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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과태료를 맞은 소장님 한 분이 전화를 주셨네요. 이분도 최대한 도와드려야죠.”한국아파트신문에 ‘과태료 대응 노하우’를 연재하고 있는 박재순 관리사무소장은 매주 2~3건의 과태료 상담 전화를 받는다. 2건의 과태료 부과에 관해 처분 취소를 받은 그의 경험을 공유하고 대응 방법을 묻는 동료 소장들이 그만큼 많다.경기 A아파트는 파손된 횡주관에 대한 긴급공사를 실시하며 사업자 선정지침을 따르지 않은 것이 문제가 돼 200만 원의 과태료가 예고됐다. 박 소장과 상담한 B소장은 입주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공사였다며 관련 사진과 작업일지 등 증거물을 지자체에 제출해 과태료를 피했다. 평소 잘 정리해 둔 자료 덕을 봤다. 박 소장은 “과태료를 맞은 소장님들이 억울해도 스스로 감추거나 위탁사의 소송 만류로 인해 사비로 과태료를 내고 마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안타까워하며 ‘과태료 상담사’를 자처한다. 지금까지 박 소장이 상담을 통해 도움을 준 동료 소장은 60여 명. 이는 빙산의 일각일 뿐 아직도 과태료로 속앓이 중인 소장이 많다고 그는 확언한다. 아파트에 떨어지는 과태료는 보통 지자체의 감사를 통해 발생한다. 입주민의 민원이 감사의 원인인 경우가 많다. 아파트
기자의 눈
박상현 기자
호수 1359
2024.04.16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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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 아파트의 입주자 한 분이 화분 하나를 놓고 간다면서 전화가 왔다. 외부 일정이 있어 잠시 사무실을 나왔는데, 그사이 다녀가는 모양이다. 집에서 식물 키우는 게 취미라는 그분은 요즘 칼랑코에라는 식물에 푹 빠져 있다고 했다. 꺾꽂이해도 잘 살고, 종류도 다양하고, 꽃도 잘 피워서 키우는 재미가 있다고 했다. 언젠가 한 번 기회가 되면 자신이 키운 칼랑코에를 분양해 줄 수 있다고 했는데, 그 언젠가가 오늘인가 보다. 도대체 어떤 꽃이기에 그렇게 예찬론을 펼쳤는지 궁금하다. 자연스레 움직임이 빨라졌다. 책상 위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화분은 생각보다 훨씬 예쁜 모습이었다. 진홍색 꽃잎이 요염한 듯, 새초롬한 듯, 그러면서도 화려한 제 모습을 잘 알고 있다는 듯, 당당하게 피어 있었다. 어쩜 이리도 잘 컸는지 대견스럽기까지 하다. 책상 위가 갑자기 화사해졌다. 그러고 보니 그동안 사무실 안에 화분 숫자가 꽤 늘었다. 모양도 크기도 가지각색이다. 주먹만 한 화분에 이파리 한두 장 걸쳐져 있는 다육식물도 있고,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큰 화분에 고무나무 같은 것이 심겨 있는 것들도 있다. 버려진 화분을 주워다가 죽어가는 식물을 살려낸 것도 있고, 분갈이가 시급한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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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미
호수 1358
2024.04.15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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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아파트 입구 계단에 항상 미끄럼 방지용 매트가 깔려 있었다. 그런데 어느 비 오는 날, 매트가 보이지 않았다. 비가 들이치면 바닥이 젖어 주민들이 미끄러져 다칠 수도 있겠다 싶어 관리사무소에 전화를 걸었다.“00동 현관 입구에 매트가 깔려 있지 않네요. 좀 깔아주시면 좋겠어요.”관리직원은 이렇다 저렇다 말도 없이 “네” 한마디를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몇 시간 후 나가는 길에 보니 아직 매트가 깔려 있지 않았다. 다시 전화를 걸었다.“아직 현관에 매트가 깔려 있지 않네요. 빨리 깔아주시면 좋겠습니다.”“좀 기다리세요.”그리고는 또 전화를 끊어 버렸다. 좀 황당하기도 하고 기분도 상해서 관리사무소로 찾아갔다. 사무소에 들어가 보니 직원들이 계속 걸려오는 전화를 받고 있었고 업무가 많은지 다들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통화했던 직원을 찾아서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많이 바쁘세요?”“지금 관리사무소장님이 공석이라 제가 소장일까지 하고 있어서 조금 바쁩니다. 매트는 금방 깔아 드릴게요.”얼굴을 마주하고 앉으니 대화가 훨씬 부드럽게 느껴졌다. 불만도 없지 않았지만 관리사무소의 풍경을 보니 어느 정도 이해가 갔다. “이렇게 다들 바쁘게 일하시는 줄
전문가 기고
