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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주택의 경비원은 아무렇게나 대해도 되는 걸까. 10만 명에 달하는 아파트 경비종사자의 평균 연령은 60대 후반. 인생 후반부에 여전히 한 가정의 경제를 끌고 가는 어르신들이다. 이들에 대한 갑질 문제는 하루 이틀이 아니었고 아직도 곳곳에서 현재 진행형이다. 3, 6개월짜리 단기 근로계약을 강요당하는 고용 현장에서 갑질의 양태, 휴게실 환경, 근무시간과 보수 등을 시리즈로 취재, 보도한다. 또 경비업법을 반영해 경비업무를 제한한 결과 아파트 관리비가 오를 것을 우려한 나머지 경비원을 해고하는 등 부작용을 낳는 현장도 들여다본다. 아파트 경비원에 대한 갑질은 그 양상이 다양하고 끊이질 않는다. 지난 여름 술 취한 입주민이 승강기에서 나와 다짜고짜 경비원에게 발길질하는 장면이 공개돼 많은 사람의 공분을 샀다. 그 이후 폭행자와 해당 경비원 및 입주민들은 어떻게 됐을까. 최근 만난 당사자 A 경비원(69)은 “내가 가해자를 용서한 덕인지 현재 입주민들과 관계가 더 좋아졌다”며 “경비업무에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그는 “갑질은 창피한 일이란 걸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올봄 부산의 한 아파트 경비미화원 20여 명이 아파트 입구에서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의 갑질과 해고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 기획
김상호 기자
호수 1284
2022.10.11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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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사과 나무의 열매에 붉은 기가 살짝 돌기 시작했다. 추석도 지나고 그 험한 태풍도 잘 넘겼으니 이제 제대로 익는 일만 남았다. 일이년 사이에 키를 늘인 가느다란 가지에 마치 물방울처럼 오종종종 매달린 열매들이 경쾌하다. 힘든 고비를 잘 넘겼으니 ‘나 대견하지?’ 하는 표정이다. 그 표정에 무한한 긍정의 얼굴로 답을 해 본다. 역대급 초강력 태풍이란 수식어를 달고, 시시각각 올라오는 힌남노의 경로를 확인하며 태풍과의 일전을 준비했었다. 태풍의 길목에서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을 하는 이에게 주어진 숙명 같은 것이다. 태풍대비 매뉴얼은 이미 체화된 지 오래여서 어렵지 않게 대비를 마쳤다. 변수만 없다면 괜찮다 생각하지만 불안한 마음이 없는 건 아니었다. 그 낮도깨비 같은 변수가 어디서 어떻게 튀어나올지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나는 참 많이 느긋해졌다. 돌이켜보면 이렇게 태풍이라는 것에 마음을 졸이고 태풍이 지나고 나서 남아 있는 것들과 시선을 맞추며 살아온 지도 벌써 이십여 년이 넘었다. 이립(而立), 뜻을 세우는 나이 삼십대 초반에 주택관리사의 길로 들어서서 지천명(知天命), 하늘이 내게 내려주신 뜻을 알 나이, 오십이 되고도 대여섯 해가 지났다. 내가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 기획
김연미 관리사무소장 / 제주 화북1아파트
호수 1282
2022.09.3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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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 전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에서 공동주택관리 정책 업무를 담당하고 있을 때의 일이다. 퇴직한 차관급 공무원과 국회의원 보좌관, 세미 골프 프로가 각각 인생 이모작으로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을 하고 싶다는 연락을 해왔다. 그 당시 공동주택 관리를 담당했던 책임자로서 나는 관리 현장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민원 등을 접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분들이 소장으로 근무한다 해도 현실이 만만치 않으리라 생각돼 걱정이 앞섰다. 그들의 당찬 각오를 반신반의하며 주택관리업체에 연결해줬던 기억이 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의 기우였다. 그분들은 현재 70세 전후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분들과 가끔 통화해보면 단지마다 애로사항은 있다. 어떤 아파트는 세월이 흘러 노후화됐는데, 아파트를 앞으로 어떻게 가꿔나갈지를 두고 어떤 입주민은 리모델링을 주장하고 어떤 입주민은 재건축을 주장한다고 한다. 소장으로서 어느 한쪽의 편을 들기가 어려워 애를 먹기도 한다는 이야기였다.어떤 아파트는 재건축을 염두에 두고 각종 배관설비 등을 제때 교체하지 않아 녹물이 나오고, 엘리베이터 고장이 잦아 관리비가 더 많이 나왔다고 한다. 또 일부 동대표는 소장을 부하직원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 기획
