야 정당과 가진 정책간담회에서 “공동주택관리법이 2016년 제정됐는데 이 법을 뒷받침하고 정책을 끌고 나갈 전담부서가 중앙부처에 없다면서 전담부서의 신설을 요청했다. 이 회장은 “지자체에서 행정처분 등 사후적 감독권만 행사하고 있어 정책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대주관이 최근 정치권에 제시한 12가지 정책제안 중 첫째가 공동주택관리 전담부서의 신설일 정도로 현장에서는 이를 시급한 사안으로 여긴다.현재 1070만 세대에 이르는 의무관리 공동주택의 관리는 국토교통부 내 주택건설공급과에서 담당한다. 이름만 봐도 알 수 있듯 주택의 건설과 공급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부서이기 때문에 공동주택에 관한 전반적 정책 수립과 감독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현장 전문가들의 판단이다.아파트는 대다수 국민이 24시간 거주하는 생활의 가장 기본 단위다. 국민 재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한국부동산원의 전국 아파트 거래액 통계를 토대로 하면 의무관리 공동주택의 시가총액은 5000조 원으로 추산된다. 연간
2022년 기획
김상호 기자
호수 1260
2022.04.04 10:20
-
“아파트 관리에서 장기수선계획이 아주 큰 골칫거리입니다. 근무할 단지를 선택할 수 있다면 장기수선 일정을 체크해보고 피할 곳은 피하고 싶습니다.”아파트 관리사무소장에게서 흔히 듣는 말이다. 장기수선계획은 법적으로 복잡하고 애매해 규정에 맞게 수립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물을 수도 있어 관리주체인 아파트 소장이 가장 어려워하는 업무 중 하나다.실제로 소장이 이를 잘못 집행해 과태료나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는 소식이 자주 들린다. 이 때문에 장기수선계획과 관련된 내용은 대한주택관리사협회, 국토교통부 및 지자체 질의에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공동주택을 오랫동안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필요한 주요 시설의 교체 및 보수 등을 위해 정부는 1983년 공동주택관리령을 개정해 최초로 장기수선계획 수립을 의무화했고 수해에 걸쳐 개정했다. 현행 공동주택관리법상 공동주택의 사업주체는 건설비용을 고려한 장기수선계획을 수립해 사용검사권자에 제출하고 사용검사권자는 이를 관리주체에 인계한다. 장기수선계획을 수립해야 하는 공동주택은 300세대 이상이거나 승강기나 중앙 또는 지역 난방방식이 있는 공동주택 등이다. 2월 기준 전국 1만7600여 단지다.공동주택의 효율적인 관리와 입주민의 쾌적한 주
2022년 기획
박상현 기자
호수 1259
2022.03.28 18:10
-
공용관리비 많아 입주민 불만갈등 해결할 정부조직도 없어집합건물 전문가 참여 아쉬워“오피스텔은 오피스텔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오피스텔이 더 이상 상업용 오피스의 개념에 머물러 있지 않다 보니 이런 말이 나온다. 원래 오피스텔은 오피스와 호텔의 합성어로 업무용 오피스에 숙박시설인 호텔의 개념을 추가한 곳. 정부는 1995년 주택난 해소를 위해 사무구획별(아파트의 세대별에 해당) 전용면적 85㎡ 이하인 곳에 온돌방과 욕실, 싱크대 등을 설치할 수 있도록 ‘건축법’을 개정했다. 오피스텔이 아파트와 같은 주거시설로 탈바꿈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다. 국토교통부가 2020년 주거실태조사 때 오피스텔 1190세대를 설문조사한 결과 73.4%가 1인 가구였다. 젊은 세대와 1인 가구를 위한 공간 상품으로 자리 잡은 오피스텔은 이들에게는 민간임대주택의 역할을 하는 중이다.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주거환경에 대한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오피스텔은 전반적인 주거 만족도가 높으면서도 주거비 부담이 크다고 지적하는 가구 비중도 높은 실정이다. 또 2021년 6월 말 기준으로 전국 총 오피스텔 물량은 94만2000실로 집계됐다. 최근 오피스텔 분양과 준공 추이를 고려하면 올해 안
2022년 기획
신은현 기자
호수 1258
2022.03.22 09:31
-
우리 국민의 약 70%가 공동주택에 거주하고 있다. 도시의 공동주택에 산다는 것은 편리성과 효율성이 커진다는 의미지만 동시에 분쟁과 민원의 증대를 뜻한다.해마다 공동주택 관련 민원이 증가하면서 전문가 또는 정부 차원의 중재나 해결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타관 미래주거문화연구소 수석전문위원이 최근 공동주택 관리사무소장과 입주자대표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공동주택 갈등·분쟁 조정에 현장을 잘 아는 전문가와 지자체가 나서주기를 바라고 있고 지자체에 콜센터를 개설할 필요가 있다고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런데 현재 공동주택 관리를 위한 기구는 2016년 공동주택관리법 제86조에 따라 국토부장관 고시로 지정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산하 중앙공동주택관리지원센터가 유일하다. 그 이전에는 대한주택관리사협회(협회장 이선미) 본회 및 17개의 각 시·도회에서 관리지원, 상담, 분쟁해결 업무를 수행했다. LH 지원센터 출범 이후 현장에서는 “한 군데서 전국의 민원을 소화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우려를 표했다. 주택 건설 및 공급을 위주로 하는 LH에서 공동주택 관리 업무는 소홀할 수 있다는 것.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송옥주 국회 환경노동위원