신현철
호수 1358
2024.04.1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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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분쟁위)에 매년 평균 4300건 이상의 하자분쟁 사건이 접수되고 있다. 그중에서 분쟁위로부터 하자 여부 등에 대한 실체적 판단을 받지 못하고 종결(각하)되는 사건의 수가 적지 않다. 각하되는 사건 중 많은 수가 사업주체 등에게 공동주택관리법 및 같은 법 시행령에서 정한 담보책임기간 내에 하자보수 등을 청구했다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입증하지 못한 사건들이다. 사업주체는 담보책임기간에 하자가 발생한 경우에 입주자, 입주자대표회의, 관리주체, 관리단의 청구에 따라 하자를 보수해야 하고(공동주택관리법 제37조 제1항), 입대의 등은 공동주택에 하자가 발생한 경우 담보책임 기간 내에 사업주체 등에게 하자보수를 청구해야 한다(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38조 제1항). 따라서 분쟁위는 사건이 접수되면 담보책임기간 도과 여부를 우선 검토하고, 담보책임기간 내에 하자보수를 청구한 사실이 없다면 사건의 성질상 조정 등(하자심사, 하자판정 관련 이의신청, 분쟁조정 또는 분쟁재정)을 하는 것이 맞지 않다고 봐 그 신청을 각하한다(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 의사・운영에 관한 규칙 제21조 제1항 7호). 그런데 담보책임기간 준수 여부 입증의 문제가 발생하
전문가 기고
김성환 변호사
호수 1357
2024.04.0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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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산에 등산을 가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나는 그의 걷는 모습과 그가 한 말을 오랫동안 기억할 것이다. 나는 그를 산에서 만났다. 이야기에 치중하느라 실제 나이는 묻지 않았지만 지금 돌이켜보니 칠십 초반이나 중반일 것 같다. 검은 얼굴에 삐쩍 말랐고 커다란 손은 꺼칠꺼칠했으며 볼이 움푹 들어가 있었다. 특이하게도 큰 산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인데도 조금도 흐트러짐 없이 똑바른 자세를 유지했다.내게 걷는 법을 가르쳐준 사람이 바로 그였다. 우리는 걷는 법을 배우지 않는다. 사실 걸을 때는 기술이 필요 없다. 제대로 걷든 못 걷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이렇게 걷는 것보다는 저렇게 걷는 것이 낫다는 법도 없다. 그냥 다시 시작하고 반복하고 집중하면 된다. 한쪽 발을 들어 다른 쪽 발 앞에 놓는 것, 또다시 한쪽 발을 들어 다른 쪽 발 앞에 놓는 것….그러나 그는 달랐다. 걸을 때 그가 집중하는 곳은 발이 아니었다. 배꼽 밑 단전에 힘의 중심을 뒀고 고르게 호흡했다. 그의 발걸음에서 나타나는 것은 빠르고 힘참이 아니고, 규칙성과 리듬이었다. 봉오리를 올라갈 때 그의 뒷모습을 보니 그냥 걸어가는 게 아니었다. 자전거 페달을 돌리듯 동그라미 모양으로 굴러가는 것처럼
아파트 단상
박종식 주택관리사
호수 1357
2024.04.0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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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게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한때는 단순히 질병이 없는 삶을 건강한 삶이라 인식하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현대사회에서 건강한 삶은 단순히 질병이 없는 상태를 넘어서 신체・정신・관계적 측면에서 안녕감과 만족감을 느끼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과거에는 건강성을 영점(0)의 상태로 봤다면 현대인들은 그걸 넘어서 플러스(+)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건강성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루를 살아도 현재를 충분히 즐기며 행복하고, 건강하게 사는 것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바라는 건강한 삶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매일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서 건강을 지키기 위한 행동을 하게 됩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건강행동이라고 합니다. 대표적인 건강행동은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것, 정기적인 운동,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 사회적 관계를 잘 유지하는 것 등이 있습니다. 이 중 몇 가지 건강행동을 실천하고 있습니까? 우리의 문제는 알지만 막상 실천하려고 하면 잘 안될 때가 많습니다. 건강행동을 저해하는 습관들은 좋아졌다 나빠지기를 반복하며 쉽게 고쳐지지 않습니다.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있듯이 3시간, 3일,