김용환
호수 1282
2022.09.2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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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태풍과 폭우가 잇따르면서 지하 침수를 막을 수 있는 설비로 알려진 차수판이 주목을 받고 있다. 아파트 입주민 사이에는 “우리 아파트에도 치수판을 설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모 아파트 커뮤니티에는 “관리사무소에 차수판 설치를 건의하자”는 글도 올라왔다.차수판 업계는 갑자기 바빠졌다. 그간 차수판 등 물막이 설비에 관심을 갖는 아파트가 거의 없었지만 올해 8월 이후 아파트들로부터 문의가 급증했기 때문. 차수판 설계·시공업체 힘찬테크는 “아파트의 설치 문의가 너무 많아 일일이 상담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도래샘은 이달에만 20여 곳의 아파트와 차수판 설치 계약을 체결했다. 오달성 대표는 “지난 8월 이후 아파트의 차수판 설치 문의 수는 체감상 평소보다 80% 넘게 증가했다”며 “2011년 차수판 사업을 시작한 이래 아파트에서 이렇게 관심을 많이 가진 경우는 처음”이라고 놀라움을 표현했다. 차수판은 △수동 차수판(지주식·무지주식) △자동 차수판(하강식, 바닥 상승식) 등 다양한 조작 유형이 있다. 아파트에는 주로 수동 지주식 차수판이 보급돼 있다. 평상시에는 차수판을 빼 근처에 보관하다가 집중호우 시
2022년 기획
고경희 기자
호수 1282
2022.09.26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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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피해를 계기로 아파트 차수판에 관심이 몰리고 있지만 정작 공동주택의 절반은 차수판 설치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공동주택 관리사무소장들은 정부 방침에 따라 차수판을 설치하려 할 때 비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차수판 설치를 추진할 때 어떤 문제가 따를 것으로 보십니까. 국토교통부와 대한주택관리사협회가 전국 주택관리사(관리사무소장)를 대상으로 공동주택 물막이설비(차수판, 차수문) 설치현황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 3500여 명 중 7.1%만이 ‘단지 내 물막이설비가 설치돼 있다’고 답했다. 설치된 물막이 설비는 차수판(117명)이 가장 많았고 이어 수동식 차수문(49명), 자동, 유압식 차수문(28명) 순이었다. ‘기타 설비’가 설치돼 있다는 응답자는 56명이었다.이와 별도로 한국아파트신문이 22일까지 주택관리사 패널 119명을 대상으로 공동주택 차수판 설치현황을 알아본 결과 ‘설치했다’는 응답은 8명(6.7%)에 그쳤다. 국토부 조사 결과와 비슷한 수치다.소장들은 차수판 설치 이유를 묻는 질문에 ‘공동주택 건설 때 설치’(54.5%), ‘주변보다 지대가 낮아 침수 우려가 커서’(27.3%) 등으로 답했다. ‘하천, 바
2022년 기획
고경희 기자
호수 1282
2022.09.26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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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기축 공동주택에 장기수선충당금 등을 활용해 차수판 등 물막이 설비를 설치하도록 할 방침이지만 아파트와 관련업계는 “쉽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주변에 하천이 없고 지대가 높아 침수 우려가 없는 아파트까지 차수판을 설치할 필요는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개정된 건축물의 설비기준 등에 관한 규칙에 따라 2012년 4월 이후에 건축허가를 받은 공동주택은 준공 시부터 차수판이 설치돼 있다. 문제는 개정 규칙 시행 전에 건축 허가된 공동주택이다. 기축 아파트는 입주민이 물막이 설비 설치를 건의해도 입주자대표회의 의결 등 절차가 까다롭고 적게는 200만 원에서 많게는 1000만 원 이상의 예산을 갑자기 추가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장충금을 사용하려면 먼저 장기수선계획부터 세워야 해 과정은 더 길어진다.관리 현장은 현재 장충금도 넉넉하지 않은데 차수판까지 챙기기가 어렵다는 반응이다. 일부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은 “꼭 모든 아파트에 차수판을 설치해야 하냐”는 의문을 던졌다. 일부 지역에 재해가 발생했다고 해서 모든 공동주택에 일괄적으로 차수판 설치 의무를 부여하려는 제도는 탁상공론이라는 입장이다. 이들은 “전문가의 진단과 위험도 평가를 거쳐 상습침수 우려 단지에