2022년 기획
김경민 기자
호수 1257
2022.03.15 15:00
-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소비문화가 변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외출을 통한 소비활동은 감소한 대신 온라인 소비가 급증했다. 특히 외식을 삼가고 집에서 식사하는 ‘집밥족’의 증가와 외출 자제로 인해 배달 음식 소비가 늘면서 1회용품 사용과 재활용 쓰레기 배출이 증가하는 등 새로운 환경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 부산 남구 일부 아파트의 ‘재활용 쓰레기 배출량’을 조사한 결과 용호동의 A아파트는 2019년 2월 680㎏에서 2020년 2월 2,880㎏으로 약 4.2배 증가했다. A아파트의 관리사무소장은 “코로나19 이후 플라스틱 등 재활용 쓰레기가 증가해 업무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우암동의 B아파트도 재활용 쓰레기가 688㎏에서 2,006㎏으로 증가했으며 문현동의 C아파트는 692㎏에서 2,176㎏으로 역시 약 3배 늘어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재활용 가능 품목의 폐기물은 2020년 기준으로 전년 같은 달과 대비해 평균 9.7% 증가했다. 폐기물 중 플라스틱류의 증가율이 2월 23.4%, 3월 18.1%로 평균보다 더 높았다. 배달 음식과 택배 등 포장재 쓰레기가 늘어난 것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른 지역도 비슷한 상황이다. 인천
2022년 기획
김경민 기자
호수 1253
2022.02.17 11:00
-
코로나19 장기화로 아파트 입주민들은 집 밖 여가 생활보다는 쇼핑을, 외식보다는 배달 음식을 주문해 먹는 것을 선호하는 추세다. 택배 차량과 음식 배달 오토바이가 아파트로 끊임없이 드나드는 모습이 일상이 됐다. 인천 남동구 모 아파트 A 관리사무소장은 “코로나 이후 택배물량과 택배 쓰레기가 확실히 늘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019년 11월에 비해 42% 증가했다. 다행인 점은 택배량이 늘면서 택배를 경비실이 아닌 세대 현관 앞에 두게 되면서 비좁던 경비실 사정이 오히려 나아진 것.서울 강동구 모 아파트는 택배 차량 증가로 골치다. B 관리사무소장은 “택배 차량과 입주민 차량의 접촉사고에 일부 입주민들이 ‘택배 차량을 아파트 입구에 주차하게 하라’고 민원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박스 여러 개를 날라야 하는 배송 기사를 생각하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서울 강북구 모 아파트 C 관리사무소장은 “직원 출근 전에 배송하는 택배기사를 위해 회의를 거쳐 아파트 출입구와 공동 현관문의 비밀번호나 별도의 카드키를 제공해 불편을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반면 택배 분실 또는 오배송 사고로 관리종사자들은 피곤해
2022년 기획
박상현 기자
호수 1252
2022.02.10 09:29
-
코로나19로 인해 평일에 ‘집콕’ 입주민 수가 대폭 늘어나면서 공동주택의 고질병인 층간소음 분쟁도 덩달아 폭증했고 양상도 이전과는 사뭇 달라졌다. 경기 구리시의 J아파트 최모 관리사무소장은 지난해 가을 이사철에 층간소음 민원으로 혼이 났다. 이 아파트는 준공된 지 20년이 지나 전입세대의 대부분이 입주 전에 인테리어 공사를 했다. 코로나 이후 달라진 점은 평일 공사에도 민원이 몰린다는 것. 예전에는 공사 계획서에 주말을 빼고 평일만 넣어 같은 라인 세대에 동의를 받고 게시하면 민원이 거의 없었다. 최 소장은 “초중고 학생을 둔 집에서 온라인 수업 중 공사 소음이 들리면 즉각 민원을 제기해 하루에 서너 번 공사 현장으로 달려간 적도 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인천 청라지구 1,000여 세대의 C아파트 이모 소장도 “이전에는 없었던 층간소음 분쟁이 매월 한두 건 생기고 있고 경찰서에 간 경우도 최근에만 두세 건이 된다”고 전했다. 이 소장은 “잘못한 쪽을 가려낼 수 있어도 현장에서 한쪽을 편들기가 쉽지 않아 중재가 어렵다”며 “소동을 일단 가라앉혀도 저녁에 다시 소음이 들리면 아랫집에서 천장을 두드리기도 하고 감정이 격해지면 경찰을 부르게 된다”고 말했다.층간소음
2022년 기획
김상호 기자
호수 1251
2022.01.28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