전문가 기고
김민선
호수 1357
2024.04.0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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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장기수선충당금 사용이 늘어나 적립액을 증액할 필요가 있어 안건으로 상정했으니 적극 검토해 주십시오.” “장기수선계획에 따른 소요예산에 맞추려면 세대 부과액을 좀 더 올려야 하지 않을까요?” 얼마 전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장충금 적립에 대해 논의한 요지다. 우리 아파트는 준공 13년 차에 들어서면서 이곳저곳 보수할 부분이 드러나 지난해 9월에 장기수선계획을 종합적으로 조정했다. 아파트의 주요시설물에 대해 내구연수(耐久年數) 및 법정 수선·교체주기에 다다른 설비와 장치를 점검하고, 이들의 수선예정연도와 수선방법 등의 적정성을 검토한 후 그에 따른 장충금의 사용처 및 세대별 부과액을 확정하는 절차다.장기수선계획서 수립은 법정사항이다. 즉 입대의와 관리주체는 공동주택관리법 제29조 제2항에 따라 장기수선계획을 3년마다 검토해야 한다. 3년이 되기 전에 조정이 필요한 경우에는 입주자(소유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 수시조정을 진행할 수 있다. 이때 주요시설의 교체나 수선 내용에 대해서는 기술적인 판단이 요구되므로 전문업체의 자문을 받아서 수립한다.필자는 장기수선계획 조정에 앞서 관리사무소장이 주요시설물의 노후 상태를 꼼꼼히 점검토록 했다. 대상은 건물외부(옥상·외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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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호수 1356
2024.04.05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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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수선충당금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먼저 장충금 사용계획서를 의결 받아야 한다. 총론에서 정한 예기치 못한 긴급한 경우 또는 소액지출금 범위 내의 경우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장기수선계획에 없는 승강기 정기검사 지적사항 보수, 소방시설 정기점검 지적사항 보수, 경로당 싱크대 교체 등에 지출한 경우는 장기수선계획에 따라 장충금 사용계획서를 작성하지 않았으므로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긴급한 경우란 당장 보수하지 않으면 2차 피해가 우려되거나, 입주자 등의 안전에 위협요인으로 작용하는 등 장기수선계획을 조정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경우를 의미한다. 긴급한 경우라도 지출할 항목이 장기수선계획 항목에 존재하고 있어야 장기수선계획에 따라 작성하는 의미를 충족하는 것이다.소액지출이란 단지에 설치된 단위 개수가 많고 소액인 항목의 교체 또는 보수할 때다. 장충금 소액지출 한도 내 금액으로 재고를 확보했다가 해당 항목의 교체 또는 보수가 필요할 때 즉시 조치한다. 그런 뒤 재고대장에 기록하고 차기 장기수선계획에 반영하도록 한다.공사 시행을 의결할 때 사용계획서를 의결 받아야 한다.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31조 제5항에서 ‘장충금은 관리주체가 다
전문가 기고
한대철
호수 1356