2022년 기획
고경희 기자
호수 1282
2022.09.26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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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직장’은 가고 ‘평생 직업의 시대’가 오면서 정년 없이 일할 수 있는 주택관리사가 중장년층의 매력적인 일자리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까지 배출된 주택관리사는 6만2000여 명. 올해 11월 새롭게 1600명의 주택관리사가 배출될 예정이다. 안정적이고 전망 좋은 일자리를 선호하는 것은 중장년층만이 아니다. 20~30대 청년들도 마찬가지여서 일찌감치 주택관리사에 도전하는 청년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빛이 있다면 그림자도 있기 마련. 일부는 “주택관리사는 장점도 많지만 고용 불안정, 입주민 갑질 등 고충도 많다”고 토로한다. 본지는 대한주택관리사협회와 함께 주택관리사들의 근무실태와 만족도를 알아보기 위해 지난달 전국 주택관리사 41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주택관리사들이 임금, 근무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만족도를 평가한 결과 ‘만족’은 29.3%(매우 만족 2.4% 포함), ‘불만족’은 29.4%(매우 불만족 6.1% 포함)로 비슷했다. ‘보통’은 41.3%였다. 경북, 제주소재 주택관리사들은 만족에 응답한 비율이 각각 46.2%, 60%로 다른 지역보다 특히 높았다. 응답자의 절반인 50%가 ‘정년 없음’을 가장 만족하는 조건으로 꼽았다. 만족하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 기획
김경민 기자
호수 1282
2022.09.26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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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봤을 때 너무 앳돼 보여서 깜짝 놀랐어요.” “관리사무소장님인지 일반 직원인지 구분이 안 됐어요.” 인천 연수구 희영무지개아파트의 입주민들은 처음 관리사무소를 찾을 때 적잖이 당황한다. 관리사무소장이 어엿하게 자리에 앉아 있지만 “소장님은 어디 가셨느냐”고 찾는 일도 다반사다. 27세 관리소장 생애 첫 직장7급공무원 진출 꿈도 꿔요일처리 빨라 입주민에 인기이 아파트의 김명준(27) 관리사무소장은 “처음 만나는 입주민들은 제게 몇 번이고 소장이 맞느냐고 확인한다”며 “대답을 듣고 나면 다들 의아하다는 표정을 짓는다”며 웃었다. 김 소장은 대학에서 세무회계를 전공한 뒤 회계 관련 직종을 찾다가 주택관리사에 관심을 가졌다. 지난해 24기 주택관리사보에 합격하고 12월에 바로 부임한 김 소장은 이곳이 생애 첫 직장이다. 이 아파트 입주민 이경국(75) 씨는 “처음에는 나이가 너무 어리지 않나 싶었는데 젊은 소장님이라 역시 활동적”이라며 “일이 생길 때마다 처리가 빨라서 나이 든 사람 입장에서는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다수의 주택관리사가 정년퇴직 후 아파트를 새로운 일자리로 선택하는 것을 감안하면 김 소장의 행보는 이례적이다. 김 소장은 “친구들이 처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 기획
김경민 기자
호수 1281
2022.09.21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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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관리종사자의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제도 개선 노력과 캠페인 등 범사회적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어떤 아파트는 장기적 과제로 보이는 ‘행복한 일터’ 조성을 공동체로 풀어내 주목을 받는다.광주 첨단금호어울림더테라스아파트는 2019년부터 매년 관리직원, 경비원, 미화원을 위한 ‘천원의 행복’ 모금행사를 열고 있다. 입주민들이 직원들의 수고에 감사를 전하기 위해 1000원씩 자발적으로 모아 직원들에게 방한용품 등의 선물을 제공한다. 입주민들은 부당한 업무 지시와 갑질을 없애는 대신 쾌적한 휴게공간을 마련하고 택배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한 무인택배함 설치, 전기 오토바이 제공 등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었다.이 아파트는 관리종사자와 입주민 간 소통과 상생 노력이 인정돼 광주시로부터 ‘2021년 인권 우수실천 단지’로 선정됐다. 최호승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은 “관리주체, 관리종사자가 행복해야 입주민이 행복하다는 신념을 갖고 앞으로도 끊임없이 노력하겠다”는 소감을 남겼다. 지난해 경기 안양시 인덕원대림2차아파트에 거주한 입주민이 이사를 가기 전 관리사무소에 “그동안 아파트를 잘 관리해줘 감사하다”는 편지와 함께 한라봉을 선물해 훈훈함을 더했다. 이 입주민은 이전부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 기획
고경희 기자
호수 1281
2022.09.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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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아파트가 있다면 일본에는 맨션이 있다. 아파트와 유사한 주택 유형인 맨션은 1968년 5만여 호에 불과했으나 2021년 약 686만 호로 53년 만에 무려 130배로 늘어났다. 현재는 인구 약 1억2600만 명의 12%인 1520만 명이 맨션에 산다. 맨션 거주 비율은 10년 전에도 11%대로 그간 큰 변화가 없었다. 지난해 아파트 거주 비율이 63.5%에 이르는 한국과는 확연히 다르다.한국은 300세대 이상 등 의무관리 아파트에는 주택관리사를 반드시 채용해야 한다. 일본은 법적 채용 의무는 없으나 맨션 관리를 위해 국가에서 시행하는 주거 관리 전문자격 제도를 두고 있다. 2001년에 도입된 관리업무주임자와 맨션관리사다. 자격 제도화가 한국보다 11년 늦었다. 관리업무주임자는 관리회사 소속 직원맨션 관리업자가 맨션의 구분소유자로 구성된 관리조합 등과 관리위탁 계약을 체결할 때 필요한 국가자격증이 관리업무주임자다. 이 자격증이 한국의 주택관리사 자격증과 비슷하다. 이이지마타다시(飯島正) 전 국토교통성 주택국 맨션관리대책실장은 한 보고서에서 “일본에서는 관리조합이 관리에 대한 책임을 지는데, 관리조합이 맨션을 직접 관리하기 힘든 경우 전체 또는 일부에 대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 기획
김지혜 기자
호수 1281
2022.09.18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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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층에 어울리는 자격증’ 주택관리사 1, 2차 시험에 합격하면 대한주택관리사협회(협회장 이선미)에 가입할 수 있다. 협회는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 우선 한국 주택관리의 역사를 살펴보자.아파트 건설이 붐을 이루기 직전인 1980년대까지는 약간의 기술이나 관리지식만 있으면 누구나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이 될 수 있었다. 한때는 퇴역한 군 장교들의 사회진출 일자리로 인기를 끌었다.주택관리사 1회 출신인 전종기 씨는 제도 도입 전인 1980년대부터 아파트 기술책임자로 근무했다. 전 씨는 “자격제도가 생기기 전에는 지식이나 자질을 따지지 않고 소장들이 근무했다”면서 “그러다 보니 전문성과 통일성이 떨어져 자의적인 일처리가 늘어나고, 관리비 부과와 집행에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전 씨는 또 “아파트 관리에 정부의 손길이 미치지 못했으며, 주민대표가 소장을 통제하지 못하는 일이 잦았다”면서 “이런 일들이 사회문제화하면서 아파트 관리에 공적관리의 개념이 도입돼야 한다는 여론이 제기됐다”고 말했다. 이것이 주택관리사 제도 탄생의 계기가 됐다는 것.흔히 모든 아파트에는 관리사무소가 있고, 여기서 일하는 관리사무소장이 모두 주택관리사 자격을 가진 것으로 생각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 기획
이경석 기자
호수 1280
2022.09.14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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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이 밝다’는 평가를 듣는 주택관리사들에게도 크고 작은 어려움이 있다. 그중 첫손에 꼽히는 문제가 주택관리사 수가 너무 많다는 점이다. 현재까지 배출된 자격자는 6만2000여 명인데 의무관리 단지 수는 1만8000개 정도에 불과하다. 산술적으로 3.4대 1 이상의 경쟁률을 뚫어야만 취업이 가능한 구조다. 게다가 신규합격자는 기존의 누적된 대기자와 경쟁해야 한다. 취업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이유다.주택관리사 자격증은 오로지 관리사무소장이 되기 위한 것이다. 다른 자격은 취업과 개업을 선택할 수 있지만 이 자격증은 그렇지 못하다. 주택관리사들은 정부가 이런 특성과 한계를 감안해 배출자 수를 조절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몇 년을 준비해 어렵사리 자격시험에 합격했는데, 취업률이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현실이 심각한 부작용을 낳는다는 것이다.서울의 아파트 단지에서 근무 중인 한 관리사무소장은 “일자리는 한정됐는데 합격자가 계속 쏟아져 나오니 경쟁이 격화될 수밖에 없고, 여기에서 취업비리가 발생한다”고 지적한다. 그는 “이런 일이 지속되면 소신 있게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기보다 자리보전에 급급하게 돼 관리의 질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이뿐만이 아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 기획