2024.04.05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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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3월은 인사관리 부서가 바빠지는 시기다. 대한민국은 3월에 한 해의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재계약이나 신규 계약은 물론, 직원들의 그해 연봉을 협의해 새로운 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 1월이 아닌 3월에 근로관계 정리가 이뤄지는 까닭은 새해 시작과 설날만큼은 속상한 일을 피하게 해주고 싶은 배려에서 시작된 것이 아닐까 싶다. 실제로 상담을 하다 보면 직원에게 징계하려다가도 마침 그 직원의 집안에 우환이 있는 경우, 징계를 미루거나 한 번은 넘어가기로 결정하는 사업주들의 이야기를 종종 듣게 된다. 그러다 보니 3월은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그동안 미뤄왔던 불편한 이야기를 꺼내 결론을 내야 하는 시기가 됐다. 봄에는 사업장이나 근로자로부터 관련 상담도 덩달아 많아진다. 예전에는 주로 사업장의 대표나 인사팀장이 방문해 조언을 구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요즘에는 근로자의 개인 상담 요청이 부쩍 늘어났다. 경기가 어려운 것도 한몫하겠지만 근로자들의 권리의식과 노동법 관련 지식이 많이 늘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아는 것이 있어야 의문도 생기고 문제의식도 생긴다.손안의 스마트폰으로 검색만 해도 궁금한 문제에 대한 답을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전문가 기고
박수현 변호사
호수 1356
2024.04.03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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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층간소음 갈등은 참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다. 층간소음 갈등 탓에 벌어진 극단적이고 끔찍한 소식들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 때로는 그러한 소식들이 층간소음 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것을 주저하게 만든다.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든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우리 아파트에서도 ‘층간소음관리위원회를 구성하지 말자’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관리사무소장이나 관리직원들만 갈등을 빚는 입주민들 사이에 끼어 고생하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우리도 용기를 내서 만들어 보자고 말했다. 입주민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한번 해보자”고 설득했다. 드디어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층간소음관리 규정도 제정하고 위원회 구성을 완료했다. 호기롭게 구성은 했지만 내심 층간소음 문제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랐다. 그런데 약간의 불만을 가진 아래층과 위층 세대가 관리사무소로 민원을 넣기 시작했다. 위층에서 발생하는 소음 때문에 아래층의 취업준비생 청년이 예민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아래층에서도 위층에 보복 소음을 내기 시작했다. 몸싸움 일보 직전에 경찰이 출동까지 했다. 급기야 승강기 내부에 서로를 비난하는 쪽지가 나붙었다. 층관위가 빠져주면 조용하면서도 특별한(?) 방법으로 해결하겠다고 협박
아파트 단상
하정수
호수 1356
2024.04.01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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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따뜻해지며 본격 이사철이 돌아오고 있다. 아파트 이사 방법은 둘 중 하나다. 이사용 사다리차 또는 승강기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대부분 많은 짐을 한꺼번에 이동하기 쉬운 사다리차를 선호한다. 요즘 아파트 단지는 주차장보다 화단이 많아 사다리차가 주차할 수 없는 구간도 있다. 결국 승강기를 이용하는 수밖에 없다.지금 근무하는 아파트도 이사하는 세대가 빈번하다. 아침부터 정문 초소를 담당하는 경비원에게서 연락이 왔다. 이삿짐센터가 오전부터 들어왔다는 업무공유 연락이었다. 워낙 이사철인데다 ‘업체에서 잘하겠지’ 하는 마음으로 관리직원들과 공유만 했다. 30분이 지나자 해당 라인에 사는 입주민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 대부분 출근 시간에 이사하는 것에 대한 불만 전화였다. 오전 7시부터 시작한 이사는 적어도 9시는 넘어야 끝난다. 출근 시간에 딱 걸려 입주민들이 정상적으로 승강기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현장을 방문해 1층에 있는 이사업체 직원에게 지금 상황을 안내하니 “알겠다”고 대답은 했지만 호의적이진 않는 목소리였다. 일단 전달은 했으니 상황을 지켜봤다. 그 후로 10분 뒤쯤 전화가 걸려 왔다. 이번에는 매우 화난 입주민이었다. “이사를 출근 시간에