이경석 기자
호수 1280
2022.09.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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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진흥재단 지원 기획백세시대가 되면서 ‘평생직장’이라는 말도 옛말이 된 지 오래다. 현재의 일자리를 유지하거나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에도 어려운 이들이 많다. 이젠 ‘평생 직업의 시대’로 바뀌면서 정년 없이 일할 수 있는 주택관리사의 인기도 높아가고 있다. 종합교육기업 에듀윌에 따르면 최근 2년간 주택관리사 시험 응시자가 매년 1만7000명에 이른다. 주택관리사 시험은 2020년부터 상대평가로 바뀌면서 매년 합격자 수가 정해져 있다. 올해 11월 30일 배출될 주택관리사가 1600명이니 경쟁률이 10:1 이상인 셈이다. 7월 발표된 1차 합격자는 50대가 가장 많았고 40대와 60대가 그 뒤를 이었다. 주택관리사는 중장년층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을 깨고 30대의 젊은 나이로 주택관리사에 합격한 이들이 있다. 이들은 독특한 이력을 뽐내며 20여 년간 공동주택 관리현장을 뛰고 있다. 임상호(57) 주택관리공단 제주지사장과 시인 겸 작가로 활동 중인 김연미(55) 주택관리사를 만났다. 입주민 행복 추구 사명감・자부심 필요‘아파트 경영’ 생각으로 업무 임했으면주택관리사가 된 계기는. “개인 사정으로 대학을 10년 만에 졸업하다 보니 일반 기업에는 취직이 어려웠다. 당시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 기획
김경민 기자
호수 1280
2022.09.0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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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 기획“관리사무소장이 있는 건 알지만, 주택관리사는 모르겠네요.”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20년간 거주한 입주민의 말이다.주택관리사라는 직업은 생소할 수 있다. 아파트 단지의 다양한 시설을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소장으로 일하는 사람이 주택관리사다.1970년대 국내 주택난이 어느 정도 해소될 무렵 관리 문제가 대두됨에 따라 1980년대에 들어 주택관리사 제도가 도입됐다. 1990년 4월 8일 국내 최초로 2347명의 제1회 주택관리사 합격자가 탄생했다. 올해 11월 30일에는 1600명의 제25회 주택관리사가 배출된다. 9회까지는 2년에 한 번씩 뽑다가 10회부터 매년 뽑고 있다.300세대 이상이거나 승강기, 공동난방시스템이 있는 150세대 이상의 아파트는 주택관리사를 반드시 채용해야 한다.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K-apt)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의무관리 공동주택은 1만7867개 단지다. 향후 5년간 주택 270만 호를 공급한다는 정부 계획에 따라 주택관리사가 더 많이 필요해질 전망이다.주택관리사가 되려면 1년에 한 번씩 치러지는 주택관리사보 자격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1차는 오지선다형의 객관식 시험으로 민법, 회계원리, 공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 기획
박상현 기자
호수 1280
2022.09.0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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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주택 관리종사자라는 직업군에는 다양한 직종이 포함돼 있다. 관리사무소장은 공동주택 형태에 따라 주거행복지원센터장이나 생활지원센터장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소장이 알아둬야 할 법과 규정이 수십 가지다. 수행하는 업무는 건물관리, 시설관리, 안전관리, 노무관리, 행정관리, 민원관리에 각종 행사관리까지 헤아리기도 힘들 정도다. 단지 사정에 따라 하는 일도 조금씩 다르다. 의무관리단지의 관리사무소장이 되기 위해 주택관리사 자격을 취득해야 한다. 어렵고 힘든 직업이라는 인식도 있지만, 경쟁률은 매우 높다. 아파트에 다양한 관리종사자가 근무한다는 사실을 입주민조차 잘 모른다. 입주민은 경비원이 편하게 경비업무만 한다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미화원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들도 있다. 기사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제각기 전기, 보일러, 공조, 설비, 소방, 배관 등 분야별로 필요한 기술자격을 소지하고 있다. 기사의 주요 일터는 지하에 있고 옥상, 계단 등을 다니며 일하기 때문에 입주민들에게는 존재감이 제로에 가깝다. 경리와 각종 커뮤니티 관리자, 강사 등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이 아파트 규모와 성격에 따라 어엿한 직장인으로 근무하고 있다. 눈에 보이든 보이지 않든 모두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 기획
이경석 기자
호수 1279
2022.08.30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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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지, 다양한 시설서 팀으로 일하며 전문성 키워소단지, 나홀로 업무 많지만 가족같은 분위기 매력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하나의 회사와 비슷하게 움직인다. 대단지 아파트에는 관리직원만 수십 명에서 수백 명에 이른다. 국내 최대 규모 아파트인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9510세대)는 240명의 관리종사자가 근무하고 있다. 직원 수가 가장 많은 아파트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선수기자촌아파트(5540세대)로 무려 343명이 근무한다.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K-apt)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의무관리 공동주택 1만7867만 단지 중 1000세대 이상은 2378단지(13.3%)에 달한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관리, 경비, 청소 인력은 총 5만3298명에 이른다. 단지당 22명이 근무하는 셈이다. 서울 강동구 고덕그라시움아파트는 총 53개 동, 4932세대로 입주민 1만5000여 명 이상이 거주하는 대단지 아파트다. 관리직원 39명, 경비원 40명, 미화원 51명 등 130명의 관리종사자가 입주민의 평안을 위해 힘쓴다. 직원들의 평균 나이는 약 55세. 김인숙(62) 관리사무소장을 필두로 회계, 관리, 조경·영선, 기술, 커뮤니티 팀 등으로 나눠 일한다. 직원들은 팀제도는 초보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 기획
박상현 기자
호수 1278
2022.08.2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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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관리사 합격 쉽지 않지만 보람 느끼며 오래 일할 수 있어‘나는 행복한 경비원’ 책 내기도… 아파트 증가 취업기회 확대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 사회 어디에도 없는 것이 아닐까? 여기저기 문을 두드려 봐도 제일 먼저 물어보는 것이 나이다.”지난해 나온 아파트 경비원 최훈(67·필명) 씨 에세이 ‘나는 아파트 경비원입니다’의 한 대목이다. 건설회사에 다니다 2004년 무역회사를 창업했던 최 씨는 2015년 경영악화로 사업을 접는다. 이후 경력을 살릴 수 있는 기업들에 이력서를 보냈으나 반응이 없었다. 당시 그의 나이는 60세 전후였다.최 씨처럼 많은 중장년층이 정년퇴직을 전후해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중장년층 구직 희망자들은 하나같이 “취업할 곳이 마땅히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사무직으로 40년 일해온 김정옥(61) 씨. 개인 사정으로 퇴사하고 한 달 정도 쉬다 재취업을 준비 중이다. 그녀는 “나이가 있다 보니 업무에서 밀려 1~2년 정도는 전혀 다른 일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노숙녀(60) 씨는 이력서를 들고 회사를 직접 방문한 적도 있다. 그녀는 “일반 회사는 구직자의 나이부터 보고 이
2022년 기획
김경민 기자
호수 1277