아파트 단상
최락원
호수 1355
2024.03.27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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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합건물법과 공동주택관리법은 건물의 투명하고 공정한 관리를 위해 관리비 공개 의무, 회계감사 의무, 지방자치단체의 관리업무에 대한 감독 권한 등을 규정하고 있다.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의 경우에는 입주자대표회의나 관리주체가 관리에 관한 의무를 부담하고 감독의 대상이 된다. 공동주택관리법을 위반한 경우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오피스텔, 상가와 같은 집합건물의 경우도 관리단의 대표자인 관리인이 관리비 공개 의무, 회계감사 의무 등 관리에 관련된 의무를 부담한다. 마찬가지로 이러한 의무를 위반하는 경우에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이같이 집합건물의 관리인이나 아파트의 입대의와 관리주체가 관리업무를 수행할 때 법은 이들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관리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다양한 조치를 마련하고 있다. 관리인이 선출되거나 입대의나 관리주체가 구성되기 전까지는 집합건물이나 아파트를 관리할 주체가 없어 관리 공백의 문제가 발생한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집합건물법과 공동주택관리법은 관리인 선임이나 입대의 구성 전까지는 시행사에게 관리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법에 따라서 시행사를 부르는 용어에 차이가 있는데, 집합건물법은 시행사를 ‘분양자’라고 부르며(집합건물법 제9
전문가 기고
김영두
호수 1358
2024.03.26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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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첫인상을 중요시한다. 인상이 좋으면 사람도 좋아 보인다. 우리가 거주하는 주택도 이와 다를 바 없다. 공동주택이나 주상복합건물도 미관이 중요하다. 고급스럽고 예쁜 집은 누구나 다 선호한다. 그러나 고가의 건물도 관리를 소홀히 하면 가치는 하락한다. 관리의 중요성을 깨닫게 한다. 관리는 외곽도 중요하다. 밖은 깨끗하고 입구는 말끔하며 실내는 쾌적해야 한다. 잘 관리된 상가건물에는 이용자가 많아진다. 이것이 건물을 청결하게 유지해야 하는 이유다. 그런데 우리가 관리하는 주상복합건물 주변에 생활 쓰레기가 버려지고 있다는 소리가 들려왔다. 서둘러 현장으로 갔다. A건물과 B건물 사이에 조성된 광장에는 생활 쓰레기가 뒤범벅돼 있었다. 종류도 다양했다. 꽁초는 바닥에 나뒹굴고 덩치 큰 스티로폼, 일그러진 화환, 낡은 가죽의자 그리고 일회용 커피잔 등이 산더미를 이뤘다. 더미 속에 일반 쓰레기봉투도 가세했다.입점주들은 “시도 때도 없이 버려지고 쌓이는 쓰레기 때문에 건물 이미지가 훼손되고 고객의 발길이 끊긴다” 걱정했다. 그냥 방치할 수 없었다. 어떻게든 처리해야 했다. 공개된 장소에 버젓이 버려진 생활 쓰레기를 놓고 관할구역을 따질 때가 아니었다. 인접한 B건물
아파트 단상
안정남 주택관리사
호수 1355
2024.03.25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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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할머니 집은 단층 주택이다. 마당도 앞뒤로 넓고 텃밭도 있어서 할머니는 늘 종종걸음으로 이곳저곳을 다니며 집안일을 하시곤 했다. 지난 삼일절 연휴에 오랜만에 찾은 할머니 집에서 오랫동안 방치돼 다리가 썩어가는 나무 의자가 새삼 내 눈길을 끌었다. 이런 의자들은 할머니 집 마당 곳곳에 있었다. 기억을 떠올려 보면 그 용도는 매우 다양했다. 워낙 외부 공간이 넓어 빨래를 널 곳이 많으니 할머니는 항상 무거운 빨래를 마당으로 가져와서 널기도 했다. 이럴 때 빨래 바구니를 의자에다 올려뒀다. 할머니는 그 의자에서 텃밭에 오가며 몇 걸음마다 앉아서 쉬기도 했다. 저녁 반찬으로 수확한 채소들을 올려두고 잊어버려 내가 찾아오기도 했다. 제각기 모양도 형태도 달랐던 의자들이 사실은 고된 집안일에서부터 할머니의 체력을 아껴주는 비법이었던 것 같다. 집에서 안전하게 지내며 체력을 최대한 보존하기 위해서는 동선을 줄여 체력 낭비를 최소화하는 일이 중요하다. 민첩성과 체력의 저하로 한 걸음 걷는 것이 체력적으로 무리가 될 수도 있는 어르신들은 더욱 그렇다. 평소 기억해 두면 좋은 집 안에서 동선을 최소화하는 몇 가지 유용한 방법을 소개한다. 첫째, 생활 공간을 깔끔하고 체계
전문가 기고
조현주
호수 1355