2022.08.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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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작은 회사와 비슷하게 작동한다. 관리사무소장은 중소기업의 사장인 셈이다. 경리주임, 전기과장, 설비과장, 경비원, 미화원 등이 모여 아파트라는 회사를 위해 일한다.아파트 입주민들은 정작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대해 잘 모른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으로 19년째 근무 중인 장대익(67) 경남 창원진해우방아이유쉘아파트 관리사무소장은 “소장이 되기 전에 중공업에서 일했는데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직장 일에 골몰하다 보니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 수도 없었고 알고 싶지도 않았다”고 회상했다.아파트는 거주지만이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어엿한 직장이다. 조금만 관심을 기울여보면 내가 사는 곳에서 중장년층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지 모른다. 바로 장 소장의 경우다. 그는 말한다. “40대 후반에 내가 사는 아파트에서 소장으로 근무를 시작했다. 중공업 회사에서 나와 새 직장을 찾아 나섰으나 중년이라는 나이와 그간의 경력으로 마땅히 일할 곳이 없었다. 그때 아파트가 눈에 들어와 자격증을 따고 관리사무소장 일자리를 찾았다.”본지가 만난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들도 대부분 40~60대 중장년층이었다. 중공업, 공무원, 생산직 등 다양한 분야에서 뛰던 사람들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 기획
신은현 기자
호수 1277
2022.08.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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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위스테이 모델하우스를 보고 멋있다고 생각했다. 실현 가능한지 의구심도 들었는데 현실이 됐다니 반갑고 놀랍다” - 31세 김 모씨) “이런 아파트 단지가 있다니 놀랍다. 평생직장에서 일하는 관리소장은 보람이 크겠다” - 이 모 관리사무소장(김포) “위스테이가 공공지원 민간임대아파트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었다” - 공동주택 전문가 본지가 보도한 위스테이별내아파트에 많은 눈길이 쏠리고 있다. 사회적 기업 ‘더함’이 국내 최초로 시도한 사회적 협동조합아파트 이야기다.‘위스테이 모델’은 더함 양동수 대표와 김종빈 이사 등이 소득 중위계층의 주택문제를 사회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연구한 끝에 고안해냈다. 김 이사는 “변호사 출신인 양 대표는 자녀 4명을 둔 다둥이 가장으로 전세살이 중이었고 나와 실무자도 대부분 자녀가 있는 30~40대 무주택자들이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국사회의 고질적인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위계층에 대한 대안적 주거모델이 절실하다 생각했다”고 회상했다.이들은 해외 사례부터 살펴봤다. 유럽의 협동조합 주거방식이 대상이었다. 프랑스는 많은 협동주택조합이 수십만 호의 공공임대주택을 공급, 운영하고 있었다. 영국은 소셜믹스 방식을
2022년 기획
김상호 기자
호수 1275
2022.07.25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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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마을공동체 아파트’라는 소개에 경기 남양주시 별내동, 최근 개통된 별내별가람역 근처의 위스테이별내를 찾아갔다. 국내 최초의 사회적 협동조합 아파트다. 반듯하게 구획된 신도시 단지 사이에 불암산을 등지고 있다. 김동신 관리사무소장과 손병기 임차인대표회의 회장, 이상우 협동조합 상임이사의 안내를 받아 커뮤니티동 1층 카페로 들어갔다. 시원하게 탁 트인 멋진 카페다. 군데군데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입주민들이 보인다.사회적 협동조합 아파트라는 생소한 구조가 궁금했다. 이 이사는 “위스테이별내 사회적 협동조합이 정부의 허가와 지원을 받아 임대아파트를 만들고 조합원이 임차인으로 입주했다”며 “단지의 법적 소유주는 부동산투자회사(이하 리츠)로 주주는 정부 70%, 조합 30%”라고 설명한다. 2017년 조합이 설립돼 아파트 사업계획이 승인됐고 리츠 설립을 통해 사업비가 출자됐다. 2018년 계룡건설이 시공사로 착공, 2020년 6월 준공 및 입주가 시작됐다. 임대기간은 2028년까지 8년. 임대기간이 끝나면 법적으로는 리츠가 청산돼 투자지분이 매각된다. 청산 후 절차는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 조합이 정부지분을 매입해 현재의 임대 방식을 지속하는 방안을
2022년 기획
김상호 기자
호수 1274
2022.07.18 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