2024.03.2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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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휴, 힘들어. 애들이 정말 말귀를 못 알아들어.”딸애는 가끔 이런 푸념을 늘어놓곤 한다. 일주일에 한 번, 미술학원 강의가 있는 날이면 진이 빠진다고 엄살이다. 가르치는 일은 아무래도 자기 적성에 맞지 않는 것 같단다. 학원에서 강사로 어느 정도 경험을 쌓고 나면 언젠가는 미술학원을 직접 운영할 수도 있지 않을까 했던 내 기대는 헛된 꿈이 되고 말았다.그게 싫으면 공부를 좀 더 해서 교수가 되는 건 어떻겠냐고 딸의 의중을 떠본 적도 있다. 미국에서 오랫동안 유학을 했으니 국내 박사 과정을 밟으면서 작품 활동을 하다 보면 대학에서 강의할 기회도 오지 않겠느냐고 설득했다. 하지만 딸은 요지부동이다. 교수라는 직업도 별로 끌리지 않는다고 했다.딸의 직업은 아트 디렉터. 현재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다. 말이 좋아 프리랜서지 불러주는 곳이 없으면 곧바로 실업자가 되는 불안정한 상태에 놓여 있는 셈이다. 그나마 규칙적으로 하는 일이 미술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건데, 딸애는 그 일이 영 마뜩잖은가 보다. 광고회사에서 프로젝트를 맡아 일할 땐 시쳇말로 ‘영혼을 갈아 넣어’ 밤샘 작업을 해도 힘든 줄 모르겠는데 가르치는 일은 도통 재미가 없다는 것이다.사람의 생각이나
전문가 기고
임대배
호수 1355
2024.03.2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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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설비법 개정으로 500세대 이상 아파트에 기계설비 성능점검 숙제가 주어졌다. 이제 곧 마감일이 다가온다. 오는 4월 17일까지는 성능점검을 마무리해야 과태료를 피할 수 있다. 현재 근무 중인 아파트는 지난해 말부터 업체를 선정하고 점검 일자를 확정했다. 점검 당일 업체에서는 총 5명이 점검을 나왔다. 아파트 전체의 기계설비를 점검하는 줄 알고 많은 인원이 투입된 거라 생각했다. 알고 보니 아파트 전체의 기계설비를 점검하는 것이 아니라 총 개수의 일정 비율만 점검하는 것이었다. 다음 해에는 같은 방식으로 다른 기계설비를 점검하면 된다. 사무실에서 관리사무소장, 과장과 함께 일정에 대한 짧은 미팅을 가진 후 본격적인 점검이 시작됐다. 최초 성능점검을 하는 아파트는 기계실부터 점검을 시작한다.업체 직원들을 지하에 있는 기계실로 안내했다. 처음 받는 성능점검이다 보니 긴장도 되고, 잘 지켜봐야겠다는 생각에 소장에게 보고하고 계속 동행했다. 직원이 따라다니는 게 불편할 수도 있었을 텐데 업체에서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점검하는 부분마다 설명을 해줘서 점검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기계실은 물탱크, 소방펌프, 부스터펌프 등 주요 장비들이 모인 곳이다. 일차적으로 부
아파트 단상
최락원
호수 1354
2024.03.2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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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아파트 관리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 중 하나가 장기수선충당금이다. 관리비 항목 중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있겠는가마는, 특히 장충금은 아파트의 안전과 기능을 유지하는 데 가장 필요한 비용이다. 이 때문에 쉽게 줄일 수도 없다. 더군다나 관련법으로 부담 시기부터 부담 대상자, 사용에 대한 절차까지 세세하게 정해 놓고 있어 그 중요성이 더욱 대두되는 항목이다. 그럼에도 당장 관리비를 부담하는 입주자 입장에서는 우선순위가 밀리는 항목이기도 하다. 입주 후 1년이 경과되는 시점부터 장충금을 적립하도록 법으로 정해져 있다. 하지만 이제 막 입주한 새 아파트에서는 앞으로 10년, 20년 뒤에 발생할 비용 부담의 필요성이 현실적으로 와 닿지 않는다. 이 때문에 입주 초기에는 대부분 최저금액의 장충금이 부과되도록 관련 규정을 만들어 놓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런 후유증이랄까. 그 피해는 고스란히 오래된 아파트 입주자들에게 돌아간다. 그동안 아파트 외부 도색 몇 번 칠한 게 전부인 것 같은데, 노후한 시설물 하나 교체하려고 할 때마다 그 많던 장충금은 다 어디로 사라져 버린 것인지 통장이 텅 빈 느낌이다. 부랴부랴 교체 주기를 뒤로 미루거나, 장충금을
돋보기
김연미
호수 1354
2024.03.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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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에 살다 보니 편한 점이 많지만 간혹 불편한 점도 눈에 띈다. 어린이 놀이터에 널브러진 과자 봉지들, 소공원 벤치에 쏟아진 컵라면 국물, 반려견의 배설물까지. 이런 것들을 보고 있자면 마음이 불편하다. 동대표가 되기 전, 평범한 한 입주민으로 살면서 보이는 대로 치웠다. 이 문제를 어떻게 잘 해결할 수 있을까 고민이 됐다. 그러던 중 같이 차 한 잔을 나누던 이웃이 좋은 아이디어를 내줬다.“날짜를 정해서 우리 입주민들이 모여서 청소를 해 보면 어떨까요?”“그런데, 그렇게 자발적으로 나설 입주민들이 있을까요?”내 소극적인 답변에 이웃이 말했다. “어떻게 되든 한번 해 봅시다. 저도 도울 테니까요.” “그래요, 한번 해 봅시다.”말은 했지만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난감했다. 우선 아파트 포털 카페에 내용을 올리고 홍보하기로 했다. ‘우리 아파트 대청소 봉사자 모집’이라는 글의 댓글로 참가자 신청을 받기로 했다. 과연 주민들의 호응을 얼마나 받을지 걱정도 되고 궁금하기도 했다. 글을 올리고 한두 시간이 지나도 댓글은 없었다. ‘그래, 역시 내 예상이 빗나가지는 않았구나’라는 마음으로 포기하고 있었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 포털 카페에 들어가 보고
전문가 기고
신현철
호수 1354
2024.03.19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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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 셀리에(Hans Selye)라는 헝가리계 캐나다 학자는 스트레스를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는 신체 및 정신적 긴장 상태로 정의했다. 개인이 평생 느끼는 스트레스 사건에 관한 연구에서는 질병, 사고, 학업이나 직장에서의 실패와 같이 부정적인 사건들뿐만 아니라 결혼, 이사, 승진 등 긍정적인 사건도 스트레스로 인식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가 꼭 부정적인 사건으로 유발되는 것이 아니라 변화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응이라는 의미기도 하다. 우리의 몸과 마음은 항상성을 추구한다. 변화를 최소화하고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일상의 작은 변화도 우리에게 긴장감을 유발하고 스트레스로 인식될 수 있다.우리의 삶은 예측 불가능한 사건들로 둘러싸여 있다. 직장에서도 우리는 다양한 스트레스 상황에 노출된다.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일이 풀리지 않거나 예상치 못했던 일이 발생할 때, 열심히 노력했음에도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을 때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인간관계에서 억울한 일을 당하거나 공격당했다고 느낄 때 분노, 배신 등의 복잡한 감정을 느끼면서 더 높은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하면 스트레스를 안 받을 수 있을까?’라는
전문가 기고
김민선
호수 1353
2024.03.1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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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법 시행령 제46조 제4항에 따르면 아파트 4층 이상인 층의 각 세대가 2개 이상의 직통계단을 사용할 수 없는 경우에는 발코니에 대피공간을 설치해야 한다. 이어 시행령 제46조 제4항의 위임에 따른 발코니 등의 구조변경절차 및 설치기준 제3조 제3항을 보자. 대피공간에 창호를 설치하는 경우 폭 0.7m 이상, 높이 1.0m 이상(구조체에 고정되는 창틀 부분은 제외한다)은 반드시 외기에 개방될 수 있어야 하며, 비상시 외부의 도움을 받는 경우 피난에 장애가 없는 구조로 설치돼야 한다.그런데 대피공간에 창호를 미서기창으로 설치하는 경우 명확하지 않은 게 있다. 창문을 열고 그 폭을 기준으로 봐야 할지, 혹은 창문 두 짝을 모두 착탈한 후 창문틀과 창문틀 사이의 폭을 기준으로 보고 0.7m 이상으로 하라는 말인지 분명치 않다.국토교통부는 “착탈이 용이한 창호(창틀 제외)에 대해 착탈 후 개방되는 폭이 0.7m 이상, 높이 1m 이상 기준에 적법하면 위 설치기준에 적합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법원 및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는 착탈이 비교적 용이한 창호에 대해서는 창호의 착탈 후 외부에 개방되는 면적을 기준으로 관련 법령에서 정한 기준에 적합한지 판단해
전문가 기고
김수현 변호사
호수 1353
2024.03.09 09